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를 보는 소녀>
[디아티스트매거진=박유신]당신의 삶이 예술이다. THE ARTIS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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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50년대 섹시 아이콘 마릴린 먼로, 그리고 샤넬 넘버5. | ||
존재하는 모든 것은 향기가 있다. 향기는 그 사람의 영혼이다. 향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바탕으로 스토리가 펼쳐지는 영화 <향수>에 나온 대사이다. 말 그대로 동물이건, 식물이건, 사람이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각각의 고유한 냄새가 있다. 그중에서도 사람은 인공적인 향이 가미된 로션이나 향수 등을 사용하여 후각에 대한 정체성을 형성한다. 어떤 향수를 뿌리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게서 풍기는 분위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톡 쏘는 시트러스향은 털털한 커리어우먼이, 은은한 장미향은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부잣집 딸내미’가 연상되듯이 향수는 사람에 대한 이미지와 느낌을 만들어낸다.
향수의 기원은 약 5,000년전 고대 사람들이 종교적 의식을 행할 때 신과의 신성한 접촉을 위하여 몸에 향나무잎으로 만든 즙을 바른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현재 우리가 뿌리는 근대적 의미의 향수는 1370년경, 헝가리의 왕비 엘리자베스를 위해 발명되었는데, 엘리자베스 왕비는 이 향수로 인해 70세에 폴란드의 왕에게 청혼을 받았다고 한다. 70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사랑의 추파를 받았으니, 이정도면 향수 하나로 칠순잔치에 회춘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은가.
이처럼 향수가 신비롭고 매력적인 사치품으로 여겨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여자들은 어렸을 때, 엄마의 화장대에 놓인 향수를 몰래 한번 뿌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볍게 손목과 귀밑에만 살짝 뿌려야 되는 줄도 모르고, 언젠가 보았던 영화의 여주인공처럼 과감하게 온몸을 향수로 도배해서 퇴근한 엄마에게 혼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런 어린 날의 추억을 만들어 준 것은 투명한 유리병 안에 담긴 신비스럽게 생긴 액체에 대한 호기심 아닐까. 갓 스무 살이 되는 성년의 날에 받을 향수에 대한 설렘, 연애 등에 대한 로망과 함께.
뿐만 아니라 향수는 셀러브리티들에 대한 대중들의 동경심도 자아낸다. 50년대 최고의 섹시 아이콘이자 섹스 심벌이었던 마릴린 먼로는 1960년 마리끌레르 프랑스판 잡지의 인터뷰에서 잠을 잘 때 어떤 옷을 입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직 샤넬 넘버5만 입고 잡니다.” 라는 답변을 함으로써, 샤넬 넘버5를 세계에서 여성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향수로 만들어놓았다. 또한 디올의 쟈도르 향수는 헐리웃 톱 여배우 샤를리즈 테론을 10년간 뮤즈로 하여,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샤를리즈 테론의 “지금은 바로 미래로 나가야하는 시간”이라는 목소리와 함께 전개되는 광고를 보고 있자니, 마치 나도 쟈도르 향수를 뿌리면 매혹적이고 육감적이며 당당한 여성이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렇게 향수는 유명한 스타들과 얽힌 브랜드 스토리와 광고 이미지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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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를리즈 테론을 뮤즈로 한 디올의 쟈도르 광고는 관능적이고 화려한 쟈도르의 이미지를 선보였다. | ||
에르메스(Hermes)의 전속 조향사 장 끌로드 엘레나(Jean-Claude-Ellena)는 그가 쓴 <나는 향수로 글을 쓴다>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에게 맞는 향수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자기만의 향수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20대에 어울리는 향수 리스트’와 같이 누군가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향수를 선택하기보다, 어떤 향수이든 자기 자신에게 어울리는 향을 찾아나가는 것이 좋다. 올드하고 클래식한 향수를 쓰기엔 넌 아직 어리다는 둥의 말은 흘려듣고, 자유롭게 자신만의 시그니처 향수를 찾아보자. 어쨌든, 나는 오늘 밤에도 엄마의 샤넬 넘버5 향수를 몰래 뿌리고 잠에 들 것이다. 물론 다음날에는 시치미를 뚝 떼고 나의 랑콤 미라클을 뿌리고 외출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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