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대가들의 숨겨진 판화

양지나 조회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디아티스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THE ARTIST 매거진=양지나 에디터]판화란 원래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목적보다는 복제기술로써 더 많이 쓰였다. 17세기 종교개혁에서도 군중에게 개혁의 내용을 퍼트리는데 판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사진의 발명과 함께 판화는 더 이상 복제기술로서는 무의미 해졌고 예술의 한 분야로써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많은 판화 작품들이 제작되며 다양한 판화 기법들이 발명되었다. 하지만 대중에게 아직 낯설고 생소한 분야로 인식되면서 다른 분야의 예술 표현들 보다 주목받지 못하는 경향이 생겼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유명 작가의 작품이 판화에서 비롯되었다면 어떨까? 낯설지 않은 작품을 통해 낯선 판화를 친근하게 다가가 보자.

앤디워홀, 실크 스크린과 마릴린 먼로

   
 

왜 앤디워홀의 작품은 똑같은 구도의 그림이 여럿일까?? 그 이유는 바로 판화에 있다. 판화는 한번 만들어놓은 판을 계속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구도의 그림이 여러 개 일 수 있는 것이다. 워홀의 마릴린 먼로를 보면 색상만 다르고 같은 구도의 그림들이다. 마릴린 먼로뿐만 아니라 마오쩌뚱, 캠벨수프 뚜껑도 그러하다. 만들어진 판을 사용하며 잉크만 다르게 하여 찍어낸 것이다. 그 중 워홀이 주로 사용했던 판화 기법은 실크 스크린이다. 실크스크린은 공판화에 해당하는 판화로써, 아주 작은 구멍이 뚫린 실크 같이 부드러운 천에 잉크를 밀어 넣어 찍는 방식이다. 한번 찍어 낼 때마다 같은 색상만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명암의 차이보다는 색상의 차이를 나타내기에 더 유용한 기법이다. 워홀의 작품들이 유독 화려하고 원색적인 까닭은 여기에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중성이 짙은 소재들을 골랐다. 그는 그 이전의 작가들과 달리 예술이 상업적이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이런 생각이 실크스크린이라는 기법과 맞물려 작품에서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originality를 중시하기보다는 여러 개의 작품들을 만들어 이곳저곳 자신의 작품이 걸리도록 했다.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판화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이다. 워홀은 실크스크린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대중에게 널리 알렸고 그로 인해 판화에 대한 인식도 더 넓어 질 수 있었다.

이철수, 목판화와 간결함의 미

   
 

현대 판화의 거장 이철수의 작품들을 보면 유독 간결하고 정갈하다. 그 이유는 목판화라는 판화의 특징 때문이다. 목판화는 날카로운 칼을 이용해 나무 판을 깎아 내며 작품을 만드는 기법이다. 칼을 사용해 나무판을 깎아야 하기 때문에 수채화와 같이 물의 농도에 따라 자연스러워 지는 작품보다는 간결하고 두꺼운 선이 두드러지는 작품에 더 용이하다. 이것은 곧 이철수 작품의 특징이기도 한데, 그는 이러한 목판의 특징을 본인 특유의 서정적인 작품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데 사용한다. 아낙네가 빨래를 하는 모습, 끝없는 들판이 이어지는 모습 등 그는 소재 하나를 택해 간결하게 표현하고 글귀를 적어 넣는 새로운 판화의 모습을 탄생시킨다. 그는 이런 일상적이고 소박한 소재들을 사용해 피폐해 지는 현대사회를 여유로움, 소박함이라는 자신만의 삶의 고찰을 통해 풀어낸다. 또한 장시간 앉아 인내심을 요하는 목판의 작업 과정이 그가 생각하는 삶의 철학과도 얼추 맞아 떨어진다. 그는 자신만의 작품으로 현대 판화를 한 단계 더 진화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가 한국 판화를 대표해 우리나라 판화에 대한 인식을 더욱 넓혀주기를 소망한다.

