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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있기에 세상은 아름답다 – <사운드 오브 뮤직>

허영은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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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허영은]

한국에서 뮤지컬의 인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져만 간다. 매 해 좋은 공연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공연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러한 영광은 ‘뮤지컬 영화’ 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비인기 장르인 뮤지컬 영화의 덕후로 살아가기는 힘들다. 날짜를 놓치면 상영관을 찾기도 어려워 어떻게든 개봉 첫 주에 봐야 하고, 개봉하지 않은 영화는 해외 사이트를 뒤져서 겨우 찾아도 다운받는데만 몇 날 며칠이 걸린다. 그런데 그조차 자막이 없어 영어 공부를 열심히 안 한 자신을 탓하며 화면만 보는 게 부지기수다.

이러한 고충을 겪어도, 한번 빠진 이상 그만 둘 수가 없다. 그게 덕질의 기본이니까 말이다. 다만, 가끔, 아주 가끔 서러울 뿐이다. 이 꾹꾹 눌러담은 서러움이 폭발하기 직전 결심했다. 뮤지컬 영화의 매력과 이 넘쳐나는 사랑을 널리 퍼뜨리기로.

그러니 이 칼럼에 소개되는 뮤지컬 영화를 한, 두편씩 보기 시작하면 어느새 당신도 우리의 넘쳐나는 사랑에 전염되어 뮤지컬 넘버들을 흥얼거리게 될 것이다. Welcome Musical Film World!

   
▲ ©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영화중에 하나이다. / 출저 : 구글 이미지

[사운드 오브 뮤직]

* 제작년도 : 1965년
* 감독 : 로버트 와이즈
* 주연 : 마리아(줄리 앤드류스), 폰 트랩 대령(크리스토퍼 플러머) 외
* 줄거리 : 노래를 사랑하는 견습 수녀 마리아는 원장 수녀의 추천으로 명문 폰 트랩가의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마리아는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며 가까워지고, 군대 같던 폰 트랩 가문에도 웃음과 사랑이 찾아온다. 그러던 중 마리아는 폰 트랩 대령에게 사랑을 느껴 수녀원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너의 길을 찾아서 가라는 원장 수녀의 조언을 듣고 다시 폰 트랩 가로 돌아온 마리아는 대령과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결혼을 한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 오스트리아는 나치와 합병되어 폰 트랩 대령이 나치군으로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조국을 버릴 수 없었던 폰 트랩 대령은 합창대회 참가를 미끼로 마리아와 7명의 아이들과 함께 알프스 산을 넘어 스위스로 망명한다.
* How to see : 다운로드 서비스가 지원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원할 때 볼 수 있다. 다만, 좀 더 좋은 화질과 음질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40주년 기념 DVD를 추천한다. 리마스터링이 잘 되어 영화 속 오스트리아의 넓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심지어 감독의 코멘터리와 배우들의 재밌는 촬영 뒷이야기는 덤이다.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뮤지컬 영화

뮤지컬 영화는 고전 장르인 만큼 ‘클래식’이라고 일컬어지는 영화가 많다. 앞에서 소개한 <Singin’ in the rain>과 <7인의 신부> 뿐만 아니라 <West side story>, <오즈의 마법사> 등 아마 각 영화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를 들며 왜 자신이 최고의 뮤지컬 영화인지를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 많은 뮤지컬 영화 중에서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영화는 <사운드 오브 뮤직>일 것이다. 5년마다 기념 DVD가 출시되고, 그 판매량마저 엄청나다는 사실만 봐도 아직까지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아카데미 시상식은 2015년-<사운드 오브 뮤직>의 개봉 50주년을 기념한 무대를 마련했다. 레이디 가가가 노래를 훌륭하게 소화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화제가 된 것은 줄리 앤드류스가 직접 그 무대에 등장했다는 점이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모든 할리우드 스타와 관계자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모습은 <사운드 오브 뮤직>이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영화인지를 알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이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원한 마리아인 줄리 앤드류스의 말을 참고하자면 주제, 풍경, 제작기술, 음악과 가사 등 영화의 구성 요소들이 부족함 없이 서로를 잘 받쳐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사람들 기억 속에 크게 남는 것은 밝고 따뜻한 시선이 담긴 노래이다.

