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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Mise-en-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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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IST 매거진=양지나] 미장센이란, 영화 속의 시각적 요소를 연출하는 방법이다. 원래 연극에서 쓰이던 용어로써 연극 연출을 위해 사용되는 모든 것을 일컫는 말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연출 방식은 연극과 다르기 때문에 영화에서의 미장센은 영화 연출방법까지 모두 아우르는 용어로 사용되고, 이는 영화가 갖는 시각적 요소가 더 가미된 것을 의미했다.

영화 속 대표적인 미장센 요소는 카메라, 조명, 세트 등이 있다. 카메라의 구도와 움직임, 조명의 밝기, 세트의 구성 등으로 수많은 미장센을 탄생시키고 이 외에도 컬러, 소품, 의상 까지 시각적 요소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연출의 모든 것을 포함한다. 영화는 이러한 시각적 요소와 서사적 요소의 결합으로 다양한 의미를 만들어 낸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쓰이는 컬러, 특유의 정면 구도, 소품 등은 이 영화의 이야기 흐름과 밀접하게 연관되며 영화 전체를 완성한다. 
  그렇다면 미장센이 실제로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까? 영화 속 장면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감독의 숨은 의미까지 함께 찾아보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영화의 시작은 어린 소녀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펼치며 시작된다.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있던 마담 D의 의문스러운 죽음으로 그녀의 재산에 대한 싸움이 벌어진다. 그녀는 자신의 연인이었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지배인 구스타브에게 값비싼 그림을 남긴다. 이에 분노한 그녀의 가족들은 그를 마담 D의 살인자로 몰아갔고 그는 쫒기는 신세가 된다. 그가 아끼던 로비보이 제로와 제로의 연인 아가사와 함께 구스타브는 인생에 다신 없을 모험을 하게 된다.
 
01. Color 그리고 대비

   
 

영화 전체가 동화책에서 튀어 나온 듯 화려하면서도 아기자기 하다. 그 역할을 한 몫 톡톡히 해낸 것은 바로 color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컬러를 주된 미장센으로 사용했다. 호텔이 나오는 장면, 제로와 아가사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 구스타브와 마담 D가 만나는 장면 등에서는 밝고 화려한 컬러가 주를 이루었고, 구스타브가 살인자로 누명을 쓰고 쫒기는 상황에서는 어둡고 차가운 컬러가 주를 이루었다. 즉, 색상의 대비로 영화의 상황을 암시한 것이다.

구스타브와 제로가 악당인 조플링에게 쫒길 때, 구스타브가 감옥에 수감 되어 있을 때 등의 상황에서는 흰색, 파란색, 검은색들이 주를 이룬다. 조명도 밝지 않고 전체적으로 어둡다.
 vs
반면에 호텔, 멘델 빵집(아가사가 일하는 곳)에서는 주로 분홍색, 빨강색 등이 쓰였다. 조명도 전체적으로 밝다.

02. Unique, camera
컬러를 제외하고서라도 이 영화가 더욱 동화 같은 이유는 독특한 카메라 연출법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카메라 연출법이 ‘동화’같음을 계속해서 강조하게 하는 걸까? 영화를 보며 가장 인상적이라고 생각되는 장면을 함께 떠올려보자.

   
 

정면 그리고 대칭
인물들이 정면을 바라보는 장면이 유독 많다. 게다가 그 인물을 중심으로 주변의 공간은 서로 대칭이 된다. 마치 동화책에서 ‘이 인물을 소개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 같다.

마담 D가 등장하는 장면이다. 늙고 쇠약한 노인의 모습을 소개하는 듯 그녀를 화면의 정면에 두었다. 그녀를 중심으로 양 옆의 문, 그림, 탁자들은 나란히 두 개씩 자리하고 있다. 이 이외에 드미트리(마담 D의 아들)가 변호사와 만나는 장면에서도 그의 차갑고 굳은 표정을 정면으로 잡고 그 뒤로 아치형으로 떨어지는 지붕의 대칭, 책장의 대칭 등 정면과 대칭의 구도를 사용하여 미장센을 완성했다.

액자 속 인물들

   
 

이 영화의 카메라 연출법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화면에 여유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근접한 거리에서 촬영하거나, 혹은 멀리서 찍더라도 화면 속 사물이나 인물들을 밀도 있게 배치해서 화면을 꽉 차보이게 만든다. 그것의 가장 큰 예는 바로 액자 식 구성이다. 인물이나 사물을 액자와 같이 어떠한 틀 속에 넣고 화면의 밀도를 높인다. 액자 속 인물들은 명화의 주인공이 된 듯, 앵글 속의 또 하나의 앵글로 이목집중의 효과를 가졌다.

03. 작지만 중요한 소품
영화의 분위기를 더해주는 소품,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는 분위기를 더해주는 것뿐 아니라 서사적으로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분홍색 박스에 포장되어 오는 멘델 케이크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보기에도 좋은 소품으로서의 역할과 동시에 구스타브를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열쇠였다.

   
 

영화 속에 나오는 ‘사과를 든 소년’은 요하네스 반 호이틀 이라는 가상의 인물에게서 탄생한 작품이다. 피카소나 마네의 소년처럼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명화를 가져다 놓은 듯하다. 극 중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칭송받으며 에곤 쉴레 풍의 그림보다도 더 값어치 있게 평가된다. 연출자의 말을 빌리자면 자신은 한스 홀바인을 좋아하며, 그의 그림을 참고해 이런 명화를 만들어 냈다고 했다. 이 영화 속 명화는 영화 내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또한 소품 이상의 역할을 해 냈다.

영화의 연출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감독이 신경 쓴 의도를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 이유는 영화가 회화, 문학, 음악과 같이 하나의 주된 감각을 바탕으로 하는 예술이 아닌 종합 예술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문학과 같이 언어 매체만을 이용하는 예술에서 은유나 상징을 사용한다면 우리는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미장센도 여기 해당하는 대표적 예 이다. 우리는 시각적 요소가 주는 은유와 상징을 읽어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게다가 영화는 미장센 뿐 아니라 더 많은 감각적 요소를 가지고 연출을 하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미장센이 미치는 큰 영향을 이해하고 자꾸 보려고 노력한다면 우리는 원래 우리가 알던 영화에서 느끼는 감동보다도 더 큰 것을 느끼고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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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나
press@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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