고야, 동판화의 어둠

   
 

스페인 화가였던 고야는 프랑스가 스페인을 침략하던 시절을 살았던 기구한 운명의 화가이다. 그는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참혹한 장면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전쟁의 참화’ 라는 판화 연작 집을 냈다. 고야는 그의 작품에서 전쟁의 실상을 표현하기 위해 참혹한 장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단색만을 사용했다. 이는 그가 사용한 동판화라는 판화기법의 특징이기도 하다. 동판화는 구리판에 날카로운 쇠로 새기는 방식이다. 구리라는 단단한 판을 파야하기 때문에 다른 판화 기법보다 깊이 있는 명암 표현이 가능하다. 때문에 고야의 작품도 단색만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수려한 깊이의 명암을 나타낼 수 있었다. 그는 또한 ‘카프리초스’라는 판화 연작 집을 내면서 인간의 추악함과 어둠을 표현하였다. 이 작품은 그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극에 달해 있을 시절에 탄생되었다. 작품 전체에 검은색만 사용되었고 그 이전의 그의 작품들과 달리 우울함이 가득 담겨있다. 그가 어두운 소재를 표현하는데 동판화라는 기법은 그의 작품을 더욱 빛내주는 요소였을 것이다. 비록 그의 인생의 막바지가 그의 작품처럼 어두웠을 지라도 그가 판화라는 분야에서 업적을 남기며 훗날 그에 대한 평가는 더욱 밝아질 수 있었다.

 판화라는 분야가 생소한 이유는 판화를 단순히 평면 표현 기법의 하나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판화도 다른 표현기법들 이상으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작가의 originality가 담긴 작품이 여러 장 탄생하는 것에서 부터 판이라는 재료에 의해 작품이 언제든지 재탄생 될 수 있다는 것 까지, 다른 분야와는 다른 무언가가 분명히 존재한다.

 판화가 발명된 이후로 다양한 작가들이 판화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위의 세 명의 작가 뿐 아니라 뒤러, 피카소, 알폰소 부하, 뭉크 등 우리가 잘 아는 작가들의 작품들도 판화로 제작되었다. 판화가 이런 대가들의 손을 타는 이유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판화만의 숨겨진 매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관련 기사

author-img
양지나
press@theartist.co.kr

댓글0

300

댓글0

[칼럼] 랭킹 뉴스

  • 당신의 관념을 인버전할 테넷
  • 세계로 나아간 한국영화 Choice 5
  • 2019년 한국영화계 키워드 Choice 5
  • 제40회 청룡영화상 주요 부분 수상 예상 Choice 5 (인물 부문)
  • 여성이 주도한 한국영화 Choice 5
  • 나는 사물이 되고 싶다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텔레그램 통해 벌이고 있는 섬뜩한 신종 범죄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텔레그램 통해 벌이고 있는 섬뜩한 신종 범죄
  • 현재 해외에서 한국인 피부를 갖고 논란이 된 이유
    현재 해외에서 한국인 피부를 갖고 논란이 된 이유
  • 한국에서는 평범한데…北 평양 고위층만 쓴다는 귀한 생필품의 실체
    한국에서는 평범한데…北 평양 고위층만 쓴다는 귀한 생필품의 실체
  • 방송일 하기전 SM으로 부터 소녀시대 제안 받은 기상 캐스터
    방송일 하기전 SM으로 부터 소녀시대 제안 받은 기상 캐스터
  • 아버지가 저지른 사기 사건의 공범으로 몰린 여자 아이돌
    아버지가 저지른 사기 사건의 공범으로 몰린 여자 아이돌
  • 100kg 넘던 여고생에서 현재는 화제의 몸짱 글래머 의사로 유명한 이분
    100kg 넘던 여고생에서 현재는 화제의 몸짱 글래머 의사로 유명한 이분
  • 사진 1장에 낚여 하와이에서 사기 결혼한 1,000명의 한국 여성들이 한 일
    사진 1장에 낚여 하와이에서 사기 결혼한 1,000명의 한국 여성들이 한 일
  • 심수봉 또 폭로 목격나와…이번에는 일반인에게 “비꼬며 훈계”
    심수봉 또 폭로 목격나와…이번에는 일반인에게 “비꼬며 훈계”

공유하기

[cosmosfarm_share_buttons url="https://theartist.co.kr" title="디아티스트" align="center"]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