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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결말 결투 장면 Choice 5

조재형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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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영화도 보통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라는 5단 구성을 따른다. 영화도 결국 픽션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 영상화 된 예술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이 네 단계에 맞고 통상적으로 자주 쓰이는 연출이나 상황 기법들이 있다. 그렇다면 결말에 딱 들어맞고 결말이라는 단계를 가장 폭발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연출 상황 기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결투 장면이라 생각한다. 상황이 극도로 고조되고 영화 전체가 흥분된 채 마무리 될 수 있게 하는 한국영화사 손꼽힐 결말 결투 장면 다섯 작품을 다시 감상해보자.

   
▲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스틸컷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우 형사와 장성민의 비오는 폐광에서의 결투

  1990년대 한국영화계에 가장 독보적인 배우를 꼽으라면 큰 고민 없이 안성기와 박중훈이 떠오를 것이다. 그만큼 안성기와 박중훈 콤비가 보인 한국영화계의 업적인 가히 대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안성기와 박중훈은 ‘투캅스’로써 경찰영화, 코믹영화 이 두 가지의 배합을 완벽히 이뤄냈다. 그리고 1990년대가 다 지나갈 때 즈음 1999년 7월 31일 투박한 베테랑 형사 우 형사를 연기한 박중훈과 사건의 최종 범인 장성민을 연기한 안성기가 다시 한 번 만나 한국영화사에 느와르 명작 그리고 다시 한 번 경찰영화물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인정사정 볼 것 없다’라는 영화를 완성했다. 물론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영화 전체적으로 봐도 색이 강하고 기념비적인 색을 지닌 영화다. 하지만 대중 모두가 기억하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이미지는 마지막 격투 장면이다. 결국 맞닥뜨린 우 형사과 장성민은 비오는 폐광에서 주먹을 섞으며 자신들의 만날 수밖에 없었던 질긴 인연을 폭발시킨다. 그리고 ‘인정사절 볼 것 없다’라는 영화의 대말미를 장식한다. 그리고 1990년대 한국영화 아니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격투 장면을 생산시켰다. 감히 단언하건데,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마지막 결투 장면은 한국영화 전체를 대표할 수 있다.

   
▲ ‘말죽거리 잔혹사’ 스틸컷

  말죽거리 잔혹사

  김현수가 차총훈과 야생마 패거리를 상대한 결투

  ‘말죽거리 잔혹사’를 본다면 영화 말미에 반드시 모든 이야기를 해갈해주는 격투 장면이 있을 것이라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주인공 김현수가 그 마지막 정점을 향해 성장해가는 과정을 느끼는 것, 마지막 결투에 대한 당위성을 얻어가는 과정을 느끼는 것 이 점이 ‘말죽거리 잔혹사’를 즐기는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다. 그렇게 김현수는 친구 김우식을 잃은 감정, 첫사랑 강은주를 떠나보낸 감정 등을 영화 말미에 자신이 다니던 학교의 검은 권력의 소유자 선도부장 차종훈과의 결투에 집중한다. 누가 이기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영화 내내 쌓였던 김현수의 감정이 얼마나 영화적으로 적절하게 해갈 되냐가 중요했다. 김현수는 영화 내내 간간히 연출되던 이소룡을 향한 동경도 마지막 결투에 이용하여 차종훈을 꺾었고 차종훈이 이끌던 선도부 야생마 패거리를 모조리 상대하고 이겨냈다. 그리고 장엄히 학교를 떠나는 김현수의 터벅터벅 걷은 걸음걸이에서 우리 모두는 김현수를 이해한다. ‘말죽거리 잔혹사’ 분명히 예상되는 결말 결투 장면의 목적을 충실히 달성한 영화라 아니할 수 없다.

