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인도로 가는길

정인채 조회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디아티스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영화 <김종욱 찾기>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대체 인도가 어떤 곳이길래.”

   
▲ 인도의 어느 수행자

지구상의 모든 다양함을 포괄하는 나라 인도. 추산되는 인구만 12억명에 달하는 인도는 다신교인 힌두교를 위시하여 무슬림, 시크, 자이나, 불교, 기독교 등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종교가 공존하고, 약 800개의 언어가 존재하며, 지역 방언까지 감안할 경우 약 2000여개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길을 나서면 경적 소리가 가득한 도로를 고급 승용차에서부터 인도 서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릭샤, 자전거와 행인 그리고 온갖 동물까지 뒤엉켜 있고, 거리에는 부랑자가 넘친다. 사회간접자본이 수요에 못미쳐 하루에도 수차례 정전이 되고, GDP 1,500달러에 불과한 저소득 국가로 전체 인구 90%의 평균 일일 소비가 2달러 미만이지만 손에는 각자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며 부유한 사람들의 경제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빈부의 격차가 크다. 종교 갈등과 분쟁은 끊임없고, 태어날 때부터 주홍글씨처럼 물려받은 계급은 낙인처럼 평생을 따라가며 불평등과 부조리를 대물림한다. 한편 춤과 노래로 대변되는 영화를 사랑하는 인도인들은 한해 약 30억 명 이상이 극장을 찾고, 제작되는 영화만 해도 연 1200편이 넘는다. 그 외에도 무수한 모습을 가진 인도는 양극단을 오가는 알쏭달쏭한 곳이다. 인크레더블 인디아는 감탄의 표현이 아니라 경악의 의미할지도 모르겠다. 마치 거대한 용광로처럼 이 모든 것이 인도라는 두 글자에 내포되어 있다. 

감탄 혹은 경악을 떠나 우리는 수많은 이들에게 삶의 영감과 더불어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곳 인도를 인생에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진다. 

인도, 만약 여행 중에 누군가와 마주친다면 무언가 사연이 있을 것만 같지 않은가. 

혹자는 인도를 일반화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도는 태생적으로 정리 요약이 불가능한 나라다. 애초부터 인도라는 국가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에야 한 국가로 성립되었다. 식민시대 이전에는 사실상 메주가 되기 전의 콩과도 같았던 것이다. 21세기가 된 지금도 과거의 모습은 여전하다. 법적으로 카스트 계급이 금지되었지만 출신 지역과 이름이 곧 계급을 의미한다. 여전히 소작농은 지주에게 착취 당하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도시의 빈민가로 몰려든다. 여성들의 교육 수준과 지위가 높아졌음에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여전히 불평등하다.  젊은이들은 마음에 맞는 이성과 연애는 하지만 거기까지일 뿐이다. 다른 카스트 간의 결혼은 집안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힌다. 집안이 정해준 상대방과 결혼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밖에도 인도에 대해서 표현하자면 끝이 없다. 어쩌면 바로 이렇게 끝없이 새로운 모습에 인도 여행자들은 감탄하는지도 모른다. 세계의 다른 모든 곳을 가야 접할 수 있는 것을 인도 한 곳에서 모두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쉽지 않은 여로는 심지어 어느 정도의 모험심도 자극한다. 식민지 시절 만들어진 낡은 열차 시스템은 심지어 하루 이상 연착되기도 하고, 플랫폼은 수시로 바뀌어 열차를 놓치거나 잘못 타게 되기도 한다. 위험해 보이기도 하지만 절망적인 순간에는 또 나름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탐험을 제외한 여행의 등급으로 보면 중상급 레벨? 그렇기에 선진국을 먼저 여행해본 사람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곳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첫 여행이 인도였다면 웬만한 곳에서는 기죽지 않는 여행자가 될 것이다. 

