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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was about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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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y

[디아티스트매거진=최보영] 인간이 영원을 추구하고 결국은 죽는 한 우리 삶은 아이러니를 벗어날 수 없다. 삶은 언제나 아이러니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영화 <Still Alice>는 인정받는 언어학자이자 사랑받는 아내 그리고 따뜻한 엄마로 성공한 인생을 사는 앨리스가 알츠하이머에 걸려 자신이 갖고 있던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게 되는 이야기이다. 언어학자이자 교수인 앨리스에게 말과 지식에의 탐구, 열정과 같은 것은 자신을 자신답게 만들었던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그런 그녀가 단어를 잊어버리고 기억을 잊는 모습을 통해 영화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완전히 도달할 수 없는 우리 삶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에게 질문한다. 당신이 자신이라 믿었을 만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을 잃어버렸을 때, 무엇이 당신을 계속 당신으로 만드는가.

   
▲ 네이버 영화 포토

It was about love

그렇다면 영화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 걸까. 단순히 앨리스의 병을 슬퍼하고 우리도 저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영화의 주제는 아니다. <Still Alice>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앨리스의 시간을 통해 ‘사랑’을 말한다. 우리는 항상 사랑이란 단어를 쉽게 입에 담는다. 하지만 앨리스가 병에 걸리고 변화하는 자신에게 보여주는 앨리스 자신의 태도, 남편과 애나, 아들의 태도 그리고 리디아의 태도는 진정한 사랑의 방식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가족들은 앨리스에게 많은 애정을 보인다. 앨리스가 알츠하이머일지도 모른다고 남편에게 얘기했을 때 남편은 ‘언제든 당신 곁에 있을게’라고 말한다. 또 평소 앨리스가 자신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자신을 제대로 간수할 줄 알 때 큰 딸과 아들은 주변에서 살며 집에 자주 드나든다. 그들은 앨리스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앨리스가 알츠하이머에 걸리게 되어 더 이상 똑똑한 언어학자도 아름다운 아내도 따뜻한 엄마조차 아니게 됐을 때 그동안 옆에 있었던 남편, 큰 딸, 아들은 다르게 행동한다. 이들이 앨리스에게 나쁘게 군것은 아니다. 남편은 앨리스를 보살피려 애쓰고 큰 딸과 아들도 곁에 있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결국 앨리스를 보살피지 않는다. 영화에서 등장한 표면적인 이유는 각자 일이 있어서이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사실 그 이유는 변한 앨리스를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앨리스가 알츠하이머에 걸린 후 하는 연설에서 앨리스는 자신이라고 믿어왔던 것들이 없어져가는 무서움에 관해 이야기한다. 앨리스가 생각한 자신이 지식을 탐구하고 삶에 열정적인 사람이었듯이 이들에게도 앨리스는 앨리스가 갖고 있었던 것들로 존재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변한 앨리스를 앨리스라고 인정할 수 없었고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힘들어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들의 사랑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앨리스를 사랑했던 방식은 많은 가치들을 포함하고 있었고 이는 결국 그 가치들이 없어진 앨리스의 모습을 회피하게 만들어 버렸다.

