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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스코 전은 성공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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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제>, 1953 [출처] 2015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디아티스트매거진=김아름] 2015년 상반기, 가장 뜨거웠던 전시를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자신 있게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마크 로스코 전을 고를 것이다. 거대한 캔버스 가득 색을 칠하고 또 그 안에 거대한 사각형과 형태들을 그려 넣은 이 그림들은 한국 최초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한가람 미술관으로 불러모았다. 로스코는 이미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비싼 작가들 중 한 명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마크 로스코라는 이름 자체가 한국에서 대중적인 편은 아니었다. 그림 또한 ‘누구나 그릴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저렇게 쉬워 보이는 작품이 예술인가’ 라는 말들을 몇몇 사람들로부터 들어야 했다. 물론 이런 말들은 추상표현주의에 속하는 마크 로스코 뿐 아니라 잭슨 폴록과 같은 화가도 들어야 했던 말이지만. 하지만 이번 전시를 보고 온 많은 사람들은 로스코 작품에 대한 이해를 넘어 작품에서 감동과 동시에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는 말을 남겼다. 이는 작품 자체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작가의 의도가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었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볼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번 마크 로스코 전은 관람객에게 알맞은 전달 방법을 이용하여 전시 콘텐츠를 관람객들에게 잘 전달하였고 때문에 성공을 거두었다.

마크로스코의 일대기와 이해

 전시장에 처음 들어서면 그림들 대신 큰 스크린이 눈앞에 나타난다. 왼쪽 벽면에는 으레 모든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전시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사진이 있다. 전시에 대한 개괄적인 글을 읽고 정면을 돌아보면 마크 로스코의 모습과 그의 일생을 간략하게 담은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약 10분 정도 길이의 흑백영상은 로스코의 모습과 생각을 온전히 담아냈고 전시장에 들어온 사람들의 눈과 귀로 그들이 보게 될 로스코에 대해 전했다. 원래 로스코를 알던 사람에게는 로스코에 대한 기억을 꺼내주고 처음 로스코를 접하는 사람에게는 로스코에 대한 정보를 주어 전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본다. 또한 미술을 잘 접하지 않아 전시에 대한 글의 이해가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 본다.

   
▲ 작품 앞의 마크로스코

 본격적인 전시는 크게 5개의 섹션과 로스코 채플, 이렇게 6가지로 구성이 되었다. 로스코의 작품이 시간에 따라 변화되어가는 과정과 그의 그림에 영향을 끼친 사건을 중심으로 섹션을 나누었다. 신화의 시대, 컬러의 시대, 전성기, 벽화의 시대, 부활의 시대 이렇게 다섯 가지로 나누었다. 시기에 맞게, 특징 별로 모아 5개의 섹션 모두 각각 개성이 있고 로스코의 그림이 변화한 과정을 전시의 흐름에 따라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또한 섹션의 이름에는 시기별 그림의 특징이 짧고 굵게 담겨있다. 또한 각각의 섹션에 설명을 한 것은 타 전시와 다른 점이 없었지만 몇몇 중요한 작품들 마다 자세한 설명 혹은 작품과 관련된 로스코의 글을 함께 배치하여 관람객들의 이해를 넓히는 동시에 조금 더 친절한 전시가 되었다고 본다.

로스코와 관객을 위한 공간

 “충실한 감정을 담기 위해 조명은 어두워야 하고 그림과 관객 사이는 45cm가 알맞고 그래서 그대로 색채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 새로운 자유를 느끼게 될 것이다.” 로스코가 말한 작품 관람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다. 이러한 조건은 그림과 관객의 소통과 교감을 더 원활하게 해주는데 이는 특히 전성기의 작품부터 빛을 발한다. 세 번째 섹션인 전성기부터는 이전의 섹션들 보다 조금 더 어두운 환경에 작품들을 전시한다. 조도가 세지 않은 조명들이 각각 하나의 작품들을 비추고 관객들이 온전히 하나 하나의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준다. 몇몇 관객들은 그림을 감상하며 몰입하고 눈물을 흘리거나 기도를 하는 등 종교적인 절대자를 만난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물론 그림 자체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만들어낸 힘이지만 이러한 아우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전시환경을 조성한 것도 한 몫 했다고 본다. 조금 어두운 전시장과 적당한 거리, 그리고 조명이 조화를 이루어 로스코 작품에 내재한 아우라를 최대한 끌어낸 것이다.

