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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영문학계 거장에 대한 위험한 가설

박근령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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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의 열기가 식은 지 어느덧 3개월이 되었다. 극장가는 너도 나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재해석하여 관객을 이끌었고, 같은 작품도 어느 연출가의 손에 맡겨지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었다. 다양한 작품들이 영화화 되었지만 ‘셰익스피어’라는 인물 자체의 삶을 가정 하에 다룬 영화 ‘Shakespeare in Love’은 어느 작품보다도 색달랐다.

  비극적인 사랑에 있어 성도의 경지에 이른 ‘로미오와 줄리엣’이 셰익스피어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가정을 전제로 이 영화는 전개된다. 존 매든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실화를 다룬 것 같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극 속에 진한 셰익스피어의 향이 배어있다.

   
 

  실제 셰익스피어의 서체로 쓰여진 ‘Shakespeare in Love’라는 문구가 화면에 나타나며 영화는 시작된다. 글이 써지지 않아서 고민하던 찰나에 점쟁이를 찾아가보니 셰익스피어가 진정한 사랑을 하지 않아서가 그 이유라고 한다. 머지 않아 그는 자신의 극에 대한 오디션을 진행하던 중 ‘켄트’라는 남자에게 끌리게 된다. 사실 켄트는 ‘바이올라’란 여자가 남장을 한 사람이다. 켄트로부터 운명적인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는 셰익스피어가 동성애자였다는 가설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해석으로 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바이올라의 집까지 쫓아가게 되고 그 집에서는 무도회가 열리고 있다. 춤추는 바이올라에게 그는 시선을 빼앗기는데 이 장면은 로미오가 캐플릿가의 무도회에서 줄리엣에게 첫 눈에 반하는 장면과 오버랩된다.

   
 

  그녀가 여자임을 알게 된 후 셰익스피어와 바이올라는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바이올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이미 약혼을 한 몸이었다. 남장을 한 채 연극 연습을 하던 중 바이올라가 여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당시에 연기란 남자들의 전유물이었으며 무대에 여자가 선다는 것은 불법이었다. 그 사실이 밝혀지자 당시 공연하기로 했던 Globe 극장은 문을 닫게 된다. 공연 당일 간신히 Rose 극장을 대여하여 극을 시작하려는데 여주인공 역을 맡기로 한 남성이 변성기가 와서 진행에 차질이 생긴다. 이 때 바이올라가 무대에 올라 연기를 하고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낸다.

   
 

  엘리자베스 여왕도 연극을 즐기는 관객 중 하나였는데 그녀의 극 중 의상은 굉장히 화려하다. 그녀가 출연하는 장면마다 융통성 있고 영리하며 남성적인 여왕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당시 ‘Merry England’라고 불려질 정도로 영국을 풍요롭게 만든 엘리자베스 여왕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 것이다.

   
 

이미 약혼한 몸인 바이올라는 셰익스피어와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셰익스피어는 그녀를 떠나 보내며 새로운 작품의 줄거리를 읊는데 그 내용은 그의 작품 ‘십이야’와 연결이 된다.

  이처럼 영화 속 모든 요소들이 셰익스피어의 연결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모든 것이 지나치게 그럴싸해서 영화의 내용이 실화라고 착각을 할 위험이 있는데 이 점이 바로 영화 감상 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어디까지나 ‘가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셰익스피어 원작을 100% 살린 영화를 처음 보면 사뭇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마음을 울려야 하는 대사들은 지나치고 정신 없는 비유로만 느껴질 수 있고, 인간 내면을 그대로 다루는 순수성이 오히려 상업적인 요소가 떨어져서 재미 없다고 생각될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세계에 입문하는 작품으로는 적당한 재미와 대중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배경에 대한 설명이 잘 녹아있는 Shakespeare in Love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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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령
rmsfud5906@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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