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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시절. 수능에 대한 불안한 마음에 잠들지 못한 날, 아버지의 늦은 귀가 소리가 들렸어요. 그날따라 술에 많이 취하신 아버지께서는 무슨 말인가를 계속 웅얼거리셨는데, 늘 반듯하고 당당하시던 아버지께서 그런 모습으로 귀가하는 건 처음이라 방을 나가볼까 생각했지만 그냥 이불을 부둥켜안고 가만히 숨죽여 있었어요.
그때 어머니께서 아버지께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셨고 아버지는 작은 목소리로 무슨 말을 하셨는데 무슨 말인지는 들렸지 않았지만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다시 아버지께 무슨 말이냐고 되물으셨고 아버지께서 대답하셨어요. “나 사직서 냈어.” 이상하게 다른 말은 제대로 들리지 않았는데 이 한 마디만 정말 또렷하고 명확하게 제 귀에 들렸어요. 이 말이 끝나는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신 아버지. 태어나서 처음 들어 본 아버지의 울음소리.
아버지의 떨리는 목소리와 어머니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한데 뒤섞여 들리는 그 순간. ‘이제 재수 학원을 그만 두어야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부모님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원비를 내지 못하다가 모두가 보는 가운데 결국 짐을 꾸리고 나간 친구를 보았기에, 그 상황이 무엇인지 와 닿았거든요.
그렇게 다음날 저는 부모님의 말씀을 기다렸어요. 그런데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두 분 모두 제게 학원에 대해서 말씀하지 않으셨고, 부모님께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내색 한 번 없이 오히려 저를 믿고 더 응원해 주셨어요. 그날 이후 저는 다른 걱정은 하지 않고 오직 수능 공부에만 전념했어요. 저를 믿어주신 부모님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요. 그렇게 저는 제가 원하는 대학에 장학생으로 합격한 것은 물론 제가 지원한 가,나,다군 모든 대학에서 합격할 수 있었어요.
지원한 가, 나, 다군 모두에서 합격한 장학생 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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