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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love 클로드 모네와 까미유 모네

송지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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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드 모네의 자화상

[THE ARTIST 매거진=송지원 에디터] 자신의 연인을 많이 그린 화가로는 누가 있을까? 화가, 클로드 모네. 그는 아내 까미유를 매우 사랑하여 그녀를 뮤즈이자 모델로 삼은 그림을 많이 그렸고 덕분에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작품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 모네의 작품 중 임종을 그린 낯설고 생소한 작품이 하나 있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푸른빛의 어두운 그림, 창백하고 아파보이는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그가 아내의 임종을 지켜보며 그린 작품, <까미유의 임종>이다. 이 우울해 보이는 작품이 <수련>으로 유명한 모네의 작품이라니. 평생 동안 많은 따뜻한 그림을 그렸던 그가 왜 사랑하는 아내의 모습을 이토록 우울하고 어두운 그림으로 남긴 것일까. 모네는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관찰’한 것일까. 왜 바라보고만 있어도 아픈 임종의 순간을 그림으로 남기고자 했을까.

클로드 모네는 부유한 가정의 아들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잘나가는 화가는 아니었으나 집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생활했으므로 크게 어려운 것 없이 화가로서의 삶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화가로서 크게 불행할 것도 부족할 것도 없는 삶을 살아가던 어느 날, 친구가 그림 모델을 구하는 자리에 함께 갔다가 까미유 동슈라는 아주 매력적인 모델을 만나게 된다. 젊은 청년이었던 모네는 까미유에게 첫눈에 반했다. 그는 까미유를 자주 그렸다. 실제로 이쯤에는 거의 까미유 만을 그리려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가 그린 까미유의 그림을 보면 하나같이 색이 밝고 전체적인 배경이 따스하다. 이후에 그는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그림도 그리는데 이 그림들에서도 역시 밝은 색채가 주는 생기발랄함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의 작품 속 색감과 아내, 그리고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림에 가득 담긴 그의 사랑이 느껴지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그림에서도 느껴지듯이 까미유와 모네는 서로 매우 사랑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느 예술가들의 사랑이 힘들 듯이 이번에도 상황은 둘의 사랑을 마냥 행복하게 놔두지 않았다. 모네의 아버지는 직업 모델인 까미유를 싫어했다. 때문에 둘의 결혼을 격렬하게 반대하며 경제적 지원을 가지고 모네의 마음을 돌리려 했다. 그러나 모네는 이를 듣지 않았고 그의 아버지는 모든 경제적인 지원을 끊어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가난하고 힘든 생활을 겪게 되었지만 모네는 다시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아버지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화가로서 편하게 작업하며 살 수 있는 윤택한 삶이 아닌 가난하고 힘들어도 사랑하는 까미유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 클로드 모네, <양귀비 꽃>

사랑에 빠진 모네는 삶이 가난하고 힘들어진 후에도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을 꾸준히 그림에 담았다. 이 시기 아내와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따뜻하고 예쁜 그림들이 그려졌다. 그림에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과 사랑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일까. 불행 중 다행으로 모네의 작품은 인기를 얻었다. 모네의 그림 값은 점점 올랐고 그는 곧 돈을 꽤 많이 벌게 되었다.

그러나 너무 갑작스럽게 큰돈을 만졌기 때문일까, 모네의 경제관념은 형편없었다. 그는 사치품에 돈을 쓰기 시작했고 까미유를 위한 가정부까지 고용했다. 그는 곧 돈을 다 써버렸고 그들 부부는 다시 가난해졌다. 까미유는 몸이 아팠지만 치료비가 없어 앓아야 했다. 모네는 자신의 물건뿐 아니라 선물했던 시계마저 팔아가며 까미유의 병을 고치고자 애썼지만 이는 약값을 대기에도 역부족이었다. 약은커녕 먹을 빵이 없어 굶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당시 모네는 부르주아 풍의 화려한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르누아르와 친했는데 가난한 것으로 유명한 르누아르가 이 부부를 만나러 가면 바게트 빵을 나누어 주려고 했을 정도로 가난했다고 한다.

유복함과 행복이 지나가고 모네와 까미유에게는 불행한 현실이 남았다. 모네는 계속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까미유와 아이들을 그렸고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은 여전히 따뜻하고 밝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이들의 불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까미유는 힘든 생활의 여파로 건강이 악화되었고 결국 암에 걸려 몸져눕게 되었다. 남편인 모네는 물론이고 이쯤 알게 된 친절한 부인이 정성스레 간병을 해주었으나 까미유는 결국 암을 치료하지 못하고 임종을 맞이하게 된다. 가장 사랑했던 아내 까미유가 죽어가는 것을 보며 모네는 슬픔과 절망에 빠진다. 손도 써볼 수 없는 상황에서 아내를 지켜보던 모네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죽어가는 아내의 마지막 모습을 그림에 담기 위해서.

   
▲ 클로드 모네,<까미유의 임종>

다음은 작품 <아내의 임종>에 대한 클레망소와의 대화에서 모네가 한 말이라고 한다.

“당신의 말이 얼마나 정확한지 모릅니다. 어쩌면 그것은 내 삶의 강박관념이자 기쁨이고 번민일 것입니다. 어느 날, 무척 사랑했던 사람이 죽어가는 침대주변에서 그녀의 비극적인 관자놀이에 나의 눈을 고정시킨 채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그녀의 얼굴에 죽음이 드리워지면서 점점 창백해지는 것을 내 스스로가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는 놀랐습니다. 푸른색과 노란색, 그리고 회색의 색조들로부터 나는 무엇을 알게 되었을까요? 우리의 곁을 영원히 떠나려고 하는 사람의 마지막 순간을 재현하고자 하는 욕망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일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그토록 아꼈던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붙잡으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먼저 변화하는 그녀의 얼굴빛에 대한 전율이 기질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사적으로 나의 일상적인 삶의 흐름이 다시 회복되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속에 빨려들 수 없었습니다.”

결국 최고의 연인이자 뮤즈였던 까미유는 마지막까지 모네의 모델로서 모네가 지켜보는 앞에서 숨을 거둔다. 이후 모네는 까미유를 간병해주었던 부인과 재혼을 하지만 까미유를 잊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재혼 후 부인을 그린 그림은 이전에 그렸던 까미유의 초상화와 매우 비슷한데 작품의 주인공인 여자 모델의 얼굴이 뭉개진 채 잘 알아볼 수 없게 그려져 있다. 이에 대해서는 그리움 때문에 비슷한 그림을 그렸지만 까미유와 너무 닮은 부인의 얼굴을 보고 까미유가 떠올랐기 때문에 차마 이를 그려 넣을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모네는 자신이 누릴 수 있었던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까미유의 곁을 지키며 평생 그녀를 모델로 그림을 그렸고 그녀가 죽는 순간까지도 그림으로 그려주고자 했다. 게다가 그녀가 죽고 나서도 그림을 그릴 때 그녀를 잊지 못했다고 하니 과연 까미유가 모네의 진정한 뮤즈였다는 데에 누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까.

모네는 안락함을 포기하면서 까미유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까미유는 모네에게 영원한 연인이자 뮤즈가 되어 주었다. 이들의 사랑은 보기만 해도 따스하고 기분 좋은 그림들 혹은 그들이 느꼈을 외로움이나 행복감 등의 감정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들을 남겼고 오늘날의 우리는 이 아름다운 작품들을 보며 많은 위안을 받고 따스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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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원
jiwon9@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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