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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신-스틸러들의 영화 Choice 5

조재형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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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3월 12일에 종영한 tvN 드라마 ‘시그널’이 이토록 호평 받고 여운이 아직까지도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국 드라마계에서 모처럼 보기 힘든 잘 만들어진 범죄 스릴러였다는 점, 범죄 스릴러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대화한다는 허구 요소를 잘 가미해 악을 처단한다는 내용, 드라마를 드라마답게 오감마저 채워주는 OST들의 존재 등등 ‘시그널’을 호평할 요소들은 넘쳐난다. ‘시그널’은 여러 사건을 해결하며 중심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을 취했다. 그 여러 사건들은 중심 이야기로 가기위한 발판 수준에 그치지 않았다. 그 여러 사건은 각자 독자적인 힘을 가지고 ‘시그널’ 속에서 연출됐다. 독자적인 힘을 가지기 위해선 사건을 해결하는 주연배우들의 연기는 당연하고 주연배우들과 맞서는 신-스틸러들의 연기와 존재 또한 필수적이었다. 이 신-스틸러들이 있었기에 각각의 사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 수 있었고 ‘시그널’이란 드라마가 완성될 수 있었다. ‘시그널’에 출연하여 각자의 색으로 ‘시그널’을 구성해준 신-스틸러들의 지난 영화들을 감상해보자.

   
▲ ‘소수의견’ 中

  오연아 – 소수의견

  ‘시그널’의 첫 사건은 ‘김유정 유괴사건’이었다. 하지만 그 사건은 단순 극중 김유정 양을 유괴한 사건이 아니었다. 박해영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 과거의 이재한과 우연치 않게 무전으로 소통해 ‘김유정 유괴사건’이 유괴로 그치지 않고 살인까지 다다랐음을 그리고 김유정만이 아닌 범인으로 몰렸던 서형준까지 살인 당했음을 전부 파헤쳤다. 그렇다면 진범은 누구였던가? 아주 정갈한 모습으로 빨간 립스틱을 칠하고 소름끼치는 웃음을 보이던 간호사 윤수아였다. 취조장면에서도 윤수아가 되레 경찰들을 심리적으로 방어하고 반격하는 장면은 ‘시그널’ 첫 사건답게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 진범 윤수아를 배우 오연서가 연기했다. 오연서는 ‘시그널’에서 보였던 냉정함을 이전 출연했던 영화 ‘소수의견’에서도 선보인 적이 있다. 범인은 아니지만 또 달리 냉정함 속에서 여유를 잃지 않아야 하는 장소 법원에서의 변호사 유인아 역을 맡아 연기했다. 외적 모습은 ‘시그널’의 윤수아와 ‘소수의견’의 유인아와는 다소 달라보인다. 하지만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미수와 냉철함을 공존시켜야 했다는 점, 이 점을 연기자 오연서는 ‘시그널’에서나 ‘소수의견’에서나 당당히 감당해냈다.

   
▲ ‘짝패’ 中

  김기천 – 짝패

  ‘시그널’에서 어디 본 듯 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 점이 바로 한국영화계를 당당히 지탱하고 있는 신-스틸러들의 궁극의 힘이다. 배우 김기천도 이 힘을 여실히 쥔 채로 ‘시그널’에 등장했다. ‘시그널’의 두 번 째 사건은 ‘경기남부 연쇄살인 사건’이었다. 극중 이재한은 자신이 열렬히 짝사랑하는 여자 김원경을 ‘경기남부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로 떠나보내야 했기에 더욱 범인을 잡고 싶어 했다. 사실 이 사건이 난항으로 빠지는데 진범이 능력을 발휘해서 그런 건 아니었다. 바로 진범의 아버지가 어긋난 부정으로 아들을 위해 거짓진술하여 경찰들이 난항에 빠지고야 만 것이다. 어긋난 부정, 참으로 표현하게 힘든 감정이다. 이를 김기천이 폭발하는 감정으로 ‘시그널’ 속에서 연기했다. 연기력이 탄탄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연기폭이 넓기에 가능한 것이다. 연기폭이 넓은 김기천은 이미 이전의 영화들에서 수도 없이 증명했다. 영화 ‘짝패’에서는 극중 장필호의 주문을 받들어 청년회장의 신체를 절단해야 하는 살수 역 또한 연기해냈다. 태연하게 마치 고객과 만담을 나누는 가게 사장과도 같은 모습을 보이며 칼을 갈고 들었다. 김기천의 이런 연기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극도의 연기력을 감당해내는 김기천에게 어긋난 부정을 보이고야 마는 ‘시그널’ 속 이천구의 역은 어쩌면 그리 어려운 역할도 아니었을 것이다.