   
▲ © <사운드 오브 뮤직>은 노래로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만들 수 있다는 주제를 전달한다. / 출저 : 구글 이미지

노래는 삶을 변화시킨다.

영화의 힘이 너무 커서 잊혀진 사실이지만, 원래 <사운드 오브 뮤직>은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먼저 제작된 작품이다. 1960년대 브로드웨이를 이끌어나간 명콤비인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가 작사/작곡을 맡은 <사운드 오브 뮤직>은 최고 작품상을 포함하여 그 해 토니상을 7개나 수상한,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품이다. 무대 뮤지컬뿐만 아니라 영화로서도 성공한 이유는 로저스와 해머스타인 2세의 클래식한 선율과 재밌는 가사가 특징인 노래 때문이다. 여기에 줄리 앤드류스의 맑고 부드러운 음색까지 더해지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속 노래들은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또 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었다.

한 작품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처럼 많은 수의 뮤지컬 넘버가 노래 자체만으로 사랑받는 경우는 드물다. 누구나 다 아는 ‘Do-Re-Mi’과 ‘Edelweiss’는 물론이고, ‘My Favorite Thing’은 재즈 넘버로도 유명하다. 또한 ‘So long, Farewell’, ‘Sixteen going on Seventeen’과 같은 명곡들이 영화 곳곳에 숨어있어 음반으로 소장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영화적 관점으로 보자면,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노래는 영화 주제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뮤지컬 영화에서 노래의 의미는 이중적이다. 하나는 ‘멜로디가 있는 음악’ – OST로서의 역할을 한다면, 다른 하나는 뮤지컬 영화의 세계관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제목부터 <사운드 오브 뮤직>인 이 영화에서 노래라는 요소는 극적 흐름을 이끌어가는 중심 가치이자 동시에 영화의 주제가 된다.

이는 영화의 중심인물인 마리아의 본능이 노래이며, 이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영화 도입부에서 마리아는 직접 자신의 감정과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로 표현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긴 뮤지컬 넘버-‘Sound Of Music’를 부른다. 이 단 하나의 장면을 통해 관객들은 노래=마리아=행복이라는 공식을 알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마리아가 규율과 휘슬 소리만 존재하는 본 트랩 가를 자신의 본성인 노래로서 웃음과 사랑으로 가득한 곳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극의 흐름을 통해 ‘노래의 힘은 세상을 변화시키며, 그 세상은 행복하다.’라는 주제를 전달한다.

이렇게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노래는 마리아의 본성이자, 가족의 오해를 풀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존재이다. 그리고 노래가 있는 세상은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뮤지컬 영화의 기본 정신을 전달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사운드 오브 뮤직> 속 노래가 사람들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이유는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뿐만 아니라, 영화 안에서 극을 이끌어나가고 주제를 담고 있는 중요한 역할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 © <사운드 오브 뮤직>은 후반부에서 분위기와 내용이 달라지는 이중 플롯 구조를 가지고 있다. / 출저 : 구글 이미지

하나의 스토리로 잘 통합된 이중 플롯 구조

<사운드 오브 뮤직>의 인기 요인은 노래이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은 다른 뮤지컬 영화와 구별되는 매력 포인트이다. 보편적인 주제를 단순한 스토리로 이끌어 나가는 뮤지컬 영화의 특징과 비교했을 때, 다양한 스토리라인으로 이루어진 <사운드 오브 뮤직>의 구성은 독특하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총 4개의 소재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가족 간의 사랑, 두 번째는 마리아와 폰 트랩 대령의 사랑, 세 번째는 마리아의 자아 찾기, 마지막으로는 나치와 폰 트랩 대령 간의 대립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이와 같은 다양한 소재들을 하나의 통합된 이야기로 매끄럽게 잘 엮어낸다. 덕분에 관객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전체 스토리를 잘 따라가게 되며, 어떤 이야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감동과 해석이 달라지는 장점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도 영화에서 강조되는 것은 사랑 이야기이다. 노래로 인해 7남매와 폰 트랩 대령이 가족애를 되찾는다는 스토리와 밝고 고운 심성을 가진 마리아와 그와 반대되는 성격을 지닌 폰 트랩 대령이 만나 그를 변화시키고,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는 기존 뮤지컬 영화의 속 러브 스토리와 똑같다. 그러나 <사운드 오브 뮤직>은 이 뻔한 사랑 이야기에 마리아의 성장과 나치의 집권과 저항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이면서 단점을 보완한다.

