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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칼럼 첫번째 – ASAC 몸짓 콘서트

김혁준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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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IST 매거진=김혁준]

댄싱9 시즌2 결승전 중 발췌 최수진 & 김설진

아르코와 함께하는 ASAC 몸짓콘서트

 춤, 현대무용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 당신이 일반인이라면 난해함? 춤은 비주류? 아니면 기억 속 저편에 어딘가에서 본 스트릿댄스나 발레의 한 장면? 아무래도 좋다. 당신이 기억하는 것이 춤이고 그것이 춤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아마 춤을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음악 또는 다른 예술에 부차적인 것, 있으면 좋고 없으면 아쉽지만 그만인 것.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춤이라는 예술을 안좋아한다기보다 음악 또는 영화에 비해 관심의 정도가 밀렸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뛰어난 인재가 부족해서는 절대 아니며 그들의 노력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진짜 이유는 댄서들이, 아티스트들이 그들의 재량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던 환경이 부족했고 그것을 방증하듯 환경이 주어지면 확연히 다른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게 M.NET이 만들어낸 프로그램 댄싱9이다. 댄싱9을 통해 많은 댄서들이 알려지게 되었고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무용과 춤이라는 장르 또한 더욱이 관심 받게 되었다. 더불어 춤 공연도 사람들이 찾게 되어 이번 몸짓콘서트 또한 댄싱9의 주역들과 뛰어난 댄서들이 함께해 전석 매진이라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춤을 잘 알지 못하는 그대, 이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모르고 있던 춤의 아름다움을 알기를 바란다.

1.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 Body Concert.

   
▲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안산문화재단

음악이 그러하듯 춤도 감동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방식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음악에서 음과 음 사이의 높낮이의 차이와 박자의 구성 즉, 음이라는 속성 자체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처럼 몸이 가지는 그 자체의 아름다움, 동작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 다른 하나는 음악의 가사와 곡의 분위기, 그리고 그 음악이 내포하고 있는 이야기와 전달해주고자 하는 바와 같이 춤을 통해 정서의 변화, 장면의 이야기 그리고 이것들로 통해 느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두 번째 이유다.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는 이번 공연에서 비록 10개 중 오프닝 3개의 장만 보여주었지만 저 두방식 모두를 보여주었다. 공연의 첫 번째 순서로 암전 후 만화캐릭터 같은 요상한 분장을 하고 객석에 앉아있던 그들은 자유로운 몸짓과 함께 관객들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노래 또한 Daft punk의 ‘superheros’이니 관객들마저 리듬에 몸을 맞기어 댄서들을 미소 머금은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몸푸리’라는 제목의 첫 번째 무대는 그 이름대로 성공적이었다. 두 번째는 ‘개념을 접다’로 Daft punk의 ‘emotion’에 맞추어 양팔로 끌어 모으는 듯한 동작을 50번 아니 그것보다 더 많이 역동적으로 반복하는 모습은 관객을 집중하게 만들었으며, 그 반복함은 충분히 박수 받을 만 했다. 관객의 집중과 더불어 다양한 해석과 의문을 시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후 Handel의 ‘울게하소서’를 배경음악으로 현대 사회 속에서 결국은 혼자가 되더라도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을 피력해 이해를 도왔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MC Hammer의 ‘It’s all good’에 맞추어 장르도 없고 개념도 없는 춤을 춘다.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공연으로 덕분에 다음 공연은 어떨지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고 단체 춤의 아쉬움인 전체를 볼 경우 부분을 놓치는 점을 보완 할 정도로 개개인의 개성이 넘치는 팀이었다.

2. 최수진 댄스컴퍼니 – Gription(잡아서 끄는 힘)

   
▲ 최수진 댄스 컴퍼니 ⓒ안산문화재단

최수진, 해외에서는 Soojin Choi로 더욱 유명한 그녀는 수상내역을 말할 필요가 없는 아티스트다.세계적으로 공인된 그녀는 우리나라에서 무용계에서는 익히 유명하고 댄싱9을 통해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지고 있다. 댄싱9에서도 기복 없이 항상 좋은 공연을 보여주었는데 그럴 수 있던 이유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장점을 감히 꼽자면 오랜 경험으로부터 오는 장르간의 넘나듦과 최수진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최수진 만의 것이 있다. 같은 춤이라도 그녀가 표현하면 다르고 정서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현대무용은 솔직히 일반인이 느끼기에 어렵고 난해하다. 그 이유는 춤에 수반되는 음악이 대중음악이라면 가사와 멜로디에 비추어 생각하면 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관객들이 생각이 더 많이 반영되어 해석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음악이 그저 효과음에 불과하면 자칫하면 지루하고 흐름을 놓치는 공연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최수진의 무대는 약간 어려웠다. 댄싱 9처럼 심사위원들이 해석이 중간중간 들어가서 이해를 도와주는 것도 아니라 해석은 온전히 관객의 몫이었고 주제 또한 정말 현대 무용스러웠다. “언제나 예상치 못한 일들을 대처하기 위해 그 영역에 맞서는 힘을 가지거나 혹은 순순히 끌려간다. 무질서한 방향으로 이루어진 감성과 이성의 끝없는 저울질로 현실의 갈등과 수용이 곧 삶의 실제임을 제시한다.” 최수진의 무대에 대한 설명이다. 댄싱9에서 워낙 역대급 무대들을 보여주었기에 이번에도 감성을 자극하는 무대를 보여줄 것인가 기대하고 갔지만 예상과는 달라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무대가 그런 설명적 요소가 많은 무용이었다면 춤 자체의 아름다움과 의식을 볼 수 있는 무대를 보여줄 때가 되었고 그것을 표현하는 사람이 최수진이었기에 조금 더 집중하면 더욱 담백하고 진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사인을 받으며 가장 말씀하시고 싶었던 부분이 어떤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저 설명을 다시 한 번 잘 설명해주시는 것을 보고 매번 당연하게 느껴질 것에 대해서도 잘 표현하려고 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미(美)를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감사했고 하얀 탄성이 있는 끈으로 저울질과 수용, 갈등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3. 무버 (김설진, 남현우) – 안녕 에피소드

