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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루이비통의 인생을 보다.

박유신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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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루이비통의 인생을 보다>

다짜고짜 묻는다. ‘루이비통’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도 다들 ‘국민가방’으로 굳어진, LV로고가 박힌 갈색 루이비통 모노그램 백이 떠오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품으로라도 들고 다니고 싶은 루이비통 가방의 매력은 가방 표면에 무수히 그려진 루이비통의 로고인듯 싶다. 그 로고 뒤에 가려진 루이비통의 브랜드 히스토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만 어쨌든 루이비통이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들 중 하나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1854년부터 지금까지 루이비통이 지나온 160년이라는 시간과, 그 과거를 바탕으로 성장한 현재, 그리고 미래를, 루이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스 제스키에르가 풀어낸 <루이비통 시리즈2> 전시를 통해 살펴보려한다. 

ABSTRACT TITLE –전시 개요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끈 커다란 LV 로고. 이제는 루이비통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아이템이 된 LV로고는 루이비통 하우스의 창립자인 ‘루이비통’이 실제로 사용하던 스탬프 모양을 토대로 탄생하였고, 그의 손자인 가스통 루이비통에 의해 1908년 공식적으로 특허를 얻게 되었다.

   
▲ ⓒbiz.chosun.com 루이비통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아이템인 LV로고

TALKING FACES-토킹 페이스

이 공간은 루이비통의 2015 s/s 여성복 컬렉션 런웨이를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런웨이의 양 사이드에는 당시 쇼에 섰던 모델들의 얼굴들을 크게 디지털 그래픽으로 나타내었는데, 몽환적이면서 어두운 공간에서 모델들의 긴장된 표정들을 보고 있자니 마치 곧 시작하는 패션쇼를 앉아서 기다리는 관람객이 된 착각이 들었다. 패션쇼는 작년 10월 1일, 같은 달 파리 남서부에 문을 연 루이비통 미술관에서 열려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 ⓒkr.louisvuitton.com  /  Talking Faces

MAGIC TRUNK-매직트렁크

좁은 통로로 발걸음을 옮기니 오른쪽에 루이비통의 커다란 트렁크 가방이 화려한 홀로그램을 통해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며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여행용 가방과 트렁크 브랜드로 시작한 루이비통에게 있어 커다란 트렁크란 LV로고에 이어 하나의 역사적인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철도가 놓이면서 귀족들과 중간계급의 사람들은 이곳저곳으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당시 귀족 사모님들의 길고 풍성한 실크 드레스들을 넣고 다닐 실용적이고 튼튼한 여행 가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루이비통은 프랑스 왕후의 지원 아래 자신의 이름을 건 매장을 열었다. “손상되기 쉬운 섬세한 물건들을 안전하게 포장하며, 의류 포장에 전문적임”이라는 문구까지 내걸었으니 산 넘고 물 건너 팔자 좋게 여행 다니시는 사모님들 사이에 입소문 나는 건 시간문제였다는 사실.

SAVOIR FAIRE- 장인 정신

다음 전시 공간에 들어서자 장인 두명이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맙소사, petite maille(쁘띠뜨 말)을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다니. 쁘띠뜨 말은 루이비통 2015 s/s컬렉션에서 선보인 가방인데, 여행과 사진을 사랑하던 사진작가 알버트 칸의 카메라 트렁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이 가방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려 100번의 공정을 거쳐야한다고 하니 수많은 전시 관람객들 사이에 둘러쌓여 셔터 세례를 받으면서도 묵묵하고 세심하게 작업을 하고 있는 두 장인들이 존경스러울 정도.

   
▲ petite maille(쁘띠뜨 말)을 만들고 있는 루이비통 장인 ⓒwww.news2day.co.kr

ACCESSORIES GALLERY-액세서리 갤러리

니콜라스 제스키에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액세서리 만드는 작업을 사랑합니다. 제게 있어, 액세서리는 컬렉션과 직결되어 있으며, 의상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액세서리에도 의류에 버금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제작합니다. 실루엣이 완벽한 룩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얀 공간에 들어서자 모델 마르테 마이 반 하스터(Marte Mei van Haaster)의 실물크기 아바타와 2015 s/s 컬렉션의 액세서리들, 그리고 루이비통의 트렁크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1923년에 제작된 마담 르포리의 모자 트렁크, 판매장부(1912-1913) 등의 오래된 것들과, 이번 시즌에 출시된 액세서리와 가방들이 한 공간에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니 루이비통의 지난 160년 역사가 한눈에 보이는 듯 했다.

   
▲ 클래식한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여행의 가치를 높여주는 루이비통 트렁크 

BACK STAGE-백 스테이지

쇼 임박 직전인 분주한 백스테이지를 재연해놓은 곳이다. 공간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행거들 사이로 런웨이에 설 모델들의 이름과 의상들이 걸려있고 행거 아래로는 아무렇게나 놓은 듯한 박스들 위로 신발과 액세서리들이 줄을 이루고 있다. 한쪽 구석에는 ‘긴급상황’을 대비한 공업용 미싱까지 준비되어 있다. 자, 곧 있으면 음악과 함께 쇼가 시작될 것이다. 48명의 모델들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는 루이비통의 영리한 수장 니콜라스 제스키에르의 모습도 보인다.

   
▲ 분주한 백스테이지를 재현한 공간 ⓒkr.louisvuitton.com

INFINITE SHOW-끝없이 이어지는 쇼

사방이 미러로 둘러쌓여서 다음 전시장으로 향하는 길이 어딘지도 모른 채 허둥대었다. 이곳은 360도 프로젝션 룸으로, 공간 전체를 도배하고 있는 미러에 루이비통 2015 s/s 컬렉션 런웨이 쇼가 펼쳐진다.

POSTER ROOM-포스터 룸

전시가 막바지에 이른듯하다. 전시 안내원으로 보이는 여자가 커다랗게 둘둘 만 포스터를 나눠주고 있다. 포스터는 루이비통 2015 s/s 컬렉션의 <루이비통 시리즈2> 캠페인의 포토그래퍼로 참여한 애니 레보비츠, 유르겐 틸러, 브루스 웨버가 촬영한 화보사진들로 도배되어있다. 서로 다른 시각의 포토그래퍼 세명이 같은 캠페인을 재료로 하여 진행된 촬영은, 자신만의 언어로 소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루이비통 시리즈2>가 열린 광화문 D타워를 나서자마자 지나가는 여자의 어깨에 걸린 루이비통 스피디 백이 보인다. 거리에서 3초마다 볼 수 있다고 해서 ‘3초백’이라 불리는 스피디 백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목공소 집안에서 태어난 청년이 만든 가방 브랜드가 여행용 가방을 넘어 전 세계의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 아이템을 창출하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그건 바로 과거와 전통을 항상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의 이슈가 오늘은 휴지조각이 되어버릴 정도로 빠른 현재를 주시하면서도, 브랜드의 전통을 지키면서 미래를 내다보는, 그런 자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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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신
pyousin7@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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