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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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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임슬기] *어마무시한 스포주의*

죽음이 두렵지 않은 인간은 과연 존재한가.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에 등장하는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그렇다. “전 이제 죽는 게 안 두려워요. 이미 죽어봤으니까.”라고 나지막히 내 뱉은 그의 말엔 한이 서려있다. 영화는 서부 개척시대 이전인 19세기 아메리카 대륙을 그리며 역사적인 실존 인물 휴 글래스를 모티브로 한다. 1823년 필라델피아 출신 사냥꾼인 그는 사냥도중 회색곰을 마주하게 된다. 목과 머리에 큰 상처를 입고 동료들에게 나타나지만 이내 버림받는다. 믿었던 동료들에게 버림받은 휴 글래스는 복수를 하기 위해 4000킬로가 넘는 긴 여정을 걷게 된다. 오로지 ‘복수’를 하기 위한 그의 여정은 지역 신문사를 통해 퍼져나갔고 곧 전설이 됐다. 영화는 이러한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 되는데, 여기에 ‘아들’ 이라는 인물을 추가하면서 ‘아들을 죽인 동료를 복수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그려나간다.

   
ⓒ네이버 영화 <버드맨> 포스터

<레버넌트>는 2015년 제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버드맨>으로 감독상을 받은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의 차기작이다. 감독은 ‘삶의 덧없음, 인간의 본성’에 집중한다. <버드맨>에선 자아와 싸우는 리건(마이클 키튼)을 통해 부와 명예가 일시적인 환상에 불과하다는 개념을 자아냈으며 <레버넌트>에선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피츠제럴드(톰 하디)등의 인물을 통해 극한 상황에 나타나는 인간의 본성과 인간이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전제하에 더불어 숨 쉬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은 본래의 상태(無)로 돌아간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 보인다.

자칫 ‘휴 글래스의 야생에서 살아남기’처럼 보일 수 있으나 영화가 시사하는 바가 전혀 아니다.

* <버드맨>에 대해 잠깐 소개하자면 슈퍼 히어로 ‘버드맨’으로 톱스타의 인기를 누렸던 할리우드 배우가 예전의 꿈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 브로드웨이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네이버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바람은 단단히 뿌리를 내린 나무를 쓰러뜨리지 못 한다.”
(‘나무’에 의미를 부여하다

감독은 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추구한다. 영화 내내 등장하는 ‘나무’는 휴 글래스를 죽음의 길에서 에서 삶의 길로 복귀시킨다. 곰에게 습격을 당한 후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휴 글래스는 동료들과 함께 갈 수 없게 된다. 죽는 것이 두려운 피츠제럴드는 미리 파 놓은 흙 구덩이에 휴 글래스를 집어넣어 흙으로 덮는다. 수통과 함께. 이로써 휴는 바람이 불어도 끄떡없는 나무로 탄생함을 예고한다. (휴 글래스=씨앗, 흙, 수통= 물 = 나무)

나무는 자신의 종족을 알아 본 것인지 계속해서 그를 살려낸다. 아낌없이 준다. 휴 글래스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줌으로써 총과 화살로부터 그를 지키고 인디언에게 쫓겨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음에 다다를 순간에도 가지(손)를 높게 뻗어 그를 온몸으로 받아낸다. 추위에 떨고 있는 그에게 단단한 집이 돼 주기도 한다.

   
ⓒ네이버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인간은 가진 것 없이 태어나고 돌아간다

감독은 휴 글래스를 통해 ‘인간의 본래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의 본래 모습이란 물질적인 것에 구속받지 않는 인간을 말한다. 말의 배를 가르고 들어가 있는 벌거벗은 휴 글래스의 모습은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위해 혹은 생존을 위해서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나아가 그의 모습을 통해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인간은 태어 날 때부터 부귀, 명예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다. 즉, 삶에서 죽음으로 가는 인간은 가진 것 없이 왔다 가진 것 없이 돌아간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다시 말의 배를 가르고 나오는 휴의 모습은 새로운 탄생(삶)을 예고한다.

   
ⓒ네이버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인간은 죽음 앞에 나약한 존재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총 앞에서 인간의 모습은 나약하다. 즉 죽음 앞에 인간의 모습은 나약하다.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로 가죽, 말, 총, 돈 이 등장한다. 극 중 피츠제럴드는 ‘죽음’을 두려워하여 동료를 배신하고 진실을 거부한다. (물질적인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이 그를 배신한다. “신은 생명을 주기도 하고 뺏기도 하지”라고 말하던 피츠제럴드는 신에 의해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극 중 휴 글래스는 ‘죽음’을 겪어본 자로 신은 그의 손을 들어준다. 그가 그토록 원했던 복수도 결국은 ‘신’의 손에 달려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카메라의 존재를 무시한다. 카메라가 묵묵히 그들을 따라간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 휴 글래스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우리에게 충고한다. “숨이 붙어있는 한 싸워야 한다.” 그의 푸른 눈동자와 살아있다는 숨소리가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다.

+ 덧붙이기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과 임마누엘 루베즈키 촬영감독은 자연에 인간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들은 첫째, 영화의 흐름대로 촬영할 것. 둘째, 인공조명이 아닌 자연광으로 촬영할 것. 셋째, 컷의 끊김 없는 롱 테이크로 촬영할 것이라는 명목 아래 체계적으로 촬영을 감행했다. 그래서인지 <레버넌트>는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버드맨>에서 보였던 숨 막히는 롱 테이크(long take)장면은 다소 축소된 듯 보이나 롱 테이크의 장점인 배우들이 카메라를 끌고 가는 연기력을 그대로 담아낸다는 점은 여전하다. 초반부터 등장하는 격투신은 롱 테이크로 촬영하여 긴장감과 사실감을 더한다. 날아다니는 화살과 총알에 속수무책으로 죽음의 길을 걷게 된 인간의 모습은 처참하기 짝이 없다. (타인의 죽음을 그저 아무 말 없이 바라 볼 수밖에 없는 관객들은 카메라에 튄 물과 피를 통해 스크린이라는 장벽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어 안심하게 된다. ‘적어도 관객 분들에겐 총과 칼이 드나들지 않습니다.’,‘그들이 위협하지 않을 겁니다.’) 잦은 클로즈업의 사용으로 꽉 찬 프레임을 보여주며 인물의 감정선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또한, 잦은 로우 앵글은 대상을 더 높아 보이는 효과가 있고 움직임의 속도가 빨라 혼란스러운 느낌을 잘 표현하여 폭력장면에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에 인디언에게 쫓기는 장면이나 격투신에 등장한다. 프레임 안으로 조용히 등장하는 총구는 보는 이를 흠칫하게 만든다. 총알이 장전 돼 있는 총은 죽음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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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슬기
limtmfrl@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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