   
▲ 로스코채플의 실제 모습 [출처] 위키트리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로스코가 죽은 뒤 봉헌된 로스코 채플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을 마련하였다. 종교와 사상에 상관없이 검은 색면의 캔버스를 마주하는 동시에 명상하고 몰입하며 개인의 감정에 빠질 수 있게 만든 곳이다. 혼란스럽고 정리 되지 않은 삶 속에서 마음의 여백을 만들고 정화할 수 있는, 모든 종교를 초월한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네 번째 섹션에서 다섯 번째 섹션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로스코 채플은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사람들을 품고 있다. 로스코 채플의 면들에 둘러 쌓인 사람들은 그 안에서 명상을 하거나 기도를 하며 가만히 무언가를 생각하기도 하였다. 단지 검은 바탕에 둘러 쌓인 것이 전부 이지만 그 안에 앉아 있노라면 검은 색면들이 모든 것을 초월하여 포용하고 정화해준다는 느낌이 든다. 로스코 채플의 재현을 위하여, 작품에서 뿜어 나오는 빛을 위하여 채플에서는 모든 조명을 꺼두고 정숙을 유지하여 침묵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재현의 공간이지만 로스코 채플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전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온전히 전해졌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원하는 것

 여러 복합적인 이유들로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에서는 사진 촬영이 대부분 금지된다. 특히 기획전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작품 사진이 허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이번 로스코 전에서는 특정한 두 작품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을 수 있도록 허가를 하였다. 많은 관객들은 전시를 보며 사진촬영이 가능한 작품들을 본인들의 카메라에 담았다. SNS가 활발해 지면서 전시장에서 찍은 작품의 사진들이 SNS에 많이 올라왔었다. 소위 하는 인증 샷을 찍을 수 있어 전시에 대한 기억을 남기고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경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것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시에 대한 정보를 주고 전시에 대해 궁금증을 불러 전시장을 찾게 하는 홍보효과도 준다고 볼 수 있다.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이 된 셈이다.

   
▲ 로스코의 지정된 작품을 자유롭게 찍은 사진

 이번에 전시된 작품 수는 다소 적은 약 50점의 작품이었지만 전시장이 꽉 차고 풍성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이는 과감하게 기존 한가람 미술관의 구조에서 변형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 이었다. 50점의 작품으로도 풍성한 느낌을 주는 전시장을 위해 섹션 별로 알맞은 전시공간을 만들고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자유로운 듯 하면서 관람하기 쉬운 동선이 있어 전시장을 잘 찾지 않는 관람객들도 쉽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본다. 전시장에서 동선에 따라 사람들은 전시를 체감하는 정도가 다르다. 동선에 너무 정형화하거나 광범위 하다면 사람들은 흥미를 잃기 쉽고 출구가 나오길 기다리는 경우가 실제로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한다면 적당히 자유로운 듯하면서 전시 관람 순서를 고려한 동선이 중요한데 마크로스코전은 이 점을 잘 고려하였다.

 마크 로스코의 작품들은 미술사뿐 아니라 미술시장에서도 그 위치를 인정받은 훌륭한 작품이다.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작품의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명성에 비해 한국에서 마크 로스코라는 이름은 상대적으로 유명하지 않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한국을 방문하였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며 2015년 상반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전시 중 하나가 되었다. 여기에는 마크 로스코의 작품들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관객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전시 기획적인 측면의 노력이 있었다고 본다. 이제 한국에서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날은 열흘 남짓이 남았다. 그의 작품들이 마지막까지 한국에 감동을 전해주고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 

   
▲ 전시를 보고 나오면 여러 유명인사들의 글과 사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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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
kir9287@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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