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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회 포스터 | ||
[디아티스트매거진=김아름]
‘멕시코 벽화운동의 발생원인과 의의를 서술하고 벽화운동의 주체가 된 화가들에 대해 설명하시오.’
1년 전 대학에서 들었던 멕시코학 수업의 2학기 기말고사 서술형 문제였다. 당시 한 장 반이 넘는 답안지를 작성하고 나왔던 기억이 있다. 벌써 1년 전의 일인데다가 시험이기에 뒤돌아서면 모든 것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기에 당시에 썼던 답안지의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확실하게 기억하는 한 가지는 답안지에 디에고 리베라의 이름을 최소 열 번 이상 썼다는 사실이다.
“He is the pride of Mexico”. 멕시코인이셨던 교수님이 수업 시간에 디에고를 언급할 때 자주하셨던 말이다. 멕시코의 문화예술은 물론이고 역사, 건축을 이야기할 때에도 디에고는 항상 빠지지 않았고 조금 과장을 보태어 말하면 멕시코의 자존심과 정신으로 대표되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천재성을 드러냈던 디에고는 그 재능을 인정받아 20대 초반에 장학금을 받고 유럽을 여행하게 된다. 그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서유럽을 여행하며 프레스코화에 매료되었고 많은 거장들의 작품들을 공부하며 시야를 넓혔다. 디에고는 넓어진 시야를 가지고 멕시코에 귀국하였고 당시 멕시코는 혁명이 종식되어가는 상황이었다. 디에고는 시케이로스, 오로스코와 함께 미술가협회를 결성하며 활발한 벽화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보고 온 프레스코화의 제작 방식을 바탕으로 멕시코 민중들의 모습과 멕시코의 신화와 전통을 벽화에 담아냈다. 디에고는 재능과 경험을 바탕으로 멕시코의 정신을 곳곳에 그려냈다. 디에고가 그린 그림의 형태와 이에 사용된 색은 멕시코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멕시코의 본연의 모습을 현대에 맞게 잘 표현하였다. 이러한 특징은 디에고는 멕시코 현대회화의 아버지로 불리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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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과 여인(Woman with flower)_watercolor and charcoal(1936)_40x28cm | ||
전시를 관람하기 전, 작품의 다수가 벽화인 디에고의 전시회가 어떻게 진행될까? 라는 궁금증이 있었다. 유명 작품의 상당 수가 벽화이고 이를 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전시장에 전시 될 작품들이 디에고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총 34점의 작품이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고 일찍이 천재성을 보이던 그의 초창기부터 스페인 여행과 멕시코 귀국 그리고 러시아 여행까지. 디에고 예술인생에서 영감을 준 중요한 순간들을 포착하여 전시를 구성하였다.
그의 초창기 작품들은 여느 작가들과 다를 것 없어 보인다. 전시를 들어가면 맞아주는 작품들은 여느 재능 있는 화가들과는 다를 것 없이 디에고가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면서부터 디에고의 그림은 그만의 그림을 만들어가기 시작하고 이 과정에 따라 진화해가는 디에고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노동하는 자들의 모습과 도시의 모습, 그가 멕시코에서 그릴 벽화들의 부분부분을 연습하고 구상한 벽화의 부품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끝내고 멕시코에 귀국하여 그린 작품들은 멕시코를 보는 디에고의 시선이 그대로 담겨있다. 작품에 그려진 멕시코 사람들의 삶과 노동의 모습은 알 수 없는 힘을 뿜어내는 동시에 보는 나에게 경건한 느낌을 주었다. 이번 전시에서 메인 작품으로 내세운 <나신과 해바라기>는 신화 속의 한 장면을 그린 듯한 신성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아우라를 뿜어냈다. 해바라기와 대조되는 멕시코인의 피부색과 온전한 나신의 모습이 그 보다 조화로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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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신과 해바라기(Nude with sunflowers)_oil on Masonite(1943)_151x120cm | ||
짧은 전시를 보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길의 한쪽 벽면에는 디에고의 벽화를 재현한 벽면이 있다. 비록 벽화를 가져올 수 는 없었지만 디에고하면 벽화를 빼놓을 수 없기에 벽면을 벽화로 꾸민 것이다. 한 쪽에는 디에고가 벽화를 그릴 수 있도록 해준 나무지지대와 물감을 담았을 양철통과 붓이 자리하여 디에고가 벽화를 그렸을 모습을 잠시나마 상상하게 해준다. 1층의 그림을 보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20세기 최고의 사진작가라고 불리는 레오 마티즈가 찍은 프리다와 디에고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프리다의 파란 집을 바탕으로 디에고와 프리다의 모습을 담아 그들의 행복했던 순간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살면서 부인을 4명 이나 맞이했던 디에고 였지만 사진에 담긴 그 순간만큼은 온전히 그의 영감의 원천인, 프리다를 사랑하고 있었다. 바로 옆의 작은 공간에서는 디에고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상영해주고 있었다. 전시를 보고 편안한 마음으로 디에고에 대해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전제적으로 디에고의 미술세계와 이에 대한 변화과정 물 흐르듯이 볼 수 있는 전시였다. 특히 주제는 디에고의 중요한 순간들을 잘 포착하였고 작품들은 나누어진 주제에 맞게 자리하였다. 다만 멕시코의 국보급 화가이다 보니 작품들의 해외 반출이 쉽지 않았을 것이고 이에 따라 34점이라는 다소 적은 수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한 주제아래 5~6개의 작품이 자리하게 되었는데 작품 수 때문인지 각각의 주제를 나타내기에는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벽화가 유명한 화가이기에 벽화를 대체할만한 콘텐츠가 더 많이, 다양하게 준비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제외하더라도 지구반대편에서 날아온 멕시코의 자존심, 디에고 리베라가 보여준 그의 미술 세계를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전시라고 본다. 멕시코의 벽을 그려나갔던 디에고 리베라의 정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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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를 보고 나오면 프리다와 디에고가 인사를 해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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