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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에 담아낸 그의 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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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김세은 칼럼니스트]

‘한 노인의 모험’이라는 소재가 참신하다. 어린 시절의 꿈이자 사별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칼은 모험을 시작한다. 칼은 집의 지붕에 형형색색의 풍선을 매달고 하늘 위로 높이 날아오른다. 이 장면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한다. 풍선이 유리에 비칠 때 옅어지면서 파스텔 톤이 되는 풍선의 빛깔 변화까지 섬세하게 그려냈다. 무엇보다 베네수엘라에 위치한 모험의 도착지는 장엄함, 그 이상이다. 푸르게 하얀 폭포수가 시원스레 쏟아지는 장면을 위에서 바라볼 때 영상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 영화
스틸컷- 칼과 러셀이 마주한다.

칼의 모험에 예기치 못한 동행자가 등장한다. 꼬마 친구 러셀이 노인 도와주기 뱃지를 얻기 위해서 문을 두드리면서 엉겁결에 합류한다. 이 작품은 노인에 대한 편견을 은밀하게 꼬집고 있다. 노인은 약자라는 단어와 합쳐져서 주로 쓰인다. 즉 노인은 심신이 약해서 도와주어야 할 존재라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다. <UP>에서 모험 도중에 말썽을 일으키는 담당은 꼬마, 러셀이고 체력적으로는 부족할지라도 연륜으로 이를 극복하고 수습하는 쪽은 할아버지, 칼이다.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도움을 주려고 먼저 손을 내민 것은 꼬마이지만 오히려 할아버지에게 신세를 지게 된다.

   
▲ 영화 스틸컷

통통한 꼬마와 지팡이를 쥐고 있는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결코 역동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장르가 액션 어드벤처임을 잊지 않고 제 역할을 충실히 다한다. 주인공들은 숲 속에서 만난 사악한 이빨을 가진 동물들을 피해 박진감 넘치는 달리기도 하며 목적지를 향해 진격한다. 일행과 우연히 조우한 칼의 옛 영웅이 알고 보니 악당이었다는 반전 요소도 빼먹지 않는다. 모험 이전의 주인공 칼은 여느 노인들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다. 노년의 삶을 좋게 말하면 평온함, 나쁘게(현실적으로) 말하면 무료함 이라는 등식을 머릿속에 새긴 사람들이 많다. 젊음은 오르막길, 노년은 내리막길 이라는 은유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UP>은 제목부터가 오르막길, 상승세이다. 노년기에서는 이제껏 지켜온 삶의 인연을 유지하기도 하고, 새로운 인간 관계의 서막을 열기도 한다. 칼은 손자뻘인 러셀과 친구의 연을 맺는 동시에 아내에 대한 사랑을 고이 간직한다.

   
▲ 영화 스틸컷- 칼은 오랜 세월이 지나 자신의 소원을 이루고 아내와의 약속도 지킨다.

영화의 가장 큰 주축이 되는 것은 칼의 사랑 이야기이다. 남미 모험을 화면 전면에 내세웠지만 아내에 대한 사랑이 모험의 동기이다. 사랑은 젊은이만의 것이 아니다. 칼은 비록 아내가 세상에 없을지라도, 아내 하나만을 바라보고 사는 지고지순한 순정남이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그의 사랑은 원숙해진다. 칼의 사랑이 가장 큰 감동 코드이다. 감동과 웃음 모두 억지스럽지도 과하지도 않다. 산뜻한 따뜻함만이 가슴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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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은
memo4906@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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