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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팀 버튼스러운’ 영화 Choice 5

조재형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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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버튼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겨울이 지나고 있다. 느낌상 지난 겨울들보다 덜 추웠지만 그래도 1월 말미 다가왔던 강추위는 지금은 결국 겨울이란 걸 느끼게 해주었다. 겨울은 춥다. 춥다는 느낌은 예술의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다. 이를 가장 잘 살리는 세계 영화계의 거장이 한 명 있다. 그가 바로 팀 버튼이다. 팀 버튼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면 겨울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린다. 춥다는 느낌을 넘어서 건조하고 음산하고 괴기스럽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신의 작품세계에 팀 버튼은 정확히 표현해낸다. 즉 팀 버튼은 겨울에 가장 잘 어울리고 겨울을 가장 잘 대표하는 예술가다. 팀 버튼의 영화 작품들을 보면 더욱더 지극히 팀 버튼스러운 색깔을 잘 느낄 수 있다. 다른 형용어구 필요 없이 ‘팀 버튼스럽다’라는 형용어로만 형용될 수 있는 팀 버튼의 영화를 다시 재생해보자.

   
▲ ‘비틀쥬스’ 스틸컷

  비틀쥬스

  엄밀히 1980년대 영화 연출 기법이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다. 좋게 표현하자면 1980년대 영화 연출 기법이 아날로그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분명히 기술력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 그 한계적인 표현 방법 수준 속에서 팀 버튼은 본격적으로 자신의 ‘팀 버튼스러운’ 색을 영화에 녹여내기 시작했다. 그 신호탄이 된 작품이 ‘비틀쥬스’다. ‘비틀쥬스’ 속 상황 설정, 등장인물, 순간의 표현 등등은 온통 팀 버튼의 색으로 그 색이 아날로 느낌이 나는 방법으로 채워져 있었다. 주인공 비틀쥬스나, 사고를 당했지만 집을 떠나지 못 하는 아담과 바바라 부부나 순간순간 놀라게 하는 호러적 표현이나 전부 팀 버튼의 작품세계관이었다. 대체 어느 작품부터 팀 버튼은 자신의 색을 세상에 알렸는지 궁금하다면 세월을 거슬러 ‘비틀쥬스’란 작품에 다다라 보길 바란다.

   
▲ ‘가위손’ 스틸컷

  가위손

  ‘비틀쥬스’로 팀 버튼이 세상에 자신의 ‘팀 버튼스러운’ 색깔을 알렸다면 세상의 주목을 받고 인정을 받을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코 ‘가위손’일 것이다. ‘가위손’은 여지까지 회자되는 팀 버튼의 대표작으로 남아있다. 영화 안에서 팀 버튼의 색이 가득하다는 것은 팀 버튼 영화로써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팀 버튼의 ‘가위손’은 색깔만을 녹여낸 작품이 아니었다. 팀 버튼의 색으로 인간이 지녀야 하는 철학을 세워나갔다. 외딴 성 속에서 갇혀 살던 인조인간 에드워드는 인간과 교류하며 살며 자신의 인간성을 깨달아 나가고 다시 한 번 인간의 또 다른 모습을 알아채 자신의 본자리인 외딴 성으로 돌아가는 회귀적 인간성을 에드워드로 팀 버튼은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색깔에 철학까지, 그리고 ‘가위손’을 상징하는 대니 엘프만의 ‘The End’라는 대표 음악까지, 아니 한 가지 더해 얼음을 공작하며 이는 ‘가위손’ 아니 팀 버튼 작품 최고의 명장면까지.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가위손’을 이렇게 평했다. ‘팀 버튼적인, 너무나도 팀 버튼적인’이라고 평했다. 이 평에 지극히 동의하는 바이다.

