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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 Be My Refu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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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Refuge’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은서형] 오드리 헵번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 모두 몸만 큰 어른아이이다.” 어렸을 땐 그렇게 어른이 되고 싶더니, 어른이 되면 뭐든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더니.. 어렸을 때 올려다본 인생의 장벽은, 왜 난 어렸을 때보다 키가 컸는데도 여전히 높기만 한 것일까. 마치 인생이 ‘넌 넘어오지마!’ 라며 지키고 서 있는 듯하다.

인생이란 것은 ‘홀로 서기’ 라고. 처음부터 인간은 이 세상에 혼자 왔다 고독하게 혼자 가는 것이라고 , 그러니 홀로 고독하게 버티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내게 다독이듯 말해보지만 어떠한가. 가끔이라도 부모님 품이 그리운, 부모님 팔 안에 숨고 싶은 어린아이의 모습이 내 안에 남아있잖은가.​ 등떠밀리듯 나이를 먹고 어느새 어른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었지만 어렸을 때 무서웠던 것은 어른이 되어도 무섭다.

​어른아이인 몸을 이끌고 우리는 살아간다. 정호승 시인이 ‘수선화에게’란 시에서 한 말,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인생이다.’ 란 말을 벗삼아 위로삼아 인생의 나날들을 한걸음 한걸음 옮기듯이 우리는 걸어왔다. 걸으면서 불현듯 나를 위로한답시고 비춰주는 태양을 올려다보면 왜 눈물은 주책맞게 핑 도는 것일까. 나의 속마음을 비추는 듯하여, 아직도 영글지 못한 내 속을 비추는 듯하여 부끄러운 눈물​은 핑 도는가. ‘내 새끼 힘들었구나’ 라며 내 등을 쓰다듬어줄 어머니를 필요로 하는 난 그렇게 인생길 한복판에서 울고 깨닫는다. 걷다가 갑자기 울고 싶은 것이 어른이고, 인생이구나. ​

   
   ▲ ⓒ 영화 ‘Refuge’

우린 어쩌면 본능적으로 우리 맘을 품어줄 사람을 찾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 인생은 나의 그늘, 나의 집이 되어줄 사람을 찾는 여정인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서 잠시나마 날 편히 쉬게 해줄 사람을 말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두 주인공도 그렇다. 어느날 갑자기 ‘우린 더 이상 못하겠구나, 미안하다.’  라며 도망치듯 떠나버린 겁쟁이 부모로 인해 마땅한 직장 없이 어린 두 동생을 떠안게 된 가장 ‘에이미’와 형의 죽음 이후에 떠도는 삶을 살고 있는 ‘샘’. 이 둘은 바에서 우연히 만난 후 잠자리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 마땅한 거처 없이 차에서 쪽잠을 자던 ‘샘’이 잠시 이 집에 머무를 수 없겠느냐고 부탁하고 에이미는 이를 받아들이며 네사람은 함께 지내게 된다.

에이미와 샘은 둘 다 어느 순간 약속이나 한 듯 사람을 잃었다. 에이미의 부모는 아무런 책임감 없이 자식들을 떠났고 달랑 ‘미안하다’ 라는 엽서 한 장만 보내왔다. 이 엽서 한장은 에이미에게 가장(家長)통지서였다. 그렇게 에이미는 아무런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자신의 삶을 추스르기도 전에 동생들의 삶까지 보살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샘도 마찬가지이다. 어느날 교통사고로 형이 샘의 곁을 떠나갔다. 인생에서 보호막이 되어주고 중심을 잡아주던 사람이 떠나가면 삶은 균형을 잃게 되어 불안해진다. 졸지에 풍랑 맞은 배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다시 제 삶에 균형을 찾아줄 새로운 사람이다.​

   
▲ ⓒ 영화 ‘Refuge’

에이미와 샘은 후에 깨닫는다.

​

 ‘당신은 나를 필요로 하고, 난 당신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구나.’

이보다 인생의 반쪽이 되는데 좋은 조건이 있을까? 우리의 인생은 나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사람을 만남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잖은가.​ 에이미와 샘은 흔들렸던 자신의 반쪽 인생을 서로에게 건네어 하나로 완성하였다. 흔들렸던 두 인생이, 한때 아무 이유 없이 홀로 남겨졌던 두 사람의 인생이 만나 ‘가족’이란 형태를 이뤄 완성된 것이다.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숨을 수 있는 나의 그늘(Refuge)를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만들어 주었다. 자신이 한 때 잃었던 ‘가족’,우리의 인생에 지붕이 되어주고 그늘이 되어주고 은신처가 되어주는 이름 ‘가족’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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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서형 기자
epaz@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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