   
▲ 앨리스와 리디아, 네이버 영화 포토

이에 비해 오히려 평소 곁에 없고 꿈 때문에 엄마와 갈등을 빚어왔던 작은 딸 리디아는 앨리스의 곁을 지킨다. 리디아는 안정을 위해 대학을 가는 것 대신 행복할 수 있는 연기에 열정을 쏟고 미래를 불안해하고 싶지 않아서 알츠하이머 유전검사를 하지 않는다. 이러한 모습은 리디아가 미래의 불확실한 안정이나 건강보다는 현재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리디아는 곧 다른 외적인 것들보다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보는 사람인 것이다. 이런 리디아의 성격이 앨리스의 곁을 끝까지 지키게 한 것이다. 리디아는 앨리스의 외적인 것보다 앨리스 자체를 받아들인다. 별장에서 애나는 리디아의 연극 시간을 기억하려는 엄마에게 애써 기억할 필요 없다고 말하지만 리디아는 엄마가 기억력을 잃어버리는 것을 똑바로 응시하며 도와주고 앨리스에게 병에 걸린 기분을 물어본다. 또 앨리스의 병이 심해지고 가족들이 모두 앨리스를 돌볼 수 없게 되자 리디아는 앨리스를 돌보기 위해 뉴욕으로 돌아온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어왕」에서 리어왕이 권력과 부를 쥐고 있을 때 아첨하던 큰 딸과 작은 딸은 결국 귀찮다며 왕을 내쫓고 아빠를 사랑하긴 하지만 자신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해 쫓겨났던 막내딸은 미치광이가 된 리어왕의 곁에 남는 것처럼 결국 앨리스의 곁에 남은 것은 엄마의 말을 따르지 않고 다툼이 잦았던 리디아뿐이었던 것이다. 앨리스가 똑똑하지도 인정받는 사람도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 엄마가 아니게 되었을 때도 곁에 남는 리디아의 모습은 그 자체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한다.

마지막 리디아가 앨리스에게 대본을 읽어주는 장면에서 앨리스는 말 한마디조차 쉽게 하지 못한다. 하지만 결국 무엇에 관한 내용이냐고 물어보는 리디아에게 대답한다. 사랑. 결국 영화 속에서 앨리스의 마지막 대사는 ‘사랑’이다. 그리고 그 단어를 말하기까지 어렵게 입을 떼는 모습에서 우리는 앨리스가 더 이상 말을 쉽게 할 수 없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관객은 ‘사랑’이 단지 영화 속 마지막 대사일 뿐만 아니라 앨리스라는 인물의 마지막 말이라고 은연중에 받아들이게 된다. 또 대본이 무엇에 관한 내용이냐고 묻는 질문에서 관객은 대본이 리디아의 대본일 뿐만 아니라 <Still Alice>의 대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이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관객은 ‘사랑’을 묻고 ‘사랑이라는 말의 책임’을 묻게 되는 것이다.

   
▲ 스틸앨리스 포스터, 네이버 영화 포토

Still Alice

사랑은 무엇일까. 앨리스의 남편은 쉽게 ‘언제든지 당신 곁에 있을게’라고 이야기한다. 앨리스를 끝까지 간병하지 못한 남편을 비난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항상 무엇인가가 되길 요구받는다. 어째서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앨리스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후 한 강연에서 앨리스는 병에 걸려서 형광펜으로 줄을 치며 대본을 읽는다. 하지만 그녀는 당당하다. 자신이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잃어버려도 자신으로 있을 수 있도록 현재를 살아가겠다고 말한다. 대학에서 잘리고 요리법을 잊어버리고 화장실조차 찾지 못하게 됐지만 그녀는 영화 초반에서 보여줬던 그녀의 자신감 있는 성격을 잃지 않는다. 그녀는 평생 자신을 똑똑하고 아름답고 인정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처음 그녀가 모습은 리디아보다는 남편과 애나의 모습과 가깝다. 하지만 그녀는 병에 걸려 그런 것들을 잃어버리는 시간을 통해 모든 것들이 없어져도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법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사랑’이라는 앨리스의 마지막 대사처럼 결국 앨리스에게 중요한 것은 사랑이었다. 그녀는 그녀 자신을 사랑했고 그래서 많은 것을 잃어버려 자신이 변화하고 주위 사람들이 변화해도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었다.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많은 것을 잃어버려도 계속해서 사랑이란 대답을 할 수 있다면 그녀는 여전히 앨리스이다. 영화는 묻는다. 당신이 자신이라 믿었을 만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을 잃어버렸을 때, 무엇이 당신을 계속 당신으로 만드는가.

   
▲ 앨리스의 강연, 네이버 영화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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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영
boyung3510@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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