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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물>에 등장하는 팝송 “Without You” 이야기

김승일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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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김승일] 영화 스물은 20대 청춘남녀들이 겪는 ‘다사다난’,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물들의 성장사를 그린 영화다. 그런데 유독 오랜 시간동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극 중 ‘소소반점’에서 건달패거리와 주인공일행이 다툴 때 등장하는 팝송, 그 음악 “Without You”가 흘러나올 때다.

   
▲ ⓒ 스물, 소소반점에서 싸우고 있는 동우(준호)의 모습

“Without You”에 얽힌 전설같은 우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물의 감독은 “Without You”를 영화의 가장 진지한 장면에 진지하게 삽입하고 있다.

“Without You”에 얽힌 우연은 생각보다 깊다.

   
▲ ⓒ Independent.co.uk, 배드핑거(Badfinger)의 모습

Badfinger – Without You

배드핑거는 영국의 4인조 밴드로 당시 전세계가 비틀즈에 빠져있던 때 등장한, 비틀즈가 속한 회사가 계획한 일종의 전략적 밴드였다. 잡지 롤링스톤즈사에서 ‘제 2의 비틀즈’로 호평할만큼 대중적으로 호감적인 모습과 안정적인 음악성을 가진 밴드였던 것이다. 그렇게 성공가도를 달릴 것만 같던 그들 앞에 뜻하지 않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1970년 비틀즈의 멤버였던 폴 메카트니가 솔로 앨범을 발매하고 동시에 비틀즈를 탈퇴한다고 선언하며 비틀즈가 해체된 것이다. 당시 혼란스런 팬들은 제 2의 비틀즈라고 불리던 배드핑거에게 화풀이를 하게 된다. 배드핑거는 비틀즈의 아류, 그림자, 표절이라는 수모를 당하며 공연히 화를 입게 된다. 배드핑거는 밴드로서의 자존심과 그들 스스로의 음악성을 믿으며 꿋꿋이 활동을 이어나갔지만 같은 해인 1970년 발표한 앨범 <No Dice>마저 비틀즈의 팬들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노골적인 비난을 받자 배드핑거의 리더 햄은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된다.

짖궂은 운명의 장난인지 모를 어느날, “Everybody’s Talkin'”(1969)으로 이미 이름을 날리고 있었던 해리 닐슨(Harry Nilsson)이 배드핑거에게 찾아온다. 해리 닐슨은 배드핑거의 <No Dice> 6번 트랙 “Without You”의 리메이크 저작권을 요청하게 되고 배드핑거는 아무런 기대없이 순순히 그들의 음악을 내주게 된다.

   
▲ ⓒ Harry Nilsson.com, 해리 닐슨(Harry Nilsson)

해리 닐슨은 이듬해인 1971년에 <Nilsson Schmilsson> 속 “Without You” 리메이크 곡을 발표하게 되고, 이 곡으로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며 골드 레코드, 그래미 어워드 수상까지 기록하게 된다. 이런 성공에 원곡을 넘겨준 배드핑거는 깊은 절망과 좌절, 시샘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공연에서 들은 관객의 “우리는 배드핑거가 아니라 비틀즈를 원한다”는 말을 듣고 리더 피트 햄은 여자친구에게 사랑한다는 편지, 그리고 “우리는 비틀즈가 아니야, 그저 배드핑거일뿐이야” 라는 유언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이른다. 이어서 “Without You”의 공동 작곡자였던 톰 에반스 역시 자살하게 되면서 배드핑거는 비운의 그룹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

Harry Nilsson – Without You

그렇게 “Without You”로 알려진 해리 닐슨의 앞날도 평탄하지는 못했다. 해리 닐슨은 이후로 존 레논과 폴 메카트니에게 미국에서 가장 사랑하는 뮤지션으로 꼽히고 음반의 성공과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점차 잊혀져가는 자신의 인지도를 인정하지 못하고 술에 의지해 여생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그의 나이가 50이 채 되지 않은 어느날 심장마비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런 그의 죽음과 맞물려 떠오르는 뮤지션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였다.

   
▲ ⓒ rnbchronicles.com,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머라이어 캐리는 해리 닐슨이 죽기 전 해인 1993년 싱글 “Without You”를 발표하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고, 독일과 스웨덴에서까지 차트 1위에 랭크되며 큰 인기를 끌게 된다. 하지만 이후 버진 엔터테인먼트로 그녀의 소속사를 옮기면서 제작한 영화 <Glitter>이 크게 망하면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데에 큰 돈을 썼던 버진과 머라이어 캐리는 큰 실망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매우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후 그녀는 과로로 인한 기절로 자살소동이 터지고 계속되는 슬럼프 와중에 터진 에미넴과의 섹스스캔들에 휘말리지만 모두 근거없는 일로 밝혀졌다. 하지만 불운의 일이 연속되면서 그녀의 슬럼프에 대한 대중들의 기다림은 지쳐가고 있었고 새로운 디바들이 무섭게 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이후 2005년 발매한 <The Emancipation of Mimi>이 좋은 호응을 얻게 되면서 머라이어 캐리는 안정기를 찾게 되지만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였다.

“Without You”는 이런 사연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명곡으로만 기억되지는 않는다. 다사다난했던 사연을 품은 불운의 명곡, 또는 저주의 곡으로 불리기도 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영화 스물에 삽입된 “Without you”가, 그것도 영화 스물을 관통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장면의 삽입곡으로 쓰였다는 것은 그 의도가 예사로운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Without You”의 다사다난했던 사연과 영화 스물의 주인공들이 겪고 있는 다사다난한, 그리고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가장 전성기 때 겪는 불운한 현실을 담아내려고 한 감독의 비장한 의도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Mariah Carey – Withou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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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일
cnkz023@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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