<패션광고는 ‘빨개요’>
[디아티스트매거진=박유신] 현아의 ‘빨개요‘ 이후로 ’빨갛다‘라는 말은 ’대놓고 자극적인 섹시함‘의 대명사가 되었다. 사람들은 ‘빨간 것’에 열광한다. 신동엽의 트레이드 마크인 ‘섹드립’, SNL 코리아의 저질스럽지만 유쾌한 19금 꽁트에 폭소한다. 어디 이뿐인가. 보일 듯 말 듯 아찔한 의상을 입고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뽐내는 섹시 컨셉의 걸그룹들이 ‘군통령’이라 불리우며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근본적 욕구인 성적인 요소를 사용하여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전략을 ‘섹슈얼 마케팅(Sexual Marketing)‘이라 한다. 패션 업계에서도 섹슈얼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와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소비자들의 구매를 촉진하도록 하고 있다.
먼저 고리타분하고 한물간 구찌를 고급스러운 섹시함으로 무장시킨 톰 포드의 광고를 살펴보자. 톰 포드 코스메틱의 LIPS & BOYS 립스틱 광고는 광고의 처음부터 끝까지 남자와 여자가 애무를 하듯이 에로틱하게 키스하는 장면이 나온다. 게다가 LIPS & BOYS 라인의 50가지 립스틱 색상명이 모두 ‘Justin’, ‘Patric’, ‘John’ 등의 남자이름으로 되어있다고 하니, 립스틱을 고르면서 마치 남자를 고르는 것 같은 섹슈얼한 판타지에 빠져들 것 같지 않은가. 톰포드는 ’포르노 시크‘라는 컨셉 아래 코스메틱 라인뿐만 아니라 선글라스, 향수 등 톰포드의 다양한 제품 광고들에 과감한 성적 코드를 삽입하였다. 올 누드 차림의 남녀가 등장하는 네롤리 포트로피노 향수 광고, 마치 과격한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선글라스 광고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아주 자극적이다. “섹스는 팔린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그냥 내 옷을 팔고 싶을 뿐”이라는 그의 말대로 톰 포드는 외설과 패션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있는 섹슈얼 마케팅의 대표적 주자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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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톰포드 뷰티의 LIPS & BOYS 립스틱 라인의 감각적이고 섹슈얼한 광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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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스를 부르는 립스틱, LIPS & BOYS | ||
80년대 초, 10대들의 우상이었던 브룩 쉴즈가 캘빈 클라인 진을 입고 “나와 캘빈 사이엔 아무것도 없어요.” 라는 대사를 던졌던 광고는 캘빈 클라인이라는 브랜드의 인지도를 꼭대기에 올려 놓았다. 당시 브룩쉴즈의 나이가 15살이었기 때문에, 미성년자를 섹스어필의 대상으로 앞세운 광고라며 질타를 받았지만, 이 광고가 나간 일주일만에 청바지는 40만장이 팔렸고, 한달만에 200만장이 팔리는 엄청난 기록을 이루었다. 곧이어 캘빈 클라인은 과감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반라의 모델이 등장하는 광고를 바탕으로 언더웨어 라인을 출시하였고, 더 파격적이고 노골적인 향수 광고를 내놓았다. 하지만 톰 포드 못지않게 선정적인 광고를 선보이며 수많은 여론들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캘빈 클라인은 2NE1 뺨치는 ‘아이돈케어 정신’으로 아랑곳하지 않았다. “찬스는 모험 없이는 오지 않는다”는 그의 말대로 캘빈 클라인은 오히려 그만의 군더더기 없는 심플함에 성적인 코드를 잘 활용하여 큰 성장을 거둔 케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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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룩쉴즈의 캘빈클라인 청바지 광고. | ||
하이 브랜드 외에도 소위 말하는 잘나가고 영(young)한 브랜드들에서도 섹슈얼 마케팅은 예외가 아니다. 7000억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한 아메리칸 어패럴의 성공은 아마 어마어마한 매출만큼이나 어마어마하게 선정적인 광고 덕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아메리칸 어패럴은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다는 점, 노출과 선정적인 포즈 위주의 광고 사진들로 이목을 끌었다. 나이 어린 소녀들이 성적으로 도발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어 포르노와 같다는 이유로 영국 광고심의원회(ASA)로부터 아메리칸 어패럴의 광고 23개를 금지한다는 처분까지 받았었지만, 대중들은 오히려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당당하고 섹슈얼하게 드러내는 아메리칸 어패럴에 매력을 느끼고 구매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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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앳된 소녀를 모델로 기용하여 롤리타 컨셉을 자아낸 아메리칸 어패럴의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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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패션 잡지를 보며 느끼는 것은, 대부분의 광고들이 ‘빨갛다’라는 것이다. 반라의 여자 모델이 등장하는 샤넬 넘버5와 루이까또즈 광고도, 올누드의 여자 모델이 청바지를 벗고 있는 모습도, 하나같이 모두 섹스어필을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70년대처럼 스커트 길이 규정따위 없고, 너도나도 속옷이 은근히 비치는 시스루 의상을 당당히 입고다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섹슈얼함이 하나의 트랜드와 같이 여겨지는 세상이지만, 정체성과 본질을 잃어버린채 수위 높은 자극적인 광고로만 뜨는 상품들은 일시적인 이슈거리정도에 그칠 것이다. 상품이 담고있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면서도, 적당한 수위의 섹스어필로 브랜드의 성장을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파티에서 처음 보는 남자와 키스하고싶어지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톰 포드의 발칙한 립스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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