마리아의 성장 스토리는 가족애의 복귀와 폰 트랩 대령과의 사랑과 함께 영화 중반부까지 주요 테마로 자리 잡는다. 노래가 천성인 마리아에게 견습 수녀는 노래할 수 없다는 규율이 있는 수녀원은 자신의 자리가 아니었다. 그와 반대로 본 트랩 가에서는 자유롭게 노래를 부르고, 그 노래를 통해 주변을 변화시키면서 이 곳이 자신의 자리임을 알아낸다. 이 과정에서 마리아는 앞 날에 대한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극복하기도 하고, 사랑의 감정에 대해 고민하기도 한다. 이렇게 마리아는 사랑뿐만 아니라 자아에 대해 고민하며 성장한다는 점에서 기존 뮤지컬 영화 속 여성에 비해 적극적이고 한 단계 발전했다는 느낌이 드는 인물이다.

영화 후반부에는 나치와 폰 트랩 대령 간의 대립이 주가 되면서, 스위스로 망명하기 위한 추격전이 벌어진다. 이 이야기의 도입으로 인해 영화 중반부까지 밝고 즐거웠던 분위기는 긴박감이 넘치게 된다. 그리고 가족애와 이성 간의 사랑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조국에 대한 충성과 의지에 대한 이야기로 변화시킨다. 영화 후반부에 이야기와 분위기를 동시에 반전시킨다는 점은 기존 뮤지컬 영화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구별해주는 중요한 차별점이 된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가족, 사랑, 성장으로 대표되는 전반부와 조국에 대한 사랑과 추격전을 담은 후반부로 나눠진 이중 플롯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복잡한 구조를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시켜 자연스럽게 잘 풀어나간 것은 로버트 와이즈 감독과 각본가인 어니스트 레먼의 역할이 크다. 그리고 이 영화가 지금 봐도 과장되지 않고 세련되었다고 느끼는 이유는 지나치게 감성적이지 않게 영화 분위기를 조절하고 과욕 없이 담백하게 연출한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노력 덕분이다.

   
▲ © 영화의 탄탄한 완성도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이다. / 출저 : 구글 이미지

시간을 넘어선, 현재진행형인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노래가 있는 행복한 삶이라는 뮤지컬 영화의 기본 가치관과 남녀 혹은 가족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우리가 이제까지 봐온 뮤지컬 영화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영화는 자신이 가진 매력을 통해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다.

로저스와 해머스타인 2세만이 만들 수 있는 따뜻한 노래들은 ‘노래가 있는 행복한 삶’이라는 주제를 쉽게 공감하도록 해준다. 또한 사랑 이야기 안에 한 인간의 성장과 역사적 갈등이라는 이야기를 함께 잘 엮음으로써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외에도 와이드 스크린의 넓은 화면과 로케 촬영이라는 영화 기술은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자연을 생생하게 담아냄으로써 브로드웨이 공연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뮤지컬 영화’로서의 입지를 더 확고하게 만들어 주었다.

주제, 스토리, 노래, 화면 등 영화의 내적-외적 요소 모두 잘 융합된 작품이었던 <사운드 오브 뮤직>은 개봉 당시 최다 누적 관객 수라는 흥행뿐만 아니라 작품상 및 감독상을 포함한 아카데미 5개 부문 수상으로 작품성까지 인정받는 영화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 인기는 지속되어 끊임없이 브로드웨이 공연과 음반, DVD가 리바이벌되고 있다. 게다가 책, 애니메이션, TV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됨으로써 개봉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관심과 사랑이 계속되는 한 <사운드 오브 뮤직>은 ‘현재진행형’인 영화로 우리 기억 속에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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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은
hyewsm@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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