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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히어로 한국영화 Choice 5

조재형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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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영화에서 영웅의 존재는 특별하다. 당연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심이 되며 그 영웅으로 관객들의 바람들이 통쾌하게 해결되고 현실에서 이뤄질 수 없는 연출까지 영웅으로 만들어진다. 영웅의 존재는 이렇듯 특별하다. 하지만 영화예술도 발전하면서 단편적인 영웅의 면모에 대중은 서서히 익숙해져갔다. 그렇게 새로운 영웅의 형태가 탄생하기 시작했는데, ‘일반인과 다를 바 없거나 도덕적으로 나빠 전통적인 영웅답지 않은 소설 속 주인공’이라는 의미를 가진 안티히어로가 영화의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안티히어로가 중심에 서서 좋은 영화를 만든 사례가 한국영화계에도 여럿 있었다. 안티히어로 한국영화 다섯 편 다시 감상해보자.

   
▲ ‘공공의 적’ 스틸컷

  공공의 적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다. 이 문장은 경찰을 가장 상징하고 수식한다. 하지만 ‘공공의 적’ 속 강철중은 모범적인 경찰의 이미지와 완전 반대되는 모습을 보인다. 마약을 거래하려하고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이상한 방법으로 범인을 검거하는 등 사회의 치안을 유지하는 경찰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이런 강철중에게 돈을 위해 부모를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과 아무 관련도 없는 이를 그냥 죽인 살인범 조규환이 걸려들었다. 강철중은 정의를 위해 조규환을 검거하려하지 않았다. 아니 정의를 위해 검거하려 했을 것이다. 단지 오랫동안 자신에게 겹치고 쌓여온 안티히어로적 기질이 두터웠기에 그 숨어있던 정의감에 솔직하지 못 했을 것이다. 그래서 강철중은 ‘안티’이긴 하지만 결국 ‘히어로’인 것이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최종적 히어로 기질을 중심으로 좋지 않은 방법들을 이용해 결국 공공의 적 조규환을 시원하게 검거해냈다. 경찰이란 ‘안티’와는 절대적으로 거리가 멀어야 할 영역에서 안티히어로적 면모를 여실히 보인 인물 강철중이고 이를 모두 남아낸 영화 ‘공공의 적’이다.

   
▲ ‘투 가이즈’ 스틸컷

  투 가이즈

  ‘투 가이즈’에는 제목과 같이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여자를 좋아하고 카드깡을 일삼는 김훈, 불량 채무자들을 주먹을 앞세워 폭력 전과까지 입어버린 박중태, 절대 이 두 남자의 조합은 선량해보이지 않는다. 우연치 않은 기회로 미지의 가방을 얻어버린 김훈과 박중태, 그 미지의 가방이 국가안전정보국과 국제 스파이 조직 간 쟁탈을 벌이는 고도의 기술이 내재된 최첨단 반도체임을 알게 된다. 국제 스파이 조직답게 김훈과 박중태를 질기게 쫓으며 반도체 가방을 손에 얻으려 한다. 이 순간부터 약간은 찌질하지만 아슬아슬하기도 한 김훈과 박중태의 안티히어로적 기질이 여실히 발휘된다. 사우나, 지하철역 등 친숙한 장소 속에서 벌어지는 김훈과 박중태의 코믹 연기와 코믹 액션은 거대한 국제 스파이 조직을 비웃게 하는 통쾌함을 선사한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닌 두 남자가 거대 조직에 맞서 통쾌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투 가이즈’ 한국영화계의 대표적인 안티히어로 코믹영화다.

   
▲ ‘아치와 씨팍’ 스틸컷

  아치와 씨팍

  세상의 종말 이후 세계관을 그린 ‘아포칼립스’ 영화, 이 ‘아포칼립스’ 영화가 한국영화계에선 다소 드물게 존재한다. 하지만 ‘아포칼립스’ 세계관과 안티히어로적 면모를 동시에 갖춘 작품이 ‘아치와 씨팍’이다. 인간의 배변이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공급되는 세상 속에서 시대의 나쁜 놈들 아치와 씨팍의 주인공이다. 하드를 위해선 무엇이든 하는 아치와 씨팍 앞에 동일하게 하드를 위해 대규모 조직으로 움직이는 돌연변이 집단 보자기 갱단이 등장한다. 아치와 씨팍은 그리 명쾌하지 않는 방법들을 동원하여 보자기 갱단을 섬멸해 간다. 안티히어로의 매력, 아치와 씨팍이 벌이는 우여곡절 그리고 애니메이션이라 가능했던 박친감 넘치는 액션 등은 안티히어로들이 선사하는 일정 수준의 통쾌함을 넘어 시원함까지 선사한다. 참 많은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작품이다. 19금 액션 안티히어로 애니메이션. 실제 영화에서 즐길 수 없는 안티히어로의 매력을 ‘아치와 씨팍’에서 맛 보라.

   
▲ ‘추격자’ 스틸컷

  추격자

  일반적으로 안티히어로들은 자신이 해쳐나가는 고난을 영화 속에서 보이며 먼저 대중들에게 웃음을 먼저 선사한다. 하지만 ‘추격자’는 달랐다. 경찰 출신이지만 음지의 출장안마소를 운영하는 엄중호는 계속해서 사라지는 자신의 출장안마소 여자들을 찾기 위해 추격에 나선다. 마지막으로 사라진 김미진마저 연락이 두절되고 결국 광기어린 추격을 엄중호는 시작한다. 그 범인을 찾는 것이 ‘추격자’의 중추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범인은 지영민임을 공개하면서 엄중호와 지영민의 어둡고 무거운 대결로써 영화가 이어진다. 엄중호와 지영민의 대결이 이어지면서 주변주에 있던 경찰은 그저 답답한 모습만을 보인다. 사건을 사건으로써 덮으려 하고, 엄중호보다 못 한 추리력으로 사건을 수사하는 등 비록 다른 방법이고 나쁜 방법이지만 지영민의 실체를 알아내는 건 “경찰도 검찰도 아니었다.” 웃음보다는 어둡고 무거운 안티히어로의 모습을 그린 ‘추격자’. 한국영화계를 넘어 안티히어로물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 ‘끝까지 간다’ 스틸컷

  끝까지 간다

  2014년 한국 안티히어로물의 정점을 찍은 영화가 등장했다. ‘끝까지 간다’가 그 영화였다. 뒷돈을 챙기며 경찰이 해서는 안 될 행동까지 범해왔던 형사 고건수에게 감찰보다 더 끔찍한 일들이 자신에게 연이어 발생한다. 정말 이렇게까지 사람이 고난에 빠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고건수는 형사답게 ‘끝까지 간다’의 안티히어로 주인공답게 천신만고 끝에 그 극한의 상황을 모면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 상황 발생에 대한 비밀, 그 비밀이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보면해가며 알아가게 되고 결국 모든 상황과 사건 뒤에 숨어있던 박창민을 꺾어 영화가 끝나는 동시 완벽한 반전을 대중들에게 극고조로 선사한다. 끝까지 가는 상황의 절망, 그 끝에서 다시 튀어올라 끝까지 올라가는 상황의 고조는 영화 내내 ‘끝까지 간다’를 절대 지루할 틈이 없게끔 만들었다. 안티히어로가 보일 수 있는 한국형 스릴러물의 또 다른 재편이었다. ‘끝까지 간다’는 한국영화계의 손꼽힐 안티히어로물임은 당연하고, 이선균과 조진웅의 손꼽힐 명작으로 보는 것도 당연하고, 한국영화계에 탄탄한 시나리오가 중심이 되어 탄생한 명스릴러물임에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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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superjjhh@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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