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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사도> 포스터(ⓒ네이버 영화) | ||
[디아티스트매거진=박솔미]
<사도> 는 사도세자가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은, 조선의 역사에서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인 임오화변을 다룬 정통사극 영화입니다. 정통 사극답게 이야기를 무게감있게 진행시키면서도, 영화는 영조와 사도세자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상황과 입장까지 빠뜨리지 않고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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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영화 | ||
[아버지이기 전에 왕이었던 영조, 세자이기 전에 아들이고 싶었던 사도세자]
임오화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역사적 견해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閑中錄)이 말하듯 영조의 성격이상과 사도세자의 정신병이 참극을 불러일으켰다는 것, 두 번째는 사도세자가 노론과 소론의 당파싸움에 의해 죽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도>는 첫 번째 견해를 따르면서 역사영화가 아닌 가족영화라는 관점으로 표현하고 있고, 이것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포인트 입니다.
극중에서 영조의 “이것은 나랏일이 아니고 집안일이다.”라는 대사는 영화가 임오화변을 묘사하는 관점을 가장 잘 담아냅니다. 영조와 사도세자 사이에 일어난 일을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상황’ 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지요. 사실 영조가 사도세자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킨 사건들이나 결국 사도세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결정적 사건들은 나랏일의 일부로 보여지지만, 이것이 모두 가족 내 부자간의 갈등이 절정에 달한 것으로 보여지는 것은 그만큼 영화가 균형을 잘 잡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사도세자의 어린 시절과 임오화변이 일어난 시점을 번갈아 가며 보여줍니다. 이런 병렬적 구성 안에는 임오화변이 어떻게 일어나게 된 것인지를 알 수 있는 사건들이 담기게 되지요. 그리고 그 구성의 시작과 끝에는 영조가 아버지로서 아들인 사도세자를 참으로 아꼈었다는 내용이 들어갑니다.과거의 영조는 자신의 어린 아들을 위해 밤을 세워 책을 쓰고, 또 그만큼 아들에 대한 기대도 높은 아버지였습니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힌 지 8일이 지난 후 영화가 보여주는 영조의 모습은 자신이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슬퍼하는 모습 역시 절절하게 연출되고 있지요. 영조가 아들의 죽음 이후 ‘생각할 사(思), 슬퍼할 도(悼)’라고 하여 ‘사도세자’라는 시호를 내리는 장면은 그 감정을 잘 갈무리해주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영조는 아버지이기 전에 조선의 왕이었습니다. 때문에 영조는 아버지로서의 입장을 내세우기 보다 군주로서의 입장을 유지해야 했고, 사도세자는 후반부에 그가 말하듯 따뜻한 눈길 한 번이 필요한, 세자이기 전에 아들이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부자간의 갈등이 해결되지 못한 지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각자가 가진 입장에서 무엇을 더 먼저 생각했느냐 하는 것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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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영화 | ||
[양위파동과 대리청정]
사도세자는 어린 시절부터 무(武)에 더 관심이 많고 그림 그리는 것을 즐겨 하면서 문(文)을 강조했던 영조와 작은 갈등을 빚었습니다. 마흔 한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아들을 얻었던 영조는 세자에게 기대가 많았던 만큼, 자신이 바라는 바와 아들이 조금이라도 어긋나게 행동하면 그것을 굉장히 못마땅하게 여겼는데 이것은 영조와 세자 사이의 불화에서 단지 시작에 불과했지요.
아버지이기 보다 군주로서의 입장이 강했던 영조와 세자 이전에 아들이고 싶은 사도세자에게, 정치적 견해가 달랐던 것은 둘 사이에 매우 치명적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 사건은 사도세자가 대리청정을 하면서 영조가 실시한 탕평책에 반하는 정치적 시도를 한 것이지요.
그래서 결국 양위파동과 대리청정은 영화 속에서 양날의 검과 같은 사건이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총명한 아들을 매우 아껴서 일찍이 군주의 덕을 가르치고 일깨우려 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반면에 군주로서 아들의 충성심과 능력을 시험해 본 것 이랄까요. 양위파동은 통해 세자와 신하들의 충성심을 가늠해볼 수 있는 수단이었고, 대리청정은 결국 사도세자의 입지를 강화시키기보다 그의 손발을 묶어 놓은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도세자로 하여금 의도치 않게 영조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그럴수록 영조는 양위파동을 일으켜서 세자의 충심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려 들었고, 이 때부터 사도세자는 점점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게 되는 주요 원인들이 모두 이 부분에서 나오고, 영조는 사도세자를 못마땅하게 여기다 못해 드러내놓고 미워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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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영화 | ||
[한 편의 가슴 아픈 이야기]
부자유친(父子有親).
유교의 핵심 덕목인 삼강오륜 중 하나입니다. 사도세자가 당파싸움의 희생자였든, 혹은 정말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든, 부자유친과 같은 덕목을 중시했던 조선에서 영조가 사조세자를 죽인 일은 당대에나 지금이나 어떻게 그런 사건이 빚어질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영화는 그런 부분을 후반부에 영조의 아버지로서의 심리 묘사를 통해 풀어나가려고 한 것 같습니다. 한 나라의 군주로서 반역죄를 일으킨 아들을 죽인 아버지는 사도세자가 거의 죽어갈 즈음에 나누는 대화 장면이 그러합니다. 때문에 영화를 관람하고 나면, 임오화변은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이라는 생각보다 한 편의 사무치게 가슴 아픈 이야기라는 느낌을 더 많이 가지게 됩니다.
<사도>는 임오화변을 묘사하는 관점으로나, 그 설명 방식으로나 고민의 흔적이 많이 엿보이는 영화입니다. 사건의 비극적 면을 강조하려고만 하지 않았고, 왜 일이 그렇게까지 되었는지를 차분하고도 무게감 있게 펼쳐냈습니다. 사건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여러 인물들의 설명이 불가피한 얽히고 설킨 관계들 역시 대사를 통해 간결하게 설명하여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끔 한 것도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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