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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 컷 | ||
[디아티스트매거진=남성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영화의 제목인 <해무>는 바다 안개라는 뜻이다. 표면적으로는 극 중 대부분의 사건이 발생하는 전진호를 감싸고 있는 기상 현상을 지칭하나,
영화는 바다 안개라는 기상학적 현상을 통해서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인간 내면(본성)의 불투명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등장 인물들은 서로 다른 욕망의 노예이다. 한 때 잘나가던 ‘전진호’의 선장, 철주(김윤석)는 폐선 직전에 놓인 자신의 배를 살리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다.
선원들 중 창욱(이희준)은 성욕의 노예이며, 경구(유승목) 역시 돈과 성욕의 노예이다. 갑판장 호영(김상호)과 기관장 완호(문성근), 동식(박유천)은 상대적으로 선량한 인물들로 보일 수 있으나, 그들 역시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범죄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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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 컷 | ||
‘전진호’를 살리겠다는 철주(김윤석)의 일념 아래 조선족들을 밀항하는 계획에 동참하게 된 이들. 연이어 벌어지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인간 본성에 대한 단상은 실망스럽다. 자신의 이익과 욕망만이 우선시 되는 것, 수 년을 함께 지내온 동료의 죽음 앞에서 자신이 얻게 될 이익만을 셈하며 다투는 탐욕적인 모습은 역하면서도 낯이 익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 관객들이 실낱 같은 희망으로 여기며 지켜보게 되는 이들이 동식(박유천)과 홍매(한예리)이다. 전진호를 통해 밀입국을 시도하는 조선족 여인, 홍매(한예리)는 동식(박유천)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모든 조선족들이 죽고, 제정신이 아닌 선원들 속에서 그나마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다움’에 가까웠던 두 사람의 생존을 관객들은 바라게 된다. 바램대로 그들은 가까스로 침몰하는 전진호에서 탈출한다.
이렇게 결말이 났다면 <해무>라는 영화는 신선한 소재를 바탕으로 결국,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몰락이라는 진부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그저 그런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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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 컷 | ||
하지만 영화의 메시지는 그들이 가까스로 탈출한 뒤에 있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가며 첫 눈에 반한 여인, 홍매(한예리)를 구출했던 동식(박유천). 탈출 후, 혼수상태인 그를 두고 홍매(한예리)는 떠난다.
6년의 시간이 흐르고, 홍매(한예리)로 인해 자신의 직장을 잃은 동식(박유천)은 막노동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그가 우연히 들린 식당. 익숙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린 테이블로 고개를 돌리는 동식(박유천)은 제법 자란 딸과 아들을 데리고, 동식(박유천)이 배에서 끓여먹던 방법으로 라면을 주문하는 한 여인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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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 컷 | ||
이 결말은 꽤나 비릿하고, 그 비릿함이 오래간다. 그나마 ‘인간다움’을 가장하여 안정감을 주던 동식(박유천)과 홍매(한예리)의 관계마저 무너저 내릴 때, 영화는 비로소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에 힘을 싣는다.
메시지는 단순히 탐욕으로 물든 인간들의 몰락에서 더 나아가 나 역시 그런 인간으로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동식(박유천)에게 남은 것은 인간을 향한 불신일 것이다. 감독은 해무와 같이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을, 그 내면을 이러한 결말을 통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와중에도 감독은 여지를 남긴다. 마지막 장면에서 테이블의 여인은 뒷모습만이 미디엄 숏으로 잡힌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녀의 조선족 말투, 목소리, 실루엣 등을 통해서 한눈에 홍매(한예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녀가 얼굴을 카메라 쪽으로 돌리는 찰나에 맞춰, 식당 아주머니가 그녀의 얼굴을 가린다. 관객은 끝까지 여인의 얼굴을 볼 수 없다. 이러한 장면 연출을 통해서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 여인이 홍매(한예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 아닐까?
나는 그리고 대부분의 여러분들이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토록 회의적이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믿고 있을 이들에 대한 작은 배려가 아니었을까? (홍매가 말 못할 사연이 있을 수도라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해무>라는 작품은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본 작품이었다. 허나 근래에 본 한국 영화들 중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신선한 소재를 표현해내는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며, 충실하게 각자의 색을 나타내는 캐릭터들을 통해서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전달한다. 주조연 가릴 것 없이, 극을 이끄는 배우들의 연기력 역시 탄탄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색이 짙은 인물들이 종종 개연성이 다소 부족한 행동들로 몰입도를 떨어트린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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