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한예령]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은 크다. 어찌 보면 선율 하나일 뿐인데 다른 방법으로는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여러 감정들을 음악은 표현해낸다. 그래서일까. 음악은 제 분야를 떠나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꽤 크다. 1분 1초를 다투며 기록을 중요시하는 스포츠 분야지만 음악이 더해져 예술성을 높이 평가하는 스포츠도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피겨스케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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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sbs.co.kr | ||
피겨스케이팅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동계올림픽에 포함되는 종류는 개인이 출전하는 남녀 싱글, 남녀가 한 조를 이루어 출전하는 페어와 아이스댄스다. 이들 모두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프로그램을 수행해야 하며 그 안에서 필수로 연기해야 하는 요소들이 있다. 피겨스케이팅의 점수 채점은 필수 연기 요소들인 점프와 스텝, 스핀 등의 수행이 잘 이루어졌는가도 평가하지만 프로그램 구성점수라 하여 연기력과 안무, 곡의 해석 등도 함께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피겨스케이팅에서의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다.
5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선수는 스케이팅을 통해 준비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펼치고 사람들에게 인상적으로 남을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음악을 선정하는 것은 신중하게 이루어진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줄거리가 있는 음악이나 캐릭터가 확실한 음악을 선호한다. 선수가 보여주고자 하는 연기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고 관객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에 반해 줄거리와 캐릭터가 없고 표제도 없는 음악을 연기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 부담이 클 수 있다. 적절한 곡 해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선수가 연기하는 데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관객들도 감정 이입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편곡과 선수의 연기가 조화롭게 녹아 들기만 한다면 명작이 탄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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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olympic.org | ||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김연아는 프리 프로그램으로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를 선곡했다. 그러자 스케이팅으로 연기하기에는 난해한 곡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의견들이 나왔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자체로 하나의 곡인 듯 아름답게 편곡된 음악에 김연아의 완벽한 연기가 더해져 가장 매력적인 프로그램으로 남게 되었다.
피겨스케이팅에서 선곡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편곡이다. 김연아가 연기한 ‘피아노 협주곡 F장조’는 음악만 따로 들어도 물 흐르듯 이어지는 선율이 어색함이 전혀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이러한 편곡 덕분에 김연아의 연기가 더욱 빛을 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피겨스케이팅에서 편곡을 어떻게 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은 쇼트와 프리 프로그램에서 클래식이나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된 음악, 오페라나 뮤지컬 음악 등을 사용한다.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을 사용할 때에는 그 안에서 특정 곡을 그대로 따 오기도 하고 삽입된 곡들 중에서 몇 곡을 뽑아 극의 전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하나의 곡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편곡은 관객들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느꼈던 감동과 전율을 선수의 스케이팅을 통해서 느낄 수 있게 해주고 더 나아가 관객들이 선수의 연기에 더 큰 호응을 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김연아의 ‘레 미제라블’과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 미라이 나가수의 ‘캐리비안의 해적’, 박소연의 ‘로미오와 줄리엣’, 애슐리 와그너의 ‘블랙 스완’ 등과 같은 매력적인 프로그램이 탄생하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까닭도 이러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편곡의 중요성은 클래식에서도 마찬가지다. 같은 곡이라 하더라도 중심이 되는 곡의 흐름을 달리 하면 전달하려는 감정의 이미지와 느낌도 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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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헤라자데를 연기하는 에반 라이사첵 ⓒ olympic.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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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헤라자데를 연기하는 메릴 데이비스와 찰리 화이트 ⓒ olympic.org | ||
제프리 버틀의 ‘아디오스 노니노’와 김연아의 ‘아디오스 노니노’, 메릴 데이비스와 찰리 화이트의 ‘세헤라자데’와 에반 라이사첵의 ‘세헤라자데’, 김연아의 ‘지젤’과 나카노 유카리의 ‘지젤’이 같은 곡인데도 각기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피겨스케이팅에서 음악은 그 자체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선수의 연기가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음악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스포츠에서 만나게 될 음악이 더욱 기대되며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매력적인 연기를 하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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