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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베스트 오퍼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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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영화

[디아티스트매거진=한예령] 베스트 오퍼라는 말이 있다. 베스트 오퍼는 경매에서의 최고 제시액 또는 인생과 맞바꿀 만한 최고의 명작을 만났을 때 제시할 수 있는 최고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오늘 소개하려는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영화 <베스트 오퍼>는 한 사람에게 다가 온,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 만큼 치명적이고 강렬했던 베스트 오퍼를 보여 준다.

   
▲ ⓒ 네이버 영화

주인공인 버질 올드만은 세기의 경매사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그 분야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또, 그는 가치 있는 미술품을 곧잘 알아보며 그것을 이용하여 종종 자신이 원하는 미술품을 친구인 빌리와 짜고 낙찰받기도 한다.

   
▲ ⓒ 네이버 영화

버질은 그렇게 가지게 된 미술품들을 집 안 깊숙한 곳에 두고 그 혼자만 감상하고는 한다. 미술품은 버질이 유일하게 소유욕과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이 아니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철칙이기도 한 그에게 미술품은 사람들에게서 느끼지 못하는 감정의 결핍을 채워주는 존재이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이상한 전화가 걸려 온다. 자신의 집에 있는 가구들을 감정 받아 보고 싶다는 전화였는데 정작 전화를 건 여자는 그 집에서도 만날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버질은 여자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을 통해 여자가 그 집에 살던 부부의 딸이며 이름이 클레어라는 것 그리고 그녀가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12년 동안 그녀의 방 외에는 외출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는 시간이 꽤 지날 때까지도 클레어의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 오로지 전화기와 벽을 통해 들려 오는 여자의 목소리만을 들려 준다. 그 때문에 관객은 버질이 그랬던 것처럼 여자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 가고 다른 사람이 들려 주는 여자의 정보는 신비스럽게까지 느껴진다. 그리고 영화는 버질이 클레어를 대하는 자세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그의 행동을 통해서 보여준다. 한번도 이성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가져 본 적이 없었던 버질이 얼굴도 보지 못한 클레어를 위해 꽃다발을 가져오기도 하고 사람들과의 접촉이 싫어 항상 장갑을 끼던 그가 클레어를 온전히 느끼고 만지기 위하여 장갑을 벗기도 한다. 그리고 버질은 그와 꽤 가깝게 지내던 로버트에게 여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에 대한 조언을 받기도 한다. 그의 행동 하나 하나를 통해서 버질에게 있어서 클레어의 존재가 점점 커져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 버질에게 클레어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말을 한다.

   
▲ ⓒ 네이버 영화

그리고 버질은 경매사에서 은퇴한 후 클레어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기로 결심하며 그가 가장 사랑하는 클레어에게 그 전까지 자신이 사랑했던 미술품들을 보여준다. 단 한번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준 적이 없었고 버질이 가장 아끼는 것이었지만 이제 그에게는 그보다 더 사랑하게 된 클레어가 있었다. 미술품들과 클레어를 모두 곁에 두게 된 버질에게 앞으로의 시간은 지나온 시간보다 더 아름답고 황홀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행복한 꿈 앞에서 버질은 현실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차가운 현실과 마주한다.

극 중에서 빌리는 버질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예술품을 모방하는 위작이 있듯이 사람의 감정도 모방할 수 있다고 말이다. 위작은 위작일 뿐이며 사랑까지도 모방할 수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말한 빌리의 그것은 버질에게 한 마지막 경고이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초반 버질이 예술품을 모방한 위작에도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진심이 담겨 있다고 하던 말은 클레어가 없는 어두운 현실과 오버랩되면서 혼자 남은 그가 기대고 싶은 마지막 안식처로 작용한다. 버질에게 클레어는 베스트 오퍼였기 때문이다. 믿었던 사람들과 소중한 미술품을 잃었지만 버질에게 가장 큰 아픔으로 다가 온 것은 바로 클레어의 부재였다. 그의 인생 전체를 맞바꿔도 좋을 존재였던 클레어였기에 클레어가 자신을 속였다는 것에 화를 내기 보다는 어디에도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은 그녀를 잊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클레어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 대신 사랑과 그리움이 더 크다는 것은 영화 마지막에 클레어가 말했던 프라하의 한 레스토랑에 홀로 앉아 누군가를 기다린다고 하는 버질의 모습으로 알 수 있다.

소중한 것을 얻으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말이 있다. 버질에게 클레어는 베스트 오퍼일 정도로 소중했지만 그 대가는 매우 크게 치러야 했다.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베스트 오퍼는 무엇인지, 당신은 그것을 위해서 어떤 대가라도 치를 자신이 있는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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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령
mnjhkg@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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