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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영화 들춰보기-<위대한 독재자>

최정원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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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

[디아티스트매거진=최정원] 영화사에서 빛나는 업적을 이룬 인물을 꼽자면 단연 찰리 채플린이 빠질 수 없습니다. 채플린은 당대 최고의 코미디 배우였으며, 그것도 모자라 영화감독이 되어 직접 영화를 만들기도 한 사람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평생 하나 만들어내기도 힘든 걸작들을 채플린은 수없이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길거리에서 방랑하던 힘든 어린 시절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키드>,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에 매달려 돌아가는 그의 모습이 담긴 <모던 타임즈>는 고전 중의 고전이 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위대한 독재자> 역시 찰리 채플린의 필모그래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작입니다.

<위대한 독재자>는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상황을 빌려 온 영화로, 가상의 국가들과 인물들이 등장하여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주인공은 독일을 본딴 토매니아국의 독재자 힌켈과, 그와 똑같이 생겼지만 평범한 유태인 이발사인 찰리 두 명입니다.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토매니아라는 나라에 힌켈이라는 독재자가 등장해 유태인 탄압을 일삼기 시작합니다. 이로 인해 이발사 찰리는 온갖 역경에 휘말리게 됩니다. 영화는 평범한 이발사와 독재자 힌켈이 처한 상황을 번갈아 가며 보여줍니다.

   
ⓒ네이버 영화

 두 캐릭터 모두 우스꽝스럽지만, 이 둘을 바라보는 채플린의 시각은 확연히 대비됩니다. 영화에서 주된 풍자의 대상은 히틀러를 본딴 캐릭터 힌켈입니다. 채플린은 히틀러의 세계를 정복하려는 야심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보여줍니다. 힌켈은 지구 모양의 풍선을 엉덩이로 튕기며(!) 세계 정복의 꿈을 꾸며 황홀해 하지만, 결국 풍선은 터져 버리고 맙니다. 독일인만이 아는 전설을 바탕으로 만든 로엔그린이라는 배경음악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독일인만이 아는 노래에 다른 나라의 국민들이 감동을 느낄 수 있을 리 없습니다. 그래서 힌켈 본인은 정말 진지하지만 정작 보는 사람은 우스꽝스러워 보일 뿐입니다.

   
ⓒ네이버 영화

 반면 찰리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정감 가는 인물입니다. 비록 임무 수행도 제대로 못 하고, 도망도 제대로 못 치지만 그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는 인물입니다. 관객들은 찰리를 보며 따뜻한 웃음을 짓게 됩니다. 찰리가 헝가리 무곡에 맞추어 손님을 이발하는 장면 역시 명장면으로, 그의 과장된 몸짓은 헝가리 무곡과 착착 들어맞으면서 웃음을 유발합니다. 유태인인 찰리가 집시의 음악과 하나가 되는 장면은 당시 억압받던 계층인 집시와 유태인이라는 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 영화

<위대한 독재자>는 찰리 채플린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빛을 발하는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채플린 식 코미디가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장면은 토매니아의 힌켈과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를 풍자한 박테리아의 나폴리니가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입니다. 둘은 겉으로는 친한 친구인 척 하지만, 속으로는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둘의 모습이 매우 유치하게 그려집니다. 그들은 악수를 할 때마다 손이 엇갈려 제대로 악수를 하지 못합니다. 또한 이발소에서 각자의 의자의 높이를 천장까지 높여가며 자존심 싸움을 벌입니다. 특히 식사 자리에서 힌켈과 나폴리니가 소시지와 스파게티를 들고 싸우는 장면은 꼭 보시길 바랍니다.

   
ⓒ네이버 영화

<위대한 독재자>에는 여러 가지 훌륭한 요소들이 있지만, 마지막 연설만큼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은 없습니다. 마지막 연설은 찰리 채플린이 현실에서 ‘극’이라는 가상현실을 깨고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찰리의 연설 부분에서 평이 엇갈렸다고 합니다. 이것은 거의 모든 영화에서 금기시되는 사항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영화의 달인인 찰리 채플린이 이 점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즉 그의 연설이 이야기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만큼 그가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만약 이 의도가 맞다면, 이 장면에 대한 후대의 평가를 보건대 그의 선택은 옳았습니다.

우린 기계보다는 인간성이 필요합니다.

우린 영리함보다는 친절과 관용이 필요합니다.

…

기계적인 생각과 기계적인 마음을

가진 기계인간을 따르지 마십시오.

당신은 기계가 아닙니다.

당신은 가축이 아닙니다.

당신은 인간입니다!

<위대한 독재자>, 채플린의 연설 中

 그의 연설이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명장면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인간다움을 갈망하는 찰리 채플린의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증오를 없애고 인류의 화합, 자유와 민주주의, 평등을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이 연기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약 5분 간 이어지는 연설에서 그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부르짖습니다. 왜 이 작품의 제목이 ‘위대한’ 독재자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가 그토록 갈망하던 가치들의 소중함은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찰리 채플린이 왜 시대를 초월하면서까지 추앙받는지를 묻는다면, <위대한 독재자>가 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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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 기자
hanairean@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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