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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샹과 낸시의 예술 대중화 : “전시장에 변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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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샹과 낸시의 예술 대중화 : “전시장에 변기라니?”

   
 

[THE ARTIST 매거진=양지나 에디터]1917년, 뉴욕의 한 전시회에 남자 소변기를 자신의 작품이라며 내놓은 작가가 있었다. 당연히 남자 소변기를 작품으로 인정해 줄 리가 없었고, 그 작품은 전시장 칸막이 뒤에 놓인 채로 전시가 끝날 때 까지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훗날 이 사건은 미술계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되었다. 이 유명한 사건의 작가, 마르셸 뒤샹은 남자 소변기 즉, ‘샘’이란 작품으로 예술에 대한 인식을 뒤집어 놓았다. 그 당시 예술은 피나는 창작과정을 통해 진정한 ‘미’를 추구하는 존엄하고 고귀한 작업이었다. 하지만 남자 소변기라니, 그것도 작가의 어떠한 창작과정도 들어가 있지 않은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에 서명만 한 상태로 작품으로 출품되었다. 말 그대로 그는 기성품을 자신의 예술 작품으로 ‘선택’한 것이다. 이 작품으로 인해 이제 예술은 예술을 규정하는 모든 것들을 등지고, 모든 것을 예술의 범위 안에 집어넣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집에 굴러다니는 기성품 하나 집어다가 전시회에 출품하면 나도 작가가 되는 것일까? 사실 뒤샹만큼 예술을 쉽게 생각한 사람은 없다. 예술에 꼭 엄청난 철학적 고찰이 숨어 있어야 하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 작품이 만들어진 예술 사조를 줄줄이 꿰어야 할 이유는 없다. 무엇이든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뒤샹은 ‘고귀하고 존엄한 예술’ 이란 껍질을 벗기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세월의 흐름을 거듭하며 계속 진보적으로 변화하는 미술계에서 ‘고루함’이란 것은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다. 그것의 정점을 찍은 것이 뒤샹이며, 그 이후 100년이나 흐른 지금도 미술계는 계속 진보하는 중이다. 하지만 발전하는 작품과 작가들에 비해 그것을 즐기는 관객들의 인식은 뒤샹의 시절보다도 훨씬 이전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예술이 어렵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실제로, 예술은 우리와 엄청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니까.

큐티 섹시 키티 앙~!

   
 

낸시 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녀 어깨 위에 고양이와 앙~! 하는 그녀 특유의 제스처와 의성어 이다. 이런 친근하고 가벼운 이미지는 우리 인식 속에 있는 예술 작가로써의 무거움과는 사뭇 다르다.

낸시 랭은 팝 아티스트 작가로서, 현대 미술 대중화에 가장 선두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낸시가 누구인지 다 알 정도니까.

낸시의 최근 작품들은 진보, 보수와 같이 양 극단의 상황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일관된 시선으로 바라본다. 최근 열사에서 친구로 라는 전시에서 그녀는 이 한열 열사와 박정희 대통령의 사진을 이어 걸었다. 양 극단의 사람들을 하나로, 그녀는 진보니 보수니 하는 어렵고 딱딱한 정치적 성향의 문제를 그녀가 만든 가볍고 친근한 이미지로 주목을 받게 만든다. 낸시가 누군지 몰랐다면, 그녀의 이런 독특하고 기발한 이미지로 주목을 받지 않았다면 그녀가 전달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이야기도 그저 어려운, 나와는 멀고도 먼 이야기에 불과 했을 것이다. 이것이 현대 미술계의 또 다른 전달 방식이 아닐 까 생각한다. 모든 것이 자극적이고 불명확한 정보로 가득 차 있는 세상이지만, 그 속에서 시대의 변화의 흐름을 타고 그녀만의 방식으로 예술을 대중에게 그녀 처럼 친근하고 가볍게 다가가게 한다.

뒤샹이나 낸시와 같이 기발한 작가들의 작품이 궁금해 졌다면, 우리는 예술이 어렵다는 인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뒤샹은 어떻게 변기를 작품으로 낼 생각을 했을까? 낸시는 왜 비키니만 입고 거리를 활보할 생각을 했을까?

단순하지만 이런 궁금증이 예술이 꼭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우리는 이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해 예술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궁금증이 풀리고 작품 앞에 섰을 때 예술이 우리의 삶 안으로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은 관심 그리고 궁금증, 이런 인식의 변화로 어렵게만 느껴지는 예술의 벽은 허물어질 수 있다. 인식의 변화가 예술 대중화의 첫 걸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인식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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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나
press@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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