   
▲ 무버(MOVER) ⓒ안산문화재단

김설진. 이런 아티스트가 있다는 게 정말 놀랍다. 갓설진, 김설진 선생님, 아린이 아빠 등으로 불리는 이분은 댄싱9 당시 가장 응원하는 분이었고 가장 색다르게 춤을 추는 분이었다. 똑같은 춤을 춰도 다른 느낌이 나는 댄서가 있다면 김설진은 애초에 다르게 해석하고 표현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온전히 전달한다. ‘안녕은 만남일까 헤어짐일까? 떠나는 사람에 인사일까 남겨진 사람에 인사일까? 도시형 유목민이 되어버린 지금의 사람들 정착하지 못하는 삶. 우리가 정착해야 할 곳은 어디일까? 검색창에 나열된 삶들처럼 그냥 스쳐 가는 건 아닐까? 진짜 안녕 하신가요?’ 작품 설명만 보면 차갑고 도시적 회색이 가득할 것만 같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 동물의 왕국 나레이션을 따와 배경음악으로 ‘수컷들은 영역을 지키기 위해 싸웁니다’가 흘러나오고 베게 싸움을 한다. 당연히 관객들은 웃고 분위기는 자연스레 풀어진다. 소품으로 캐비닛과 책장 그리고 다양한 가구들이 나오는데 김설진과 남현우는 이 소품들을 쟁취하기 위해 싸운다.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물을 뿜는 등 익살스럽고 희화화적인 요소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는 무거운 내용을 가볍게 다룸으로써 역설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이전의 인터뷰에서 김설진은 故공옥진 여사의 춤을 보며 많은 슬픔을 느꼈다고 하는데 그러한 의식의 흐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장면 장면을 모두 이해한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으나 현대무용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에서 볼 때 관객은 자신의 생각을 투영할 뿐 오롯이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대무용수와 한국무용가 출신이 보여준 타 장르간의 혼용과 중간중간 빈자리를 채워 감초 역할을 한 댄서 셋이 보여준 무대는 완전한 이해를 필요로 하지도, 설령 원래 의도와 다르게 이해하였다 할지라도 결국은 괜찮고 그래도 된다. 공연이 끝나고 뒤편에서 잠시간의 이야기를 나누며 무엇을 가장 말하고 싶으셨냐는 질문에 ‘안녕 이래도 되나~ 싶죠? 그래도 됩니다’ 라고 적어 주셨다. 무버의 무대에서 가장 마지막에 캐비닛 안에 노란 불빛이 작지만 따뜻하게 빛날 때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댄서, 아티스트도 좋지만 무버(Mover)라는 이름이 참 와닿는 사람들이었다.

4. LDP무용단 – No Comment

   
▲ LDP무용단 ⓒ안산문화재단

댄싱9 시즌1과 시즌2에 뛰어난 참가자들을 많이 배출한 이 무용단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들로 구성되어있다. 질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예술성 고취와 동시에 국내에서 문화예술전달자 그리고 일반 대중과의 경계를 허물려고 노력한다. 현대 무용수들은 다양한 표현과 감정선을 여실히 드러내는 면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에 타장르의 춤으로 나아가기도 용이하고 춤에 기본기가 있어 단체에서는 중심을 잡아줄 수 도 있는 역할을 한다. 무용단이라 함은 단체의 힘과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음인데 작은 동작 하나부터 큰 동작 까지 절제와 드러냄의 미덕을 잘 보여주었다. 작품 ‘No Comment’는 침묵이 때로는 어떠한 설득보다 더 많은 의미를 전달해 준다는 것으로 침묵하는 듯 하지만 끊임없이 몸부림치는 심장으로부터 온 몸 동작인 큰 춤으로 나아가 생명력과 역동적인 에너지의 자극과 파생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역동적인 것과 동시에 심장을 치는 춤이 반복적으로 나와 음악은 지극히 미니멀하고 반복적이었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10명의 남자로만 이루어진 댄서들이 보여준 무대는 단지 남성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단체무대로 보여주는 현대무용의 소통이었다.

춤은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니며 대우받지 못할 예술이 아니다. 절대 그래서도 안되고 앞으로 그러지 않도록 개인뿐 아니라 사회가 전반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댄서들의 공연을 보면 사람들이 왜 극찬하는지, 그들의 노력과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지 알 수 있다. 댄서들은 춤을 출 수 있게 되고 그것을 즐겨주시는 관객들에게 항상 감사함을 전한다. 우리 관객들 또한 언제나 좋은 공연에 고맙고 그런 춤을 추는 댄서가 있기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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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준 기자
hj07237@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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