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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pyright ⓒ 윤정희) | ||
[디아티스트매거진=윤정희] 동서양 미인의 계보를 따라 오르면 강렬한 빨간색 벽에 새겨진 美人을 마주하게 된다. 서울미술관의 2015년 하반기 기획전은 제목인 <美人미인;아름다운 사람>에 걸맞게 근현대 18명의 국내작가와 7명의 국외작가의 손에서 태어난 40여 미인들을 한데 모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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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pyright ⓒ 윤정희) | ||
미는 우리가 신에 대한 의문을 조금도 갖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매우 훌륭한 것들 중의 하나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여 미(美)에 대한 인간의 찬양과 욕망은 지속되어 왔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각자 자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미인으로 표현하여 오래도록 간직하고자 하였고, 그것은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전해진다. 임직순은 꽃과 소녀를 그림으로써 그것들의 아름다운 외모에 가려진 생명력과 본질적인 의미를 추구하였고, 정명조는 전통 한복을 차려입은 여인의 뒷모습에서 신비로우면서 우아한 아름다움을 이끌어낸다. 아름다운 여인들과 나눈 사랑은 피카소의 예술적인 창조 행위에 생명력과 영감을 불어넣었으며, 펑정지에는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물질적 삶에 중독돼 내면의 허무함을 드러내는 이시대의 중국 미인들을 그리고 있다. 이렇듯 당대의 가치관과 이상을 시각화한 미인은 작가 저마다의 경험과 해석을 거쳐 그들의 작품으로 재창조된다. 아름다움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작가가 예술작품을 창조할 수 있는 원동력이면서 그것 자체가 작품의 대상이 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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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pyright ⓒ 윤정희) | ||
순수에서 관능까지
미인이 여성에게만 국한된 단어는 아니지만, 이 전시는 여성인 미인에 집중한다. 참여 작가의 과반수가 남성인 만큼 전시장에서 관객들을 맞이하는 미인들의 대다수는 남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표현되어있다. 순수함을 가진 소녀에서부터 관능적인 육체미를 풍기는 나체의 여인까지, 모두 저마다가 가진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다. 이는 어쩌면 남성들이 본능적으로 여성으로부터 느끼고자 하는 여성만이 가진 아름다움이 아닐까. 거기에 마리 로랑생과 김원숙, 김명희, 이숙자를 비롯하여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천경자의 작품까지,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여성의 모습 역시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전시의 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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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pyright ⓒ 윤정희) | ||
이 전시의 또 다른 특이점은 전시장 연출에 있어 소재 또는 벽지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관람하는 재미를 한층 돋우었다는 것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을 언급하자면, 전시장 초입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문틈 사이로 보이는 김덕용 작가의 작품을 보며 그 옛날 희미한 불빛 너머로 안방마님을 엿보는 것 같은 은밀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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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pyright ⓒ 윤정희) | ||
전시 끝에서 관객은 자기 자신을 하나의 미인도로써 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관객이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기획자는 이시대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기 내면에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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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pyright ⓒ 윤정희) | ||
이번 전시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미인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다양한 모습의 미인들을 보여준 것을 좋았으나 그 작품들이 선정된 이유나 그들이 작가 또는 그 당시에 어떠한 의미가 있었는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예술작품들과 현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대중 스타 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한데 아우르고자 한 시도는 좋았으나 그것이 하나의 일관성 있고 완결성을 가지는 전시를 만드는데 있어서는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동서양에서 자신만의 색깔로 여성 그린 것으로 유명한 근현대작가들의 작품을 한 데 볼 수 있었다는 것과 각 섹션마다의 전시장 연출 방법을 바꾸어 미인들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고자 한 것, 그리고 이시대의 진정한 미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전시를 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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