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신소영] 우리는 정육점에 간다. 가서 고기를 사듯 옷을 고르고 주문한다. 부위별로 정돈 된 옷들을 바라보다 군침을 흘리고 계산대로 와 피와 살이 되어 줄 옷들을 고른다. 그리고 머릿속에 새 옷을 입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입맛을 다신다. 이것은 마치 붉은 생고기를 보고 입맛을 다시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나는 가끔 친구들과 쇼핑을 하러 갈 때마다 ‘자, 정육점에 갈 시간이다.’ 라고 말하길 즐겨하고 그러면 친구들은 ‘아, 뭐야. 얘 또 시작이네.’ 이러면서도 나와 같이 천장에 고기를 매달아놓듯 옷을 걸어놓은 매장을 항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우리는 식량을 챙기듯 우리가 입을 옷을 챙기러 간다. 의식주는 사람의 기본 필수요소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 세 가지는 단순한 분류를 넘어서 인간의 욕망을 자극시키는 ‘스타일’의 기본 수요이기도 할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세 가지의 기본요소를 바탕으로 새로운 조합을 탄생시키지 않으면 우리는 금방 지루해 지고 만다. 매일 고기만 먹고 살 순 없진 않은가. 느끼한 기름기를 잠재워 줄 정반대의 성질의 맛도 필요한 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뉴 페이스, 새로운 얼굴에 갈망한다. 패션계에서 뉴 페이스란 곧 새로운 스타일을 나타내고 그 새로운 스타일이 움직여 나타내는 파동을 보고 우리는 라이프 스타일을 점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뉴 페이스가 가진 신선함은 매우 중요하다. 아삭아삭한 샐러드처럼 싱싱해야하고 채소가 주는 영양분처럼 비타민이 가득해야한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찾아내었고 그 시작이 바로 중성적인 매력을 가진 영국 소녀, 케이트 모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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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 ‘롤리타’의 표지 | ||
나는 그 어떤 자극적인 표지도 이 얼굴을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아이의 다리와 교복을 입은 뒷모습과 사탕을 물고 있는 소녀보다 지금 보고 있는 케이트 모스의 두 눈이 모든 것을 압축해서 말해준다.
잘 봐요. 나는 당신에게 책 표지를 들이민다. 아직 어른이 못 된 아이의 순수한 두 눈이 속 깊게 당신의 욕망을 응시한다. 자, 봐요. 어때요? 정말 아름답지 않아요? 이 시선. 남자들의 욕망을 얼려 영원토록 보관하게 만들어 버리는 차가운 그늘 속의 시선. 이 눈을 마주보고 있으면 흘러내리는 양말을 신은 아이의 다리가 떠오르면서 치마 속에 손이 들어가듯 자연스럽게 책을 펼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 표지를 좋아한다.
‘로’라고 불리던 당찬 아이였던 주인공처럼 묘한 매력을 가진 중성적인 느낌의 케이트모스는 유니섹스를 대표하는 브랜드 캘빈클라인의 모델로 발탁되어 전 세계에 신선함을 안겨주었었다. 소녀티를 벗지 않은 케이트 모스가 화장기 없는 얼굴로 소파에 누워 클로즈업 된 알몸을 담은 캘빈 클라인의 광고 캠페인은 충격적이고 파격적이어서 곧 색다른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반항적이면서도 순수한, 연약하면서도 강렬한, 남자와 여자처럼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스타일. 나는 그녀가 유니섹스라는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샐러드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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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트 모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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