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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캐쳐> 존 듀폰은 왜 방아쇠를 당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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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폭스캐처>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강규일] 1984년 미국 LA에서는 제23회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 개최되었다. 레슬링 경기 74kg 급에서는 데이브 슐츠가, 82kg급에서는 마크 슐츠가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크(채닝 테이텀)는 금메달을 땄음에도 불구하고 변변치 못한 삶을 벗어나지 못하며 그저 묵묵히 레슬링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 화학 재벌 “듀폰(Du pont)”가의 상속인인 존 듀폰(스티브 카렐)이 자신의 팀인 “폭스캐처”로 들어오라는 제안을 한다. 지금보다 훨씬 좋은 환경이니 마크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마크는 형인 데이브(마크 러팔로)를 떠나 여우가 그려진 “폭스캐처”의 옷을 입고 세계선수권대회와 서울올림픽을 준비하게 된다. 마크와 존은 아버지와 아들 또는 친구 못지 않은 관계로 발전하지만, 점차 둘 사이의 틈이 벌어진다. 이후 존 듀폰은 마크의 형인 데이브를 어렵게 코치로 영입하게 된다. 마크와 존 사이의 갈라진 틈새로 발을 들인 데이브는 존의 광기에 의해 죽음을 당하게 된다. ‘존 듀폰’ 케이스라 불리게 된 이 사건은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고 존 듀폰의 범행동기는 밝혀지지 않은채 감옥으로 수감됐다. 존 듀폰은 2010년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존은 왜 방아쇠를 당겼을까?

   
▲ 프란시스코 고야의 <사투르누스>

사투르누스가 ​자신의 아들을 잡아먹고 있는 걸 묘사한 이 그림은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이다. 그리스신화에서는 제우스의 아버지로 크로노스라 불리운다. 사투르누스는 태어난 아들 중 한 명에게 왕좌를 빼앗길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자신의 아들을 차례로 잡아먹는다.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사투르누스의 상징성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 단순한 신화 속 이야기를 떠나 인간성의 타락, 전쟁의 폭력성,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 간의 갈등으로 묘사된 사투르누스라는 의견들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 그림은 실제 존 듀폰의 광기와도 닮은 꼴이다. ​존 듀폰은 코카인이라는 환각제를 마크에게도 권유한다. 마크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고작 코카인일 뿐이야”라는 말 한마디로 어렵지 않게 유혹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올림픽에 참여하여 함께 금메달을 획득하고자 했던 그들에게 환각제와 술은 파멸의 시작이었다.

과거를 살펴보면, 존의 고조할아버지인 E.I 듀폰은 1802년 화약공장을 세웠고 남북전쟁과 1차대전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통해 떼돈을 벌었다고 한다. 존은 자신이 살고 있는 대저택에 관할경찰들이 사격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일정한 영역도 내주었다. 또한 집안에서 자신이 구매한 장갑차를 운전하며 함께 구매한 기관포로 토끼와 여우에게 총질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존의 광기와 폭력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모습들이다. 

 

   
▲ 영화의 한 장면. 존 듀폰.

그렇다면, 존은 왜 데이브 슐츠에게 방아쇠를 당긴 것일까? 존은 존의 엄마인 진 듀폰(바네사 레드그레이브)과의 갈등이 있었다. 친구가 없는 존에게 친구가 되어달라며 운전기사 아들에게 돈을 쥐어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시작된 엄마 진 듀폰과의 갈등은 진 듀폰이 88세가 되어 갑작스럽게 숨진 그 시간까지 계속되었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던 엄마 앞에서 어설픈 레슬링 기술을 선보이고 엄마가 죽자 엄마가 사랑하던 말들을 마굿간에서 내쫓기도 한다.
 

   
▲ 영화의 한 장면. 마크와 데이브.

반면 데이브는 동생인 마크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인정한다. 무너져가는 마크를 보며 다시 일으켜세우고 때로는 엄마같이 때로는 친구같이 그를 챙기곤 한다. 이런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존 듀폰에게는 때론 엄마 같은 때론 친구 같은 존재가 필요했을 것이다. 친구처럼 대했던 마크가 사라지고 엄마마저 세상을 떠난 후 데이브를 찾아갔지만 데이브는 가족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셀수도 없을만큼의 돈이 있지만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는 철저하게 혼자가 되었다. 마크와 같은 친구도 될 수 없고 자신을 레슬링 코치로서 인정하지도 않는 데이브의 존재가 증오의 대상이 된셈이다. 존의 광기와 폭력성은 방아쇠를 당기며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파멸로 이어졌다.  

영화 속에서 존 듀폰을 연기한 배우는 스티브 카렐이다. ‘에반 올마이티’나 ‘댄인러브’, ‘겟스마트’와 같은 영화에서 코믹한 연기를 펼쳤던 배우다. ​스티브 카렐은 코믹 요소를 모두 버린 채 훌륭하게 연기 변신을 소화해냈다. <폭스캐쳐>는 제87회 아카데미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분장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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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일 기자
louis1st@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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