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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뎁의 징크스를 깨지 못한 영화, <트랜센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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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랜센던스>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임다정] 배우 조니 뎁과 관련한 유명한 징크스가 하나 있다. 바로 ‘조니 뎁이 분장을 하고 출연하는 영화는 흥행한다’가 그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트랜센던스>는 흥행에 실패하며 조니 뎁의 필모그래피에 또 다시 오점을 남기며 ‘조니 뎁 위기설’에 힘을 실어준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흥행과 영화의 질은 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트랜센던스>는 뚜껑을 열고 보니 ‘실패할만 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 <트랜센던스> 스틸컷

 <트랜센던스>의 큰 줄기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립, 그리고 두 남녀 주인공의 가슴 절절한 로맨스다. ‘트랜센던스’를 직역하면, 초월성이라는 뜻이다. 영화에서 인공지능 연구자인 윌(조니 뎁)은 반 과학 테러 단체인 RIFT에 의해 테러를 당하게 되고, 그 의식이 인공지능 컴퓨터로 업로드가 된다. 인간을 훨씬 뛰어넘는 지능과 네트워크화로 구축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갖게 된 윌은 영화 제목 그대로, 인간을 ‘초월하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된다. 여기에 윌의 부인이었던 에블린(레베카 홀)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로맨스가 곁들여지며 기계와 인간이라는, 현실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나 로맨스와 SF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했던 탓일까?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로맨스도, SF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물건이 되어버렸다.

   
▲ <트랜센던스> 스틸컷

 초반부에는 완벽한 SF 영화의 문법을 따르고 있던 이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사랑’을 내세우며 그 정체성이 모호해진다. 영화의 소재가 이제는 SF 클리셰로 자리 잡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립이라는 1차원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소재를 전개하는 것은 SF가 아니라 로맨스였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빈약한 소재는 결국 힘을 얻지 못하고 소멸했다.

 <매트릭스>, <블레이드러너>,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이 명작으로 손꼽히는 대부분의 SF영화들이 과학기술과 관련해 꽤 심도 있는 철학적 메시지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얕은 깊이의 메시지가 이 영화를 얼마나 평이하게 만들었고, SF영화로서의 포지션을 애매하게 했는지 알 수 있다. 이처럼 영화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초반부에서 제기 되었던 흥미로운 과학적 문제들이나 이를 제기하기 위해 쓰인 영화적 장치들-레코드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가사, 해바라기, 문을 지탱하기 위해 쓰이는 키보드와 같은 흥미로운 미장셴들-이 그저 말 그대로 초반부의 흥미를 끄는데 그쳤다는 점 또한 아쉬웠다.

   
▲ <트랜센던스> 스틸컷

  물론,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로맨스 적 흐름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로맨스 영화의 플롯으로 보기에도 이 영화는 역부족이다. 전반적인 영화 구조가 과학 기술이라는 소스를 취하고 있고, 실제로도 초반부에는 그쪽에 초점에 맞춰져있기 때문에 로맨스 영화에 필수적인 인물들의 감정선을 잘 묘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객이 따라가지 못하는 감정선을 가진 인물들이 그리는 로맨스를 공감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똑같이 인공지능과의 사랑을 다룬 <그녀(her)>만 보더라도, <트랜센던스>에서 인물간의 감정선이 얼마나 허술하게 그려졌는지 알 수 있다.

 앞서 SF 소재의 힘을 잃게 하는 문제점으로도 지적했지만, 결말부에서 두 남녀의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 역시 ‘결국 사랑’이다. SF와 로맨스의 흐릿한 경계에서 감을 잡지 못하고 따라오던 관객은, 그렇지 않아도 추상적인 개념인 ‘사랑’을 이용해서 뭉뚱그려 전달한 메시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 <트랜센던스> 스틸컷

 결국, <트랜센던스>는 로맨스도, SF도 아니다. 이 영화는 오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둔 플롯과 연출을 취하고 있다. 초반부부터 던져지는 다양한 물음들과 서사 위주의 플롯이 그것이다. 이것이 단순히 액션만을 강조하는 영화였다면, 이러한 메시지 전달여부는 오히려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관객들은 마이클베이식 오락 액션영화를 통해 어떤 깊은 철학적 메시지를 얻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을 것이고, 영화가 주는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에 만족할 것이니까.

 그러나 <트랜센던스>는 액션 씬에서도 -제작비를 생각한다면- 조금 밋밋한 스케일을 보여주는, 평이한 톤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이러한 단점이 부각된다. 차라리 이 소재를 좀 더 철학적, 윤리적으로 심화시켜 고찰하던가 아니면 인물의 감정선을 조금 더 구체화시켰다면 훨씬 더 풍부한 내용의 영화가 탄생했을 것이다. 아니면 과감히 메시지를 포기하고 제작비만큼의 액션 씬이나 시각적 요소를 뽑아냈더라면 이 영화는 지금 보다는 훨씬 더 볼만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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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정
dajung930922@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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