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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전시 [PEACEMINUSONE]

도혜린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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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작품 중 – Fabien Verschaere <30 Fragmented Pieces of Fantasies>

[디아티스트매거진 = 도혜린] 최근 몇 달 동안 이보다 논란이 뜨거웠던 전시는 없었다. 대한민국을 넘어서서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최고의 아이돌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그것도 타 사립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아닌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서울 시립 미술관’과 함께 전시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데뷔 때부터 줄곧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지드래곤이지만, 그가 음악이나 방송의 영역을 넘어서서 미술에까지 발을 뻗은 적은 처음이기 때문에 전시는 오프닝 전부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JTBC 손석희의 <뉴스룸>에도 출현함으로써 아이돌 그룹 멤버로는 이례적으로 데스크까지 진출했으니, 대중 가수로서 그의 행보가 남다르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현대 미술의 중심지인 MoMA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도 가수Bjork의 기획전이 개최된 바 있지만, 지드래곤은 유독 더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예술의 상업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또, 미술계 전문가들이 그의 기획 역량을 의심하는 것도 당연하다. 바스키아와 키스 해링의 그림을 팔 안쪽에 타투로 새긴 것만으로도 그의 현대 미술에 대한 애정의 크기는 짐작할 수 있지만, 명백히 관심만 갖는 것과 행동으로까지 나아가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나도 전시가 시작되는 공간인 ‘논 픽션 뮤지엄’에 입장하자 그의 무대 의상이 걸려있는 마네킹부터 눈에 띄었고, 이내 스스로가 전시를 보러 온 관람객이 아니라, 케이 팝 스타를 쫓는 극성팬이 된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 생소하면서도 이질적인 공간을 천천히 둘러보다, 평소에 좋아하던 작가인 트레이시 에민의 네온 사인 작품을 실제로 보는 순간, 우려나 경계심이 어느 정도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 전시 작품 중 – Tracey Emin <I promise to love you>

YBA (Young British Artist) 작가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트레이시 에민의 소장품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 유명 작가로는 삼성 리움 미술관의 상설전에서도 볼 수 있는 사진 조각가 권오상 씨의 작품도 인상 깊었는데, 특이한 점은 지드래곤 자체가 작품의 소재와 주인공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아이가 낙서한 것과 같은 그림 속에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마이클 스코킨스나, 리한나나 투팍 등의 힙합 뮤지션들의 초상을 전통 민화 양식인 문자도의 형식과 결합한 손동현 작가 등 총 12팀의 현대 미술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혹자는 지드래곤의 내면을 들여다보기엔 정체성도 모호하고 전시가 중구난방으로 구성되었다고 지적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뇌리에 남는 작품들이 꽤 많아서 만족스러웠다.

<피스마이너스원>이 최고의 한류 스타의 인기를 등에 업고 상업화를 추구한다는 냉정한 시선을 조금만 내려놓는다면, 대중들에게 비교적 생소한 국내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유명 해외 작가들의 것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이들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비교적 미술관 방문 빈도가 낮은 청소년들이나 외국인들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또, 회화, 사진, 설치, 영상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현대 미술을 이들에게 경험하게끔 했다는 점도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나는 전시를 보는 내내 막연하게 ‘일단 유명해져라’라고 말한 상업 예술가 앤디 워홀이 떠올랐다. 물론 지드래곤이 그가 말한 범주에 포함되기엔 무리인 측면이 있지만, 아티스트로서 대중문화와 순수 예술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자 새로운 시도를 한 것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전시 기간: 15.06.09~15.08.23, 전시 장소: 시청역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3층

   
▲ 전시 작품 – 손동현 <힙합음악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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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혜린 기자
haerinl@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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