   
▲ 인도 찬드 바우리 by 정인채

인도는 유적지의 측면에서도 매우 풍부하다. 찾아가는 길이 고생스러울 수 있지만 아직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장소도 많다. 도시의 인도인들은 때로 영악하게 굴려고 하지만 속이 훤히 보여 속아주기도 쉽지 않다. 대도시에서 떨어질수록 눈으로 보기만 해도 가슴이 떨리는 풍경을 마주하게 되며 아직도 여전히 저렴한 예산으로 가치 있는 여행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평소 한국에서 어떠한 종교를 믿어온 것과는 관계없이 인도인의 종교 성지에서는 인생의 종교를 몸으로 접하게 된다. 종교의 나라에서 종교를 제외할 수 없다. 이국의 오묘한 종교를 통한 배움과 깨달음은 종교를 떠난 보편적인 진리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또한 단지 인도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 속의 불편한 진실을 접하게 되면서 사물의 단면이 아닌 이면을 볼 수 있는 시각을 얻게 해준다. 이는 포용을 핵심으로 하는 힌두이즘의 근간 속에서 살아가는 인도인들의 정신세계인 동시에 무덥고, 불편한 환경 속에서 생존하는 그들의 지혜다. 좀 더 유연해지는 것이다. 어쩌면 내 인생과 삶 그리고 타인의 그것까지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지 모른다. 비록 인도를 떠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지만 말이다.

인도 여행을 계속할 때, 다소 험난한 여정이기 때문에 각종 필수품 등 준비물도 잘 챙겨야 하겠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여행 루트의 결정이다. 물론 여행에서 목적지 자체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행 자체의 여유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는 방대한 곳이고 뚜렷한 목표 의식이 없다면 무의미하게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는 곳이다. 여행에서 일정이 어긋난다면 과감히 포기하고 몇몇 곳을 보다 충실히 경험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전반적인 차질을 빚으면 곤란하다. 인도 전체를 보면 그 무궁무진한 경험과 볼거리를 놓치고 돌아간다는 것은 곧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다. 헤르만 헤세가 남인도 여행만으로 인도 기행을 썼다고 해서 델리-자이푸르-아그라를 다녀온 뒤 인도를 다녀왔노라 말하기는 아쉽다. 

11월 말부터 여행 성수기다. 학생들이 배낭여행하기 좋은 시기이기도 하지만 비교적 덥지 않고 우기도 끝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항공권도 구하기 어렵고 비용은 더 들겠다. 인도는 비자 받는 수준이 거의 미국 이상의 수준이므로 일정 계획과 더불어 10월부터 준비하더라도 무척 늦다. 가급적이면 9월부터 차근히 준비하여 12월에 출발하는 것이 정석이다. 특히 일정에 따라 분명한 테마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약 한 달 반이면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북부와 남부를 일주해 볼 수 있다. 또한 겨울철에는 다소 바람직하지 않지만 델리를 거점으로 황금 삼각지(델리-아그라-자이푸르)를 기본으로 북부 여행(하리드와르, 리쉬께쉬, 나이니딸, 심라, 레 등)을 하는 것도 멀리 히말라야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 잘 알려지지 않는 곳도 수고롭더라도 여행 일정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유명 관광지는 어수선한 것이 여타 여행지와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가령 자이푸르에서 좀 떨어져 위치한 찬드바우리는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적지로 거대 우물인데, 실제 그 풍경은 흙 속의 진주를 떠올리게 한다. 찬드가 달, 바우리가 우물이다.  

   
▲ 인도 리쉬께쉬 by 정인채

체류 예정 일정이 짧다면 델리-바라나시 간의 구간으로 성지 순례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고, 일정에 따라 카마수트라의 본고장인 카주라호, 석가모니의 부드 가야 등도 염두해 두면 좋다. 혹은 서부 라자스탄의 사막 지대를 중심으로 낙타 사파리를 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시간이 있다면 반드시 남부로 내려가기를 권한다. 인도는 북부와 남부가 확연히 다르다. 장거리 기차를 타고 내려가면서 서서히 바뀌어가는 역 간판의 문자와 끝없이 이어지는 지평선을 바라보는 것은 조그만 반도국에서 태어난 우리에게는 더욱이 인생의 한순간을 만들어줄 것이다. 대륙은 넓다. 그리고 우리의 시야도 넓어질 수 있다. 또한 남인도는 북부와 다른 모습이다. 인종과 자연 풍경이 그러하다. 사원 또한 이색적이다. 원래 남인도가 인도의 토착민들이다. 그들은 정복자들에게 밀려 남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기독교가 전파되었고, 교육이 비교적 보편화되어 문맹률이 적다. 그리고 인도의 최남단의 깐냐꾸마리는 인도인들의 종교 성지인 동시에 인도양, 벵갈만, 아라비해가 만나는 지점이다. 이렇게 남부까지 갈 수 있다면 이제 돌아오는 길은 고생 끝 낙원이다. 당장 깐냐꾸마리에서 트리반드롬을 통해 코발람 비치로 가면 해안가에서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거슬러 올라가 고아에 다다르면 그야말로 신선놀음을 할 수 있다. 고아는 과거 포르투갈령이었고, 유럽인들의 휴양지이기 때문에 인도의 북부와는 다르게 먹거리가 풍부하다. 북부에서 닭고기 외에는 육류 섭취가 어려웠다면 고아에서 지친 몸을 다스리고 주린 배를 채울 수 있다 일주일 정도 고아에서 쉰다면 인도 여행을 통해 풍성한 볼거리도 보고 여유있게 휴양도 다녀온 셈이 된다. 그리고 뭄바이로 가고, 시간이 된다면 아우랑가바드의 유적지를 가본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볼거리보다는 다른 측면에서 인도여행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유적지를 찾아다니기보다는 콜카타에 가서 봉사활동을 해보는 것도 뜻깊은 경험이다.

