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진짜와 실제의 경계

이파 조회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디아티스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디아티스트매거진=이파] 현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대표적인 전시 중 하나인 ‘간송 문화전’ 프로젝트. 3부째 맞고 있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다.

진경산수화는, 조선 후기에 유행한 화풍이다. 성리학과 사대부 정신, 무엇보다 중화사상에 준하여, 우리의 선조들은 가보지도 못한, 풍경을 상상으로, 관념적으로 풀어내었다. ‘이전까지는.’ 영조 정조 시기에 등장한, 산수는 드디어 발 딛을수 있는, 우리의 명승지와 경치를 화폭의 소재로 삼았다. 물론, 그것을 이상향으로서 풀어냈다. 필두는 ‘겸재 정선’이다. 전시를 이미 관람한 이들은 느꼈겠지만, 태반이 겸재의 그림이다. 그는 유행을 선도한 선구자 격이자. 하나의 흐름을 개척한 이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에도 우리의 풍경을 그린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대정신이 주효한 동양화의 특성상, 주류로 평가받지 못했을 뿐.

진경眞景은 ‘진짜 경치’라고 생각하면 쉽다. ‘실제 경치’ 실경實景이라고도, 불린다. ‘진짜와 실제’의 차이는? 겸재는 실경을 진경으로 옮긴 화가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인 견해로, 그의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은 필치와 구도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치는 박연폭朴淵瀑에서 느끼기 쉽다. 박연폭포의 꽂아 내려오는 곧은 물줄기와 더불어 묵직하고 가파른 느낌의 바위는 두껍고 거친 필치를 통해 속도감과 통쾌하고 시원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실제’로 박연폭포를 본다면 저리 가파르지도, 통쾌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폭포를 폭포답게 그려낸 것이다. 감상자로 하여금, 오감으로 경치를 느끼도록, 앞서 말한, 실경을 진경으로 옮긴 그림이다. 진경은 보이는 그대로 보다는, 느끼는 그대로 표현한 산수화이다. 아래 박연폭포를 스크롤따라 내리다보면, 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 <박연폭, 18세기경, 지본수묵, 간송미술문화재단>

구도로서는 ‘청간정淸澗亭’을 뽑을 수 있다. 왼쪽은 바다가 차분히 흐르도록 채워져 있으며, 중간의 솟은 괴석과 오른쪽의 대지는, 유려한 여성과 힘 넘치는 남성적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바다와 괴석, 정자는, 겸재가 바라본 가장 이상적인 구도로서 배치된 것이다. 우리는 ‘실제’로 관동 8경 청간정을 보러간다 한들, 이상적인 구도로서, 감상을 할 수 있을까? 과장 섞인 구도는 한적함을 절로 느끼게 한다.

   
▲ <관동명승첩 – 청간정, 18세기경, 지본담채, 간송미술문화재단>

혹자는 말한다. 겸재의 그림은 거짓말이라고, 가보지 않고 그린 것이 분명하다고 하기도 한다. 그만큼 과장되었다는 뜻이다. 풍경을 과장한다는 것은 의미 없는 행동이 아니다. 사진 역시, 실제 경치보다 더 아름답게 표현하려 하는데 말이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표현 한 것 뿐 이다. 현대예술은 관념적이고, 때로는 매우 해체되기도 했다. 고졸한 옛 작품을 현대와 비교하기는 모호하지만, 때로는, 겸재의 진경산수 같은 그림이 편안하다. 생각하지 않아도 되며 느끼면 된다. 물론, 정선을 욕할지도 모른다. 그림이 더 아름다운게 말이 되냐면서.

관련 기사

author-img
이파
hhg9459@theartist.co.kr

댓글0

300

댓글0

[칼럼] 랭킹 뉴스

  • 당신의 관념을 인버전할 테넷
  • 세계로 나아간 한국영화 Choice 5
  • 2019년 한국영화계 키워드 Choice 5
  • 제40회 청룡영화상 주요 부분 수상 예상 Choice 5 (인물 부문)
  • 여성이 주도한 한국영화 Choice 5
  • 나는 사물이 되고 싶다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한국에서는 평범한데…北 평양 고위층만 쓴다는 귀한 생필품의 실체
    한국에서는 평범한데…北 평양 고위층만 쓴다는 귀한 생필품의 실체
  • 현대차가 진짜 인수하려고 했던 세계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 차
    현대차가 진짜 인수하려고 했던 세계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 차
  • DMZ 지뢰에 발목 잃은 중령이 깨어나자마자 한 말
    DMZ 지뢰에 발목 잃은 중령이 깨어나자마자 한 말
  • 한국인 99%가 모르는…美이 부러워 하는 北멸망시킬 한국군 특수부대
    한국인 99%가 모르는…美이 부러워 하는 北멸망시킬 한국군 특수부대
  • 최태원 회장을 능가하는 2조원 대 위자료를 내야하는 기업인
    최태원 회장을 능가하는 2조원 대 위자료를 내야하는 기업인
  • 본인은 15억 벌고 직원 월급 166만원…악덕 고용주로 불린 국회의원 ‘논란’
    본인은 15억 벌고 직원 월급 166만원…악덕 고용주로 불린 국회의원 ‘논란’
  • 한동훈 처남이 저지른 엽기적인 성범죄 “택시에서 여검사를…”
    한동훈 처남이 저지른 엽기적인 성범죄 “택시에서 여검사를…”
  • 초저가 강세 내새웠는데…中 테무가 한국에서 망한 진짜 이유
    초저가 강세 내새웠는데…中 테무가 한국에서 망한 진짜 이유

공유하기

[cosmosfarm_share_buttons url="https://theartist.co.kr" title="디아티스트" align="center"]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