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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기업, 그들의 오묘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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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티스트매거진=김아름] 똑 같은 모양에 똑 같은 성능을 가진 냉장고 두 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하나는 아무 무늬와 색깔이 없는 하얀색의 냉장고이고 다른 하나는 고급스러운 와인 색으로 뒤덮였고 은은한 꽃무늬가 포인트를 준 멋스러운 디자인의 냉장고이다. 후자는 전자보다 약 10만원이 더 비싸다. 당신은 어떤 냉장고를 선택하겠는가?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경제적으로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다면 나의 경우 후자를 선택한다. 10만원으로 더 예쁜 디자인의 냉장고를 가질 수 있고 이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 이라는 말이 있듯이 시각은 사람에게 중요한 요소이며 본능적으로 더 보기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을 찾는다. 같은 성능을 가졌다면 더 보기 좋은 디자인을 선택하고 때때로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예쁜 디자인을 가진 제품을 찾는다.

   
<앱솔루트 앤디워홀 에디션> 출처= 앱솔루트 코리아 홈페이지

 이를 반영하듯이 몇 해 전부터 기업들은 제품에 명화(名畵)를 넣거나 주목 받는 현대 예술가들과 협업하여 제품을 디자인 하기 시작했다. 명화를 넣은 가전제품들은 아트 프리미엄이 붙어 기존의 가전제품들보다 더 높은 가격에 책정되었지만 꾸준히 팔렸고 사람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제품에 넣거나 디자인을 함께 고민하는 아트 콜라보레이션(Art collaboration)이 기업들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서구쪽에서는 이러한 양상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제프쿤스,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의 유명한 현대 작가들과 콜라보하여 ‘아트카 프로젝트’를 실행한 BMW의 사례는 이미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유명하다. 가장 최근에는 세계적인 보드카 회사 앱솔루트가 앤디 워홀의 이미지와 보드카를 콜라보하여 앤디워홀 에디션을 내놓기도 하였다. 앤디워홀이 추구해온 예술 정신이 앱솔루트의 이미지와 부합한다는 이유였고 이는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이 그저 미술가와 기업의 평범한, 이유 없는 결합이 아니라 기업정신 혹은 상품과 부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하나의 수단인 것이다. 하나의 상품은 예술가를 만나 예술작품으로 재 탄생하게 되고 상품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

 <콜라보 다모아>展은 한국 현대미술가들과 국내 기업들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현 주소를 보여주고 이에 대한 제안을 해주는 전시회 이다. 마리킴, 이이남, 찰스장을 비롯하여 현재 국내 현대 미술계에서 빼놓고 말할 수 없는 작가들이 참여하였다. 이 작가들은 화장품을 비롯하여 도자기, 전자제품 그리고 술병까지 생활 속의 다양한 제품들에 예술을 입혔다. 특히 이 전시회에서는 작품을 이용한 상품과 작가의 실제 작품 20점을 함께 전시하여 원작과 비교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이 된 상품들은 본 첫 느낌은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찰떡궁합이다.“

   
마리킴의 작품 그리고 작품과 협업한 한국도자기

특히 나의 시선을 끌었던 것은 마리킴과 한국도자기가 콜라보한 자기세트들 이었다.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큰 눈과 작은 입에 붉은 입술. 마리킴이라는 이름은 알지 못하더라도 작품을 보면 ‘아!’라고 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마리킴의 작품은 특히 10대, 2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 특히 몇 해 전부터 일찍 클리오라는 회사의 화장품에 캐릭터로 등장하여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이미 젊은 여성층의 사랑을 받아 그 저력을 검증 받은 마리킴의 작품은 그 결합 대상을 옮겨 그릇으로 왔다. 타겟은 그대로 여성이지만 연령층이 조금 높여 20대 후반부터 30대, 넓게는 40대까지 손을 뻗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평소 그릇에 관심이 없던 10대, 20대 초반의 여성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효과까지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마리킴의 작품은 사랑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여성스러움을 내뿜는 캐릭터로 완성이 된다. 마리킴의 작품이 화장품, 자기와 같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들과 일맥상통하는 컨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둘의 콜라보레이션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더 나아가 기업과 예술가, 서로의 가치를 높여주는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작품은 강준영과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협업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우리에게 임페리얼, 발렌타인 등등의 양주들로 유명한 주류회사의 한국 지부이다. 몇 해 전부터 건전한 음주문화를 지향하며 대학생들의 저 음주를 권장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최근 들어서 젊은 층의 음주 문화 부분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젊음과 청춘이라는 분위기를 강조하며 이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젊은 예술가 강준영과 협업을 하게 되었다. 강준영은 과감하고 자유 분방한 그래피티와 그림으로 젊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은 30대의 젊은 작가이다. 그의 과감하고 젊은, 에너지 넘치는 작품은 페르노리카가 추구하는 부분과 일치하였고 이를 결합하게 되었다. 특히, 강준영은 360도로 물체를 돌려가며 원통형 기둥, 육면체와 같은 물체들의 모든 부분에 작업을 하여 술병에 작품을 결합하는데 적합했다고 본다. 강준영의 작품은 페르노리카의 술병들과 결합하였고 이는 상품의 분위기를 더욱 젊고 역동적으로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고 본다.

   
강준영X페르노리카 코리아의 콜라보레이션

 코트라 사내의 오픈 갤러리에서 개최되었던 이 전시는 지난 3월 13일 약 2달간의 전시를 마치고 현재 막을 내렸다. 이미 끝난 전시를 리뷰 하는 것이 가치가 있는 가? 라는 물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자신 있게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접할 것이고 이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가치에 대한 평가를 내릴 것이다. 더욱 더 다양한 상품들이 많은 작가들과 협업하고 상품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1차적으로 더 예쁜, 심미적으로 좋은 상품을 보고 얻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일상 속에서 예술을 접하게 되고 멀게 느껴질 수도 있었던 예술 그리고 예술가와의 만남을 한층 더 가깝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같이의 가치.’ 흔히 협업을 할 때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언뜻 보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예술과 공산품 그리고 기업.  하지만 이들이 협력하여 서로 어우러졌을 때 만들어 내는 가치는 또 다른 상품,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 낸다. 이들의 조화를 지켜보며 생산되는 가치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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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
kir9287@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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