기본적으로 일주를 하려면 델리로 입국하여 뭄바이로 나가는 것이 좋다. 아주 짧은 기간에 북부 여행을 한다면 국내선 여객기와 택시, 기차를 적절히 섞어 이용하면 좋다. 짧은 시간에 남부까지 내려가고 싶다면 가급적 뭄바이에서 들어와 남부에 집중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만약 델리로 들어와 단기간에 남부로 내려가자면 자이푸르, 아그라 등 델리 주변의 도시들은 여행하되, 라자스탄이나 델리 이북의 도시는 포기하는 것이 좋고, 델리-뭄바이를 기본 동선으로 하는 게 좋다.                       

라자스탄의 지방역에서 연착된 기차를 기다리다가 잘못 탄 후, 어딘지 알 수 없는 지방도시에서 발이 묶인 채 뭄바이행 기차에 무임 승차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인도는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물론 편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 만큼 일생의 추억을 얻고 돌아갈 것임에는 분명하다.

관련 기사

author-img
정인채
strawpo@theartist.co.kr

[칼럼] 랭킹 뉴스

  • 당신의 관념을 인버전할 테넷
  • 세계로 나아간 한국영화 Choice 5
  • 2019년 한국영화계 키워드 Choice 5
  • 제40회 청룡영화상 주요 부분 수상 예상 Choice 5 (인물 부문)
  • 여성이 주도한 한국영화 Choice 5
  • 나는 사물이 되고 싶다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전성기에 100억 벌었는데…한달 2억까지 소비해서 금방 탕진한 연예인
    전성기에 100억 벌었는데…한달 2억까지 소비해서 금방 탕진한 연예인
  •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텔레그램 통해 벌이고 있는 섬뜩한 신종 범죄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텔레그램 통해 벌이고 있는 섬뜩한 신종 범죄
  • 현재 해외에서 한국인 피부를 갖고 논란이 된 이유
    현재 해외에서 한국인 피부를 갖고 논란이 된 이유
  • 한국에서는 평범한데…北 평양 고위층만 쓴다는 귀한 생필품의 실체
    한국에서는 평범한데…北 평양 고위층만 쓴다는 귀한 생필품의 실체
  • 방송일 하기전 SM으로 부터 소녀시대 제안 받은 기상 캐스터
    방송일 하기전 SM으로 부터 소녀시대 제안 받은 기상 캐스터
  • 아버지가 저지른 사기 사건의 공범으로 몰린 여자 아이돌
    아버지가 저지른 사기 사건의 공범으로 몰린 여자 아이돌
  • 100kg 넘던 여고생에서 현재는 화제의 몸짱 글래머 의사로 유명한 이분
    100kg 넘던 여고생에서 현재는 화제의 몸짱 글래머 의사로 유명한 이분
  • 사진 1장에 낚여 하와이에서 사기 결혼한 1,000명의 한국 여성들이 한 일
    사진 1장에 낚여 하와이에서 사기 결혼한 1,000명의 한국 여성들이 한 일

공유하기

[cosmosfarm_share_buttons url="https://theartist.co.kr" title="디아티스트" align="center"]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