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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의 역사를 알 수 있는 트랙 Choice 5

조재형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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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픽하이 9집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10월 23일 에픽하이가 돌아왔다. 무려 정규음반 9집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을 들고서 돌아왔다. 일단 박수를 쳐주고 싶다. 어느 그룹이 해체없이 무려 9집을 발매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어느 장르를 노래하는 그룹이던 해체가 만연한 이 현대 음악 시장에서. 에픽하이는 9집 발매 자체만으로 기념비적인 힙합그룹이 된 것이다. 아홉 번 째 앨범을 들고 돌아온 에픽하이를 지지하기 전, 에픽하이의 9집을 감상하기 전 에픽하이란 힙합그룹의 역사와 정체성을 아는 건 팬으로써 당연한 태도다. 트랙만 듣고서 에픽하이란 그룹을 알 수 있게 하는 음악 다섯 개를 다시 들어보자.

 

   
▲ ‘Go’가 실려있는 에픽하이 1집 ‘Map Of The Human Soul’

  Epik High 1st – 01.Go

  역사는 첫 발걸음으로 시작된다. 에픽하이의 공식적인 첫 발걸음은 에픽하이의 1집 1번 트랙 ‘Go’로부터 시작됐다. 곡의 주제는 아주 간단했다. ‘에픽하이가 바로 우리다.’ 우‘리가 누군지 소개하마’였다. 타블로고 미쓰라 진이고 자신이 어떤 랩퍼인지, 어떤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라임을 구사 하는지 절친 다이나믹 듀오 개코의 비트 위에 당차게 랩했다. 물론 지금의 에픽하이와 비교하자면 약간 경직된 느낌을 준다. 그래도 그것이 곧 에픽하이이고 에픽하이의 첫 역사였다. 곡의 제목처럼 에픽하이는 그렇게 ‘Go’했다.

   
▲ ‘Lesson 2’가 실려있는 2집 ‘High Society’

  Epik HIgh 2nd – 05.Lesson 2 (The Sunset)

  에픽하이는 2집 ‘High Society’을 발매하며 본격적인 자신들의 음악색을 선보였다. 어줍짢은 사랑얘기, 허세부리는 Swag가사 이런 건 에픽하이가 먼저 피했다. 어쩌면 2집을 기점으로 에픽하이는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사회참여 뮤지션으로 기억됐을 것이다. ‘Lesson 2’에서 타블로와 미쓰라 진은 여과없이 하지만 은유적인 가사로써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비판을 가했다. 에픽하이 전 음반을 통틀어 가장 직접적으로 사회에 참여했던 곡으로도 기억된다. 타블로와 미쓰라 진이 사회를 그렇게 공격하는데 또 다른 맴버 DJ 투컷츠는 뭐했냐고? 그 공격적인 음악의 비트를 마련한 것이 DJ 투컷츠다.

   
▲ ‘Fly’가 실려있는 3집 ‘Swan Songs’

  Epik High 3rd – 04.Fly

사회를 맘껏 비판해봤던 탓일까. 이후 에픽하이는 사회참여의 강도를 대폭 줄였다. 그리고 2집 타이틀곡 ‘평화의 날’로 대중적인 반응도 어느 정도 얻음에 따라 본격적으로 에픽하이는 대중적이고도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사실 3집 ‘Swan Songs’이 공개됐을 때 일반 대중들은 큰 지지를 보냈지만 에픽하이를 시작 때부터 지켜봐온 골수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 했다. ‘이제 쉬운 음악만 하는가?’는 식의 비판을 연신 에픽하이에게 가했다. 대중으로의 진입, 어쩔 수 없다. 이 역시 에픽하이의 역사고 그 증거가 3집 4번 트랙 ‘Fly’였다. 3집에서 에픽하이는 큰 음악적 변주를 시도했던 것이다.

   
▲ ‘Fan’이 실려있는 4집 ‘Remapping The Human Soul’

  Epik High 4th – 17.Fan

그래도 에픽하이는 그 논란 속에서 논란을 음악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음악가들이었다. ‘이전 모습으로 돌아와라’, ‘대중으로의 진입, 좋다’ 이 두 가지의 괴리를 4집 ‘Remapping The Human Soul’로 음악화했다. 에픽하이 음악 역사상 최고 명반으로 기억되는 4집 ‘Remapping The Human Soul’, 그 맨 앞에 타이틀곡 ‘Fan’이 있었으며 듣기만 해도 단순 사랑얘기가 아닌 에픽하이 특유의 서정적이고 슬픈 분위기를 ‘Fan’은 타블로의 작곡 위에 잘 살려냈다. 타블로와 미쓰라 진 또한 가사를 이어받아 랩을 잇는 등 예술적 시도도 보여주어 네 번 째 정규음반을 발매하는 힙합그룹의 관록도 선보였다. 앞선 모든 에픽하이를 향한 논란들을 잠식시키는 ‘Fan’, ‘Remapping The Human Soul’이었다.

   
▲ ‘Born Hater’가 실려있는 8집 ‘신발장’

  Epik High 8th – 08.BORN HATER (Feat. 빈지노, 버벌진트, B.I, MINO, BOBBY)

자신들의 음악적 역량을 한껏 담은 4집 ‘Remapping The Human Soul’ 이후 에픽하이에게는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 미쓰라 진과 DJ 투컷츠의 입대, 타진요 사건, 타블로의 결혼, 소속사 이전 그리고 독립 소속사 설립까지.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 모든 일들을 단번에 음악으로 폭발시켜 에픽하이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해준 트랙이 바로. 가장 최근 힙합계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 단체곡이라 평가받는 트랙 ‘Born Hater’다. 마치 힙합계의 신구세대 합을 보는 듯 했다. 구세대를 대표하는 에픽하이와 버벌진트, 신세대를 대표하는 빈지노, B.I, 송민호, 바비까지. 모두가 자신의 랩으로 자웅을 겨루고 랩으로 대화하는 듯 했다. 역시 힙합은 분노고 분노엔 쎈 음악이 제격이다. 그렇게 지난 날의 굴곡을 전부 해소시켜버렸다. 우습게도 ‘Born Hater’로 DJ 투컷츠는 명실상부한 자신의 히트곡을 가지게 됐으며 다시 한 번 에픽하이의 음악적 힘을 주류가 된 힙합문화에 정확히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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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superjjhh@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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