   
▲ ‘해바라기’ 스틸컷

  해바라기

  차태식이 조판수 일당을 처치하는 결투

  ‘해바라기’ 또한 ‘말죽거리 잔혹사’처럼 영화 말미의 결투 장면을 상황 설정으로 암시한다. ‘해바라기’의 주인공이자 싸움으로 사람까지 죽인 차태식은 술만 먹으면 폭주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설정, 그리고 끊임없이 차태식을 감정적으로 물리적으로 흔드는 외부의 압박 등은 어느 시점에선 ‘해바라기’를 보는 모든 이들에게 ‘차라리 싸워라 과거처럼’이라는 바람까지 들게 한다. 그래도 끝까지 차태식은 그 자신의 싸움실력을 단지 자기 주변부 사람들을 보호하는 수준에서만 그치고 만다. 이 연출마저도 마지막 결투 장면에 대한 만인의 동의로 귀결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렇게 결국 남은 방법은 자신의 나서는 방법 밖에 없기에 술을 마시고 악덕 시의원이자 자신에게 불행을 가져다 준 근원 조판수 무리들을 전부 홀로 싸워 처치한다. 앞서 말했듯이 ‘해바라기’의 마지막 결투 장면은 영화를 본다면 누구나 예상 가능했다. 하지만 단순 그 순에서만 의미가 있지 않다. 악덕 무리들을 처지하기 위한 결투, 자신의 사람들을 위한 결투, ‘해바라기’에서 차태식이 보인 마지막 결투 장면은 ‘착한’ 결투다.

   
▲ ‘영화는 영화다’ 스틸컷

  영화는 영화다

  장수타와 이강패의 갯벌 결투

  일반적으로 영화 말미에 삽입된 결투 장면은 영화의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해갈하기 위하는 방편으로 결투를 선택하는 결투로 귀결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다’는 아니다. ‘영화는 영화다’의 두 남자 주인공 장수타와 이강패는 동일한 목적을 마무리 짓기 위해 마지막 결투를 이행한다. 그 목적은 영화의 완성이었다. 배우지만 주먹 좀 쓴다던 장수타는 진짜 깡패 이강패에게 진짜 주먹을 맛보고 만다. 비록 자존심을 구긴 장수타지만 영화의 완성을 위해 진짜 깡패 이강패를 영화에 출연시키는 파격적인 제안을 성사시킨다. 이 순간부터 ‘영화는 영화다’ 말미 결투 장면에 해갈 될 드라마가 서서히 써진다. 폭력을 일삼으며 사고만 일으키는 배우 장수타 그는 과연 깡패인가? 배우인가? 배우를 꿈꾸다 결국 영화에 출연하게 된 깡패 이강패 그는 과연 배우인가? 깡패인가? 이 정체성의 혼란이 ‘영화는 영화다’ 내내 채워졌으며 우여곡절 끝에 영화는 완성되고 단순 ‘영화는 영화다’ 속 영화의 완성을 상징하는 갯벌 결투 장면만이 아닌 장수타와 이강패 두 남자가 혼란을 겪던 정체성마저도 그 갯벌 결투 장면으로 산화되는 듯 하다. 파격적인 상황 전개, 파격적인 장소 속에서 이뤄진 결말 결투 장면을 가진 영화 ‘영화는 영화다’다.

   
▲ ‘스물’ 스틸컷

  스물

  경재, 동우, 치호 그리고 그 친구들이 소소반점을 지키기 위한 결투

‘스물’은 2015년 상반기 최고 흥행수치를 기록한 한국영화가 될 만했다. 강하늘, 이준호, 김우빈이라는 청춘배우들이 내뿜는 ‘청춘’이 영화 내내 느껴졌으며 그 ‘청춘’이 청춘을 앞둔 청춘에 있는 청춘을 보낸 모든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끔 했기 때문이다. 강하늘이 연기 한 경재, 이준호가 연기 한 동우, 김우빈이 연기한 치호 모두 각자 청춘 속에서 청춘만이 지닐 괴로움과 고민들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괴로움과 고민 등이 영화 내내 느껴진 청춘 뒤에 존재했다. 그 괴로움과 고민? 세 청춘은 완벽하게 해결하진 못 한다. 그저 자신들만의 공간인 소소반점에서 괴로움과 고민을 이야기하며 나눌 뿐이다. 세 청춘에게 소소반점은 그야말로 마지막으로 안식할 수 있는 아지트와 같은 공간이었다. 그런 소소반점을 외부세력에게 뺏길 수야 있겠는가? 그 외부세력에 맞서 청춘은 청춘 느낌 그대로 무작정 싸운다. 무작정. 그냥 무작정 싸우니까 청춘 아니겠는가. ‘스물’의 주제어 ‘청춘’을 ‘스물’이란 영화 말미의 결투 장면이 몸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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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superjjhh@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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