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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소개하다 <디자인 전시공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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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IST 매거진=김소형 에디터]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게 되는 형태의 예술은 무엇일까? 우리의 삶 깊숙이 침투해서 어느새 예술인지도 인지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바로 실용성을 갖춘 예술, 디자인이다. 우리의 일상에 다양한 형태로 녹아들어 있는 디자인은 일종의 ‘생계밀착형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을 소개하다]는 공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공대생 아트 에디터가 그 둘의 교집합인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비정기 시리즈물이다.

디자인 전시공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지난 3월 21일 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는 얼마 전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최근 특별한 데이트 장소로 떠오르고 있기도 한 ‘HOT’한 장소이다. 이곳은 찾아오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DDP의 매끈한 곡선의 은회색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이 건물은 밝은 낮에 햇빛을 반사하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밤이 되면 바닥과 건물 곳곳의 조명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정말 매력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DDP가 그 외관만큼 매력적인 콘텐츠들로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살펴보기로 하자.

   
 

DDP에서는 개관 이래로 다양한 주제의 유·무료 전시들이 진행되었다. 전시는 새로운 아이디어, 퍼포먼스, 신제품 등을 알리는 공간인 ‘알림터’와 다양한 형태의 경험을 통해 디자인 트렌드와 콘텐츠 등을 배우는 ‘배움터’, 두 곳에서 관람할 수 있다. DDP에서 전시 관람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무료 전시의 경우 부담 없이 즐기기 좋지만, 유료 전시들이 저렴한 편은 아니어서 딱히 관심 있는 주제가 아니라면 굳이 보지 않아도 무방하다. 만일 전시 관람을 원한다면 유료전시의 경우 소셜커머스를 통해 더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도 있으니 미리 찾아보길 바란다.

현재 DDP에서는 별에서 온 그대 체험전, WETA 판타지 전시, 트랜스포머 30주년 전시, 간송문화전이 진행 중이다. 주로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과 가족이 함께 가볍게 즐길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특히나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WETA 판타지 전시는 뛰어난 디테일을 자랑하니 관람을 추천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어린아이와 함께 보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일반 성인들이 관람하기에 만족스러울 내용은 아닌 듯하다. 전시에 대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왔다면 실망할 수 있으니 참고할 것. 하지만 과거 전시와 차후 예정 중인 전시 목록을 보면 항상 모든 전시가 그렇지는 않은 듯하니 나중을 노려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DDP에는 디자인 장터라는 이름의 쇼핑공간이 마련되어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이어지고 전시장들과 인접한 곳에 있어서 사람들이 매우 찾기 쉽다. 그러나 DDP를 처음 방문했을 때, ‘디자인 장터’라는 이름을 보고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홍대 상상마당의 디자인 스퀘어와 같은 공간을 기대하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이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디자인 장터의 문을 열었을 때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디자인된 상품들이 아닌, 깔끔하게 디자인된 외관의 편의점, 음식점, 화장품 가게들이다. 만일 이와 같은 경험을 하고 실망감을 안은 채로 그냥 DDP를 나왔다면, 반드시 다시 가보는 것을 권한다. 당신이 원하던 공간은 디자인 장터가 아니라 바로 ‘살림터’이기 때문이다.

전시를 관람하지 않더라도, 살림터 구경만으로 DDP를 올 이유는 충분하다. 또, DDP에 방문했다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코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위치가 알림터와 배움터에 비해 잘 눈에 띄지 않아 생각보다 존재를 모르고 지나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가 아닌 2번 출구로 나온다면 바로 살림터와 이어진다. 살림터에서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들어선 디자인&아트샵을 만날 수 있다. 디자인 전공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마음마저 설레게 만드는 개성 넘치는 상품들이 즐비하다. 워낙 넓다 보니 모든 샵을 구경하기 위해선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두고 둘러보길 바란다.

   
 

살림 1관은 누구나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는 대중적인 디자인 브랜드들로 이루어져 있고 살림 2관은 전문가와 마니아를 위한 보다 전문적인 공간이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브랜드들이 입점할 계획이라고 하니 더 기대된다. 또한, 살림 1관 입구에 들어서면 우측에 자리한 디자인 전문 서점 심지(SIMJI)에서는 국내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전문 서적들을 구할 수 있으니 건축, 디자인, 미술, 사진, 패션 전공 학생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평소에 자주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디자인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지만 아직은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인지 세련된 외관과 그 크기에 비해서 알맹이가 부실한 듯한 느낌이다. 아직 계획한 시설들이 전부 자리 잡은 것은 아니어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일 것 같기는 하나 넓고 깔끔하다는 느낌보다는 다소 허전하다는 생각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넓은 공간을 알차게 채워줄 다양한 콘텐츠들이 빨리 들어섰으면 한다.

특히, 디자인놀이터와 같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체험 공간은 따로 마련돼 있는 데 반해 성인을 위한 체험 공간이 현저히 부족하다. 전시실 사이의 통로, 휴식공간이자 체험전시공간이라던 디자인 둘레길은 재밌는 모양의 의자들을 제외하면 특별한 것이 없는 그냥 통로일 뿐이다. 어린아이에게만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활동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디자인을 능동적으로 체험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전시 관람, 디자인 상품 구경 등을 넘어서는 다양한 볼거리, 만질거리가 필요하다.

또한, DDP의 특이한 구조 때문에 관람객들을 위한 지도가 준비되어있지만 알아보기 힘들어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많다. 친절한 표지판이나 좀 더 알아보기 쉬운 지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몇 가지 아쉬움이 남지만, 대중과 가까운 곳에서 디자인을 소개하는 문화·휴식공간이라는 점에서 DDP가 앞으로 조금씩 변화시켜 나갈 새로운 문화 트렌드가 기대되기도 한다. DDP가 지향하는 바처럼 꾸준한 개선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창조적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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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
sohyung@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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