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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보고 싶어지는 영화. 수상한 엄마 <수상한 그녀>

김진아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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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 매거진=김진아]

엄마가 보고 싶어지는 영화. 수상한 엄마 <수상한 그녀>

얼마 전 70대 재벌 회장이 우연한 사고로 30대의 젊은 남자로 변하며 생기는 사랑과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 <미스터 백>이란 드라마가 종영되었다. 비현실적인 소재의 드라마를 싫어한다는 나의 주장과는 다르게 나는 현빈, 하지원 주연의 <시크릿 가든>도, 전지현, 김수현 주연의 <별에서 온 그대>도 제법 재밌게 봤다. 드라마 시청은 애배우의 등장이 큰 역할을 하는데 <미스터 백>의 신하균과 <시크릿 가든>의 현빈이 비현실적인 소재마저도 순응하게 해주는 중요한 이유가 되어 주었다. 지금 소개하는 이 영화 <수상한 그녀>는 애정 하는 남자 배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좋아하지 않는 비현실적인 소재를 다루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눈독을 들였는데 그건 여배우 나문희 때문이다. 엄마가 보고 싶어지는 영화. 수상한 엄마 수상한 그녀. 여배우 나문희는 우리 엄마를 닮았다.

   

▲ ⓒ네이버 영화

 <도가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의 작품이다. 사회성 짙은 공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 ⌜도가니⌟를 각색한 영화인데 실제 사건을 다루며 사회적 공분을 이끌어낸 직전의 영화와는 다르게 이 영화 <수상한 그녀>는 소재적으로 무척이나 가벼워 보인다. 그리고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으로는 유머가 난무하다. 울다가 웃게 되고 웃다가도 울게 되는 이 영화. 영화는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정의와 허구의 세계를 재창조하여 이미지화 시킨다는 정의를 함께 하지만 사실 이 영화는 그런 거창한 정의들로 표현하기에는 무척 소소한 소재이다. 그리고 누구나 한번쯤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타임머신기능 소재를 사용하지만 이 소소한 소재, 그러니까 누구나 원하고 있는 이 소재를 희와 비를 조화로이 슬며시 나열해 놓은 장치들은 그 무게가 얼마나 무겁고 진중한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제대로 들여다 볼 수 밖에 없게 하는 영화이다.

   
▲ ⓒ네이버 영화

요양원으로 자신을 보내려 하는 소식에 충격을 먹은 오말순(나문희)는 착잡한 마음으로 ‘청춘 사진관’을 찾는다. 그리고 그 곳에서 50년은 젊게 찍어주겠다는 사진사를 만나 인생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익살맞은 심은경의 연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시선을 뺏기다 어느덧 발견하게 되는 것은 70대 노인의 모습이다. 처음 온전한 70대의 오말순 여사와 박씨(박인환)의 모습에서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측은한 모습의 노년 모습이 아이러니 하게 20대의 오말순의 등장으로 그 색을 더욱 선명하게 한다. 어릴 적 가수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오말순의 밝은 햇살 뒤에 초라하게 늙어가는 박씨의 삶에 대한 간절함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조옥자여사의 죽음으로 이제는 흑백이 나누어져 버린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다시 젊어진 삶, 20대의 몸처럼 20대의 마음으로 설레는 대상을 발견하게 되는 삶.그것은 어쩌면 가진 것을 놓아야하는 삶이었던 건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선택의 순간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것은…

엄마이기 때문에, 70대 노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영화는 한 노인의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경험을 하게 한다는 판타지의 내용이지만 결국은 엄마의 이야기이다. 한평생 자식을 위해 살았던 노년의 엄마가 요양원으로 보내지게 되는 참담한 운명으로 영화가 시작 되는 것도 그 이유에서이다. 그리고 오말순이 영화 중간에 부른 <하얀 나비>와 함께 지나간 그녀의 인생의 플래시 백(일찍 남편을 여의고 혼자서 자식을 키워야 했던, 그래서 악착같이 살며 키운 자식하나만 보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식 자랑을 해야 했던 억척스런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 되어버린 과정) 또한 엄마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짧지만 강렬하고 대신하고 있다.

“꽃잎은 시들어요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걸 서러워 말아요”

미국 커피를 마신다며 그토록 미워하던 조옥자가 갑작스런 뇌졸중으로 운명을 달리하여 장례식장에 찾았을 때 국화꽃 대신 놓여진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우리는 아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다시 피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꽃잎은 때가 되면 시들고 다시 필 것이라며 서러워 말라고 말하는 이 영화를 우리는 감히 이해한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 ⓒ네이버 영화

쿵짝 쿵짝 쿵짜자 쿵짜 네 박자 속에~

사랑도 있고 이별도 있고 눈물도 있다는 송대관의 <네박자>라는 노래가 생각이 났다. 나의 네 박자가 오말순 여사가 처음 부른 <빗물>이란 노래에 묻어 있는 것들과는 분명 비교 할 수 없는 깊이겠지만 나는 엄마가 무척이나 보고 싶어졌다. 또, 나의 네 박자가 엄마의 네 박자를 이해할 수 있는 내공은 아니겠지만 나는 엄마를 무척이나 이해하고 싶어졌다. 완전히 다른 상황의 이야기를 다루더라도 엄마라는 소재가 주는, 엄마라는 소재를 다루는 영화가 주는 공통의 연관성은 단연 따뜻함이다.

“아니 난 다시 태어나도 똑같이 살란다. 아무리 힘들어도 똑같이 살란다. 그래야 내가 니 엄마고 니가 내 아들이 되지.”

오말순 여사의 마지막 대사와 애잔하게 한승우(이진욱)을 쳐다보는 아련한 눈빛은 엄마이고 동시에 여자인 우리 엄마들의 눈빛과 교차한다. 그것이 이 영화의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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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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