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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과 예술] 존재하는 유토피아, 헤테로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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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과 예술] 존재하는 유토피아, 헤테로토피아!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작품과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Felix González Torres, “Untitled” (billboard of an empty bed) 1991, printed billboard, 

dimensions variable © The Felix Gonzalez-Torres Foundation

 

[디아티스트매거진=이채]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1926~1984)는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장소, 실재로 위치지을 수 있는 장소로서 존재하는 유토피아(utopia)가 있다고 말한다. ‘헤테로토피아(heterotopie)!’ 우리가 매순간 살고있는 공간으로서 구획되고 맥락화되는 장소이며 유크로니아(uchronie)적인 순간들을 간직한다. 푸코의 헤테로토피아를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작품(무제-빌보드 / Untitled-billboard of an empty bed, 1991)을 통해서 읽어보자.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elix Gonzalez-Torres, 1957~1996)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랑을 하는 헤테로토피아적 사랑을 했다. 그가 활동하던 80-90년대 미국에서 게이들은 어쩔 수 없이 그들만의 유토피아에서 사랑을 나눠야 했다. 즉, 사랑을 하기 위한 공간(헤테로토피아)를 건축한 것이다.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을 둘만의 공간에서 사랑을 속삭였을, 침대에 두 연인이 남겨놓은 자취는 선명하게 위치지을 수 있는 헤테로토피아가 되었다. 이렇게 헤테로토피아는 절대적으로 다른 공간과 다른, 필연적으로 반(反)공간인 것이다. 토레스의 침대도 성소수자의 사랑에 대해서 사회에 반문한다. 헤테로토피아는 자신이 위치지어진 곳에서 주변에 대해 맞서고, 주장하고, 의의제기를 함으로서 존재하는 유토피아이다. 이렇게 실재하는 유토피아를 푸코는 하나의 과학(science)이라고 말하면서, 이를 ‘헤테로토폴로지-heterotopologies’라고 부르고 체계적으로 분석함으로서 다섯 가지 원리들을 제시했다.

첫 번째 원리, 헤테로토피아는 어느 사회나 존재한다. 그리고 헤테로토피아는 다양한 형식으로 존재한다. 토레스의 침대로도, 부모님의 침대가 우주가 되는 아이들에게도, 또는 청소년을 위한 기숙사나 전쟁을 위한 군대도 하나의 헤테로토피아다. 헤테로토피아는 역사적으로나 각 사회적으로도 불변인 채로 남아있지 않고 그 사회의 특권화 되거나 신성시되거나 금지된 장소들에서 변형되어 나타난다. 두 번째 원리로서 헤테로토피아는 역사가 흐르면서 그 이전의 헤테로토피아를 흡수하거나 사라지게 할 수도 있고, 완전히 새로운 헤테로토피아를 만들 수도 있다. 토레스의 빌보드를 보라. 이전에 타부(taboo)시되던 사랑의 공간의 의미가 현재는 아련한 사랑으로서의 헤테로토피아로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빌보드 작품이 전시되어있는 위치 또한 헤테로토피아적이다. 그의 작품은 도시 여기저기에 전시되어져 있다. 지하철 역사 내, 건물의 외벽, 어쩌면 예술과 그 환경이 서로 양립 불가능할 장소들을 한 곳에 위치시킨다. 여기서 헤테로토피아의 세 번째 원리, 낯선 장소들이 모이며 연이어 관계를 맺는 것을 알 수 있다. 네 번째 원리로서 헤테로크로니아(heterochronie). 시간의 분할과 연속성에 헤테로토피아는 위치한다. 

어쩌면 그의 침대는 묘지와도 같다. 묘지는 우리와 함께 존재하지만 더 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는 장소이다. 토레스와 그의 애인이 남겨놓은 자국은 묘지의 비석 쯤 되지 않을까. 비록 그 애인은 죽고 사라졌을지언정 그들이 사랑했다는 증거만큼은 무한히 시간이 쌓여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의 침대는 우리에게 열려있는 공간으로서 자유롭게 초대하면서도 동시에 토레스와 그의 연인만의 침대로-주변 환경에서 고립되는 침대로서 독립되어 존재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그들의 침대를 보면서 상상하고, 나름의 경우를 회상하고, 보는 이만의 유토피아를 만들지만 토레스의 사랑의 헤테로토피아로는 들어가지 못 한다. 그리고 그 침대 작품을 보면서 토레스의 사랑의 감정을 구별하지 못 한다면(알지 못 한다면) 그가 건넨 질문들을 듣지 못 한다. 헤테로토피아는 언제나 자신을 세계에 참여시키거나 혹은 고립시키기 위한 열림과 닫침의 체계를 가진다. 

   

*좌:Felix González Torres, Felix González Torres, “Untitled” (billboard of an empty bed) 1991,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우:Felix González Torres, “Untitled” (billboard of an empty bed) 1991, Nami Island in Chuncheon, Gangwon Province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가 성-소수자적 삶의 아픔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기 위함이었던지, 아픔의 이유에 대해 불만을 제시했던지 간에 그의 작품에서 보여주는 침실(침대)는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임은 분명하다. 그들만의 사랑을 위해 실재하는 유토피아로서 위치 지어진 침대는 이제 다시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아마도 푸코 또한 토레스의 작품을 보면서 이렇게 정리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토레스의 작품을 보고 느끼는 사랑의 아련함도 결국은 환상일 뿐이다. 왜냐면 결국 헤테로토피아도 유토피아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지금의 우리 사회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차분하게 눌려진 침대로 또 다른 공간-어떤 누군가 또는 우리들이 희망하는 공간(사회)들-을 만듦으로써 우리 사회를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토레스가 의도했던 안했던 그의 눌려진 침대는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으로서 다른 모든 공간에 대해 의의제기를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 참조 ]
*헤테로토피아, heterotopie는 ‘heteros(다른)’와 ‘topos(장소)’를 합쳐 만든 신조어이다. 지금의 구성된 현실에 조화롭지 않은, 달리 말해, ‘정상성’을 벗어나는 공간 배치(있을 수 없는 장소로서의 유토피아)가 실제 존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헤테로크로니아, heterochronie는 ‘heteros(다른)’와 ‘chronos(시간)’의 합성어이다. 말 그대로 ‘다른 시간’, 즉 일상의 리듬을 벗어나 특이하게 분할된 이질적 시간을 의미한다.
*유크로니아, uchronie는 부정을 나타내는 접두어 ‘u’와 시간을 의미하는 ‘chronos’가 합쳐진 신조어이다. 가상의 시간대, 혹은 허구적이거나 대안적인 역사를 가리킨다.

-Les Heterotopie 헤테로토피아,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이상길 옮김, 문학과 지성사. 2014  헤테로토피아, 헤테로크로니아, 유크로니아 용어 설명 각각 p.12, p.15, p,1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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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
leechae0513@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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