   
▲ ‘오프라인’ 스틸컷

  정석용 – 오프라인

  2008년 11월 16일 한국영화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 하나가 등장했다. 촬영 장소라고는 서울의 아현동 주택 밀집가 뿐이었던 ‘오프라인’은 그 한정된 장소에서 충분한 추격 스릴러로써 태어났다. 그 좁은 동네에서 한 여자가 살해됐고 살해용의자로 지목된 극중 주인공 현수와 지혜는 진범을 잡기위한 좁고도 세밀한 추격을 시작했고 결국 전혀 예상치도 못 했던 컴퓨터 수리공 진철이 진범으로 밝혀졌다. 그저 동네 아저씨인줄만 말았던 전혀 범인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진철이 범이었다니. 그 진철을 역시 김기천과 함께 신-스틸러로써 한국영화계를 지탱하고 있던 정석용이 연기했다. 수많은 영화들에서 얼굴을 선보인 정석용이었지만 그 수많은 영화들에선 그저 조단역급로만 연기했었다. 그렇게 ‘오프라인’은 정석용이란 배우가 중심에 설 수 있었던 인생작품인 것이다. ‘오프라인’을 비롯한 탄탄한 연기력을 수도 없이 선보인 정석용이었기에 ‘시그널’ 속에 등장하는 대도(大盜), 대도이지만 딸을 위해서 무엇이든 바치는, 이천구처럼 어긋난 부정이 아닌 올바른 부정을 지켜나가는 인물 오경태를 완벽히 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순서를 달리해서 감상해보길 원한다. ‘시그널’에서 어느 배우를 보고 그 배우의 작품을 찾아보는 순서가 아닌 이미 정석용이란 배우는 우리에게 익숙하기에 정석용이란 배우를 물씬 느낀 후에 ‘시그널’ 속 오경태를 바라본다면 오경태의 행동 하나하나, 곧 정석용의 연기 하나하나에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 ‘감기’ 中

  이상엽 – 감기

  범죄 스릴러물에서 사이코패스 성향을 띠는 범인은 반드시 등장하기 마련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직종에서 일을 하고 그 직장에서도 사이코패스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정리에 대한 강박이 있는 그런 인물들은 범죄 스릴러물에서 자주 등장하곤 했다. 그런 인물이 표정없이 항상 여성들을 납치하고 살인한다. 어쩌면 범죄 스릴러물에서 익숙한 인물을 배우 이상엽이 맡아 연기했다. 이상엽은 눈도 크고 키도 훤칠하고 범죄와는 거리가 먼 듯 한 인상이다. 그러기에 사이코패스 역할로는 제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그널’에 사연 없는 범인은 없었다. 과거 어머니에게 가정폭력을 심하게 당했기에 사이코패스 살인자로 변해버린 김진우 역을 배우 이상엽이 빈틈없이 연기해냈다. 어렵고도 중요한 김진우 역처럼 이전의 영화 ‘감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이상엽이 연기해냈다. ‘감기’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발생하여 분당 일대를 집어삼키는 재난을 다룬 영화다. 극중 그 최악의 바이러스에 최초 감염된 희생자 병우 역을 이상엽이 연기했다. 재난영화에서 첫 희생자가 얼마나 중요하던가. 그 희생자로 인해 재난은 퍼져가고 시작돼 영화가 본격적으로 탄력 받는 것이다. 그 역할을 배우 이상엽이 연기했다. ‘시그널’에서나 ‘감기’에서나 비록 인물의 성격은 달라도 이상엽이 연기해낸 그 역할들은 매우매우 중요했다.

   
▲ ‘더 폰’ 中

  손현주 – 더 폰

  하나의 기사가 보도됐을 때 ‘시그널’을 기다리는 팬들은 가히 놀라움에 사무쳤다. 바로 한국영화계 신-스틸러 끝판왕 손현주가 ‘시그널’에 출연한다는 사실이었다. 그야말로 미친 연기력으로 드라마계나 영화계를 사로잡았던 손현주가 ‘시그널’에 등장한다니 가히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시그널’에 등장한 손현주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미쳤었다. 흐트러짐 없는 눈빛과 극중 위치인 국회의원에 맞게 근엄하게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가 시청자들 가슴에 비수를 꽂는 듯 했다. 그냥 손현주 그 자체였다. 신-스틸러라는 단어의 정의답게 손현주는 등장하는 내내 장면을 훔쳐버렸다. 그렇게 손현주는 지난 2015년 10월 22일 개봉한 ‘더 폰’으로 자신의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시그널’ 속 손현주는 최소한의 대사로 미친 연기력을 발산해댔다. ‘더 폰’ 속 손현주도 미친 연기력이었다. 하지만 ‘시그널’에서와는 다르게 보다 넓은 감정을 보여냈다. 전화기 하나를 들고서 범인을 쫓는 가정을 지키고 싶은 가장의 감정, 딸에게 다다가고 싶지만 선뜻 손을 내밀지 못 하는 아버지의 한 모습, 그리고 결국 가정을 지켜냈다는 안심의 말미까지. ‘시그널’에서는 보다 날을 간 연기력을 따끔따끔하게 선보여줬다면 ‘더 폰’에서의 손현주는 넓은 자신을 드러내고야 말았다. 그냥 손현주는 ‘시그널’에서나 ‘더 폰’에서나 다른 연기력으로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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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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