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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의 불안 그리고 산드라의 내면

강규일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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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강규일] ​뭉크는 노르웨이 출신의 화가다. 1893년 ‘절규’라는 작품은 뭉크 자신의 내면적 고통을 그려낸 것으로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해질녘 뭉크는 약간의 우울함을 느꼈고 그 때의 하늘은 핏빛으로 물들며 순간 죽을 것만 같은 피로감으로 난간에 기댔다고 한다. 뭉크의 친구들은 그대로 걸어갔고 뭉크 자신은 그 자리에 두려움에 떨며 서있었다고 했다. 이는 뭉크의 일기 중에서 나온 이야기다. 뭉크의 ‘절규’는 내면의 세계를 절묘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내일을 위한 시간>, 내면에 담긴 절규, 세상이 주는 불안

   
▲ 에드바르 뭉크, <불안> 1896년 작품

마리옹 꼬띠아르가 산드라의 불안한 내면을 아주 절제있게 연기한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을 보다가 뭉크의 작품을 떠올렸다. 앞서 언급한 뭉크의 ‘절규’ 그리고 ‘불안’이라는 작품이다.
에드바르 뭉크라면 ‘절규’라는 작품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뭉크의 ​1896년 작품인 ‘불안’은 고조된 긴장감과 불안감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작품이다. 특히 불안감에 빠져있는듯한 사람들 뒤로 그려진 곡선들은 ‘절규’에서도 등장하며 보다 긴장된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 ‘절규’와 ‘불안’ 등 뭉크의 2가지 작품은 ‘내일을 위한 시간’ 속 산드라의 내면이었다.

잘 다니고 있던 회사에서 갑자기 해고를 당해야만 했던 산드라(마리옹 꼬띠아르)의 기분은 어떨까? 영화는 다시금 일자리를 찾기 위해 2일의 낮과 1일의 밤이라는 짧은 시간을 힘들게 겪어야만 했던 산드라의 입장으로 그려졌다. 그렇다. 산드라는 해고를 당했다. 그리고 다시 일자리를 찾고자 한다. 그녀를 옆에서 돕는 줄리엣이 산드라의 복직을 위한 재투표를 사장에게 제의하고 어렵게 받아들여진다.​ 산드라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에 좌절하고 눈물을 흘린다. 더구나 시도 때도 없이 의지하게 되는 작은 알약들은 두려움에 우울증에 시달리는 산드라는 제대로 치유해주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다. 가족처럼 일하던 동료들이 보너스라는 명목으로 혹은 또 다른 계기로 인해 자신을 버렸다는 것에 대한 눈물과 불안감은 그 의미가 더 크다. ​부당한 세상을 향해 소리 치고 싶은 산드라의 마음은 뭉크의 ‘절규’에서 재투표를 앞두고 ‘불안’으로 이어진다.

산드라가 다시금 일자리를 찾기 위해선 과반수 이상의 득표가 필요하다. 산드라는 과반수 이상의 표를 위해 동료들을 한명한명 찾아가 설득을 하게 된다. “난 보너스가 필요해” 라고 말하는 동료들을 뒤로 한채 아무렇지 않은듯 발길을 돌리지만, 그녀의 뒷모습은 정면이 아닌 바닥을 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난 니 편이야. 너에게 투표할께”라고 말하는 동료들 앞에서는 환하게 웃고 있지만 그 미소는 오래 가지 않는다. 산드라의 마음은 그저 초조하고 불안할 뿐이다. 

   
▲ 영화 중 한장면, 불안해하는 산드라

​산드라가 자신의 내면을 그림으로 그렸다면, 뭉크의 작품들처럼 어둡고 우울한 모습들이 그려지지 않았을까? 산드라의 내면과 더불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자본주의다. 누군가의 생계보다 보너스가 더 중요했던 산드라의 동료들은 그녀를 더욱 밀어낸다. 보너스라는 자본주의의 힘은 그들은 연대하게 만들었다.

​앞으로를 위한 시간 그리고 희망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포스터

산드라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그녀를 절규와 불안에서 허우적거리게 만들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 다는 말처럼 산드라는 절규와 불안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져갔다. 영화 마지막 신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산드라의 얼굴에 비로소 미소를 안겨준다. 그리고 그녀는 말한다. 잘 싸웠다고. 재투표를 앞두고 모든 것을 과감하게 버린 산드라는 안도감과 편안함에 휩싸인다. 그녀가의 “잘 싸웠다”라는 말 한마디 뒤에는 새로운 세상과 부딪힐 수 있다는 자신감 같은 것이 숨겨져있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돌아간다. 바닥만 쳐다봤던 그녀가 앞을 향해 걸어가며 영화가 마무리 된다. 
영화의 연출로 메가폰을 잡은 다르덴 형제는 불안감 속에서 자본주의와 투쟁하는 여성의 힘을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다만, 변하지 않는 세상 속에서 누군가를 위한 희망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것은 누군가를 향한 동정도 아니고 사랑도 아니다. 단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손을 내미는 것 뿐. 바로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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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일 기자
louis1st@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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