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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 진범이 누구인지 말해줄께

남성찬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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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 컷

하나 뿐인 딸을 잃은 미혼모가 있다. 딸의 죽음은 사고사로 판명이 났다.
하지만 미혼모는 알고 있다. 딸은 살해당했다는 것을,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반의 두 학생에게.

이토록 입체적으로 청소년 범죄를 다룬 영화가 또 있을까?

영화 <고백>은 일본은 물론 이미 한국에서도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 범죄,
이와 관련된 안건들을 무섭도록 치밀하고 날카롭게 꿰뚫는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 컷

현 청소년들의 실태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소년법,
겉만 번지르르한, 실효성을 갖추지 못한 교육제도,
사회로 나오기 전, 가장 기본적인 인격형성을 담당하는 가정교육까지

영화는 이처럼 청소년 문제가 일어나는 원인들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분석해내고,
그 모든 것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 컷

담임 선생님의 딸을 살해한 두 학생,
슈야와 나오키는 언뜻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소년들로 보인다.
하지만 둘은 잘못된 가정 교육 아래서 성장했다는 점에서 같다.

전도유망한 전자공학자였던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슈야, 그는 어려서부터 늘 인정 받지 못했다.
자신의 꿈마저 포기하고 육아를 선택했던 어머니가 그에게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하지만 꿈을 대신 이뤄줄 것이라 굳게 믿었던 슈야는 언제나 어머니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더 우수한 결과물을 가져오지 못하는 슈야에 대한 끊임없는 채찍질.
자식을 향한 그녀의 이런 ‘잘못된’ 바램은 슈야를 오직 더 우수한 존재가 되는 것에만 집착하게 
만들었다. 결국 다시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슈야를 버리고 떠나는 그녀

우수한 재능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유명해지는 것,

그렇게 자신을 버린 엄마에게 인정받는 것

늘 엄마의 사랑에 목말랐던, 인정에 목말랐던 슈야는 그렇게 괴물이 된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 컷

이와 달리 나오키는 부모에게 과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란 아이다.
나오키의 엄마는 다소 열등한 학생이었던 나오키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던 칭찬하고 감싸기 바쁘다.
“나오키는 뭐든 하면 잘할 아이니까”

심지어 나오키가 살인을 저지르고 왔을 때도, 그녀는 나오키를 변호하는데 여념이 없다.

“우리 아들 나오키는 그런 아이가 아니다.”  
“착하고 상냥한 아이다.”
“나쁜 친구에게 잘못 엮인 것이다.”

엄마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나오키는 먼저 엄마를 죽인다.
그리고 나오키 역시 괴물이 된다.
(나오키 엄마가 나오키를 키워온 방식이 곧 나오키를 죽이는 행위이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 컷

영화는 청소년 범죄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가정교육, 즉 부모에게서 찾는다.
학교라는 사회로 청소년들이 나오기 전, 가장 기본적인 인격형성을 담당하는 가정에서
슈야와 나오키로 대표되는 많은 청소년들이 잘못된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는 것이다.

늘 더 우수한 학생이 되기만을 강요 받은 슈야라는 아이도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든 감싸주기만 했던 부모 밑에서 자란 나오키라는 아이도
둘 다 잘못 성장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소년이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교육의 부재에 있다.
자신의 꿈을 위해서라면 자식을 버리는 일조차도 개의치 않는 부모에게서,
다른 부모의 자식을 살해하고 온 아들을 착하고 상냥한 아이로 감싸기에 급급한 부모 밑에서
두 소년이 ‘생명의 소중함’이라는 당연하면서도, 꼭 필요한 윤리를 제대로 교육 받고 자랐다는 것이 코미디일 것이다.

이렇게 ‘생명의 소중함’을 인지하지 못한 채 성장한 청소년들은 ‘소년법’이라는 이름 하에
다른 생명에 해를 가하는 일을 그저 형을 살지 않는 일 정도로만 여기게 된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 컷

영화가 이처럼 잘못 성장한 (범죄를 저지른)청소년에 대해 가지는 태도는 확고하다.
슈야와 나오키, 두 소년이 모두 자신의 엄마를 살해하고 불행해지는 것

이 결말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나, 청소년 범죄의 대한 책임은 상당 부분 그 청소년들의 부모에게 있다는 것이다.
나오키의 엄마가 잘못 키워줘서 미안하다며 울부짖는 장면,
그리고 나오키에게 난도질 당하는 장면,
엄마의 인정을 받기 위해 슈야가 만들었던 폭탄이 슈야의 엄마에게서 폭발하는 장면

모두 다 이 소년들의 범죄에 대한 책임을 부모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둘, 범죄를 일으킨 청소년들을 갱생시키는 것은 소년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딸을 잃고 두 학생에게 처절하게 복수를 하는 담임 선생님 유코는 영화내내 청소년들에게
높임말을 사용한다. 그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하겠다고 말한다.

이것이 감독이 소년법에 대해 취하는 입장이다.
그들을 실수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으로 대하는 것이 아닌,
그저 범죄를 저지른 ‘범법자’(성인)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의 소중함을 교육받지 못하고 자란 청소년에게 소년법은 무고한 생명들을 
앗아갈 수 있는 흉기이다.
살인을 저지른 그들이 ‘소년법’ 아래서 사형을 면하고, 성인이 되어 다시 사회로 나오게 된다.

그들이 과연 진정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갱생하여 돌아올 수 있을까?

영화는 그에 대한 대답을 슈야의 엄마의 죽음으로 대신한다.
슈야는 자신의 손으로 만든 폭탄으로 
자신이 너무도 사랑했던 엄마를 죽이게 되어 고통 속에서 몸부림 친다.

이 고통을 통해서 슈야는 다른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조금은 깨닫게 되지 않았을까?
이 고통이 그나마 범죄를 일으킨 청소년들의 갱생의 시작일 수 있지 않을까?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 컷

시대는 변하였고, 그에 따라 청소년들의 모습도 변화해왔다.
극악무도한 청소년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현 세태가 그 증거이다.
법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살인과 같은 끔찍한 범죄를 일으킨 자를, 소년법이라는 이름으로 감싸주는 것만이
올바른 해결책이 아닐 것이다.

허나, 청소년 범죄와 관련된 사회적 제도에 대한 논의에 앞서 무엇보다 선행되야할 것은 
각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각고의 노력일 것이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 컷

영화 <고백>은 청소년 범죄라는 사회적 문제가 일어나는 원인을
깊이 있는 통찰과 다각적인 시선으로 꿰뚫어 이야기하고 있는 수작이다.
영화를 통해서 이 문제와 관련된 사안들을 많은 이들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담으로 복수의 화신, 미혼모 역할을 맡은 마츠 다카코의 연기력은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같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아역들의 연기 역시 인상적이다.
(열정만 넘치는 멍청한 선생역의 오카다 마사키 역시 정말 멍청해 보였다.)

그리고 이 모든 배우들을 이끌고 나아가는 감독의 훌륭한 연출력에 또 한번 감탄했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다른 작품들도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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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찬
namsenge@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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