   
▲ ‘배트맨 2’ 스틸컷

  배트맨 2

  자신의 색을 지키는 것도 힘들다. 자신의 색을 잃지 않는 것도 힘들다. 자신의 색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팀 버튼은 자신의 색을 증폭시켜버렸다. 어떤 작품으로? ‘배트맨 2’로써. 세기의 영웅 캐릭터인 배트맨을 자신의 작품 세계로 마치 힘으로 끌어와 ‘배트맨 2’라는 작품을 완벽히 자신의 또 하나 대표작으로 만들어버렸다. 배트맨은 영웅물이다. 고담시를 지키는 어둠의 영웅이다. 이 설정을 팀 버튼은 자신의 색깔로 전부 칠해버렸다. 고담시의 세밀하고도 전체적인 연출, 배트맨의 행동 그리고 배트맨을 상대하는 악당마저도 가장 ‘팀 버튼스러운’ 악당인 펭귄맨을 창조해내 ‘배트맨 2’이라는 작품을 또 하나의 ‘팀 버튼스러운’ 작품으로 만들어버렸다. 배트맨을 영화화 시킨 대표적인 감독들에는 조엘 슈마허와 크리스토퍼 놀란 그리고 팀 버튼이 있다. 이 세 명의 감독 중 팀 버튼은 절대 작품성에서도 작품관에서도 작품 자체에서도 팀 버튼은 절대 뒤처지지 않았다.

   
▲ ‘크리스마스의 악몽’ 스틸컷

  크리스마스의 악몽

  겨울을 가장 잘 표현하는 영화감독 팀 버튼, 겨울과 팀 버튼이 만난다면 절대 간과될 수 없는 소재가 바로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는 겨울의 정점에 있는 기념일이며 온 세계가 기다리고 기다리는 겨울 중 가장 특별한 날이다. 이 모두가 공감하는 감정을 팀 버튼은 역시 작품화 시켰다. 모두가 깊은 생각 없이 크리스마스를 즐길 때 팀 버튼은 크리스마스에 철학을 좀 더 가미 했다. 왜 크리스마스는 즐거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감독 헨리 셀릭과 함께 표현했다.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란 작품은 호러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아동 애니메이션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극히 철학적인 전개로 이뤄지는 작품이다. 작품 내내 주인공 잭 스켈링톤은 크리스마스에 대해 고민한다. 이것이 ‘크리스마스 악몽’의 주요 골자이자 해결 과제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당연히 지극히 ‘팀 버튼스러운’영화 중 하나에 속하지만 또 하나 형용어구를 추가하자면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지극히 ‘철학적인 팀 버튼스러운’ 영화라고도 형용할 수도 있겠다.

   
▲ ‘유령신부’ 스틸컷

  유령신부

  앞서 언급한 작품들, ‘비틀쥬스’, ‘가위손’, ‘배트맨 2’, ‘크리스마스의 악몽’ 이 네 작품 모두 아날로그적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서히 디지털 표현법을 받아들이는 팀 버튼의 고뇌가 느껴진 작품이 바로 ‘유령신부’다. 앞선 네 작품들 속에서는 간간히 느껴지는 아날로그적 기법을 확인될 때 나름의 귀여운 팀 버튼의 고집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귀여운 고집이 ‘유령신부’에선 말끔히 사라졌다. 좀 더 세련되고 깨끗한 팀 버튼의 표현을 맛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팀 버튼의 색이 완전 세탁된 건 아니었다. 팀 버튼의 고집스런 색깔은 세련됐을 뿐이지 잃지는 않았었다. 팀 버튼의 페르소나인 조니 뎁이 목소리 연기한 빅터, 팀 버튼의 여인 헬레나 본햄카터가 목소리 연기한 코프스 브라이드, 또 한 명의 여자 주인공 빅토리아 등등 등장인물도 팀 버튼이 아니고서야 연출할 수 없던 색깔이었다. 작품 속 색채감과 하나 하나의 연출 또한 팀 버튼스러운 연출로 가득 찼다. 영화로써 반드시 지녀야 할 완성도 있는 전개 또한 ‘유령신부’는 갖추고 있었다. ‘가위손’이 20세기를 대표하는 지극히 ‘팀 버튼스러운’ 작품이라면 ‘유령신부’는 21세기를 대표하는 지극히 ‘팀 버튼스러운’ 작품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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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superjjhh@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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