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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조언자가 필요한 그대에게, <인턴>

박솔미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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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인턴> 포스터 (ⓒ네이버 영화)

[디아티스트매거진=박솔미] 30대 여성 CEO 와 70세 할아버지 인턴의 만남이라. 어느 노인이 젊은 사람에게 인생의 지혜가 담긴 조언을 해주는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했던 것 보다 더 속이 깊고 따뜻한 영화입니다. 로맨틱 홀리데이에서 이미 따스한 온기를 담은 영화를 보여주었던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색깔도 좋고,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 니로의 앙상블도 매력적인 영화 <인턴>입니다.

   
▲ ⓒ네이버 영화

[challenge 그리고 change]

직장생활 40년을 하고 은퇴를 한 70세 노인 벤 휘태커에게 인터뷰 동영상을 찍어서 시니어 인턴을 지원하는 것은 그야말로 도전입니다. 그렇지만 그는 두려워하기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지원을 마치고 인턴으로 합격하여 줄스 오스틴, 회사의 CEO를 보좌하는 업무를 맡게 되지요.

회사에 출근한 첫날, 벤은 회사에서 눈에 확 띄는 사람입니다. 다른 직원들에 비해 나이도 지긋하고 혼자서 정장 수트를 갖추어 입었으며, 클래식한 서류가방을 드는 그는 심지어 직책도 CEO를 보좌하는 인턴입니다. 줄스의 친구인 카메론의 말대로 “seniors in life”에 들어선 벤은 책상에 놓여진 맥북도 어떻게 켜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초반에는 벤이 용기내어 새로운 환경에 도전했지만 변화되어야 할 사람으로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영화는 뜻밖의 양상을 보여주게 되는데 바로 벤의 주변 직원들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입니다. 인생 경험이 많은 그에게 직원들은 조언을 구합니다. 연애 문제부터 집을 구하는 문제, 기타 등등. 줄스의 비서인 베키처럼 벤을 경계하는 직원도 있지만 그것은 잠깐일 뿐이지요. 매너 좋고 따뜻한 성격을 가진 벤은 어른의 시선으로 조언을 주면서도 항상 친구와 같은 마음으로 직원들을 대하기 때문에, 직원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기운을 돌게 하는 사람이 됩니다. 누구든지 그를 필요로 하게 되는 순간이 오지요.

그런데 이러한 벤을 귀찮아하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그의 상사 줄스 오스틴입니다. 줄스는 항상 일에 치이고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는 30세 여성입니다. 고객에게 배송되는 택배 포장까지도 하나하나 신경 쓰고 본인이 직업 전화 문의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사람이지요. 그녀가 회사 일에 그 누구보다도 정성을 들인 만큼 회사 ‘어바웃 더 핏(About the fit)’은 성장 속도가 굉장히 가파릅니다. 그런 줄스를 위태롭게 하는 두 가지가 있으니 바로 투자자들이 좀 더 노련한 CEO를 원한다는 것과 자신에게서 멀어져가는 것만 같은 남편입니다. 밖에서는 능력 있는 여성 CEO지만 그녀는 집에 들어서는 순간 남편과 딸에게 항상 미안해하는, 영락없는 워킹맘이 되어버립니다.

   
▲ ⓒ네이버 영화

<인턴>은 인물과 인물사이의 외적갈등이 심하지는 않지만 줄스가 가지고 있는 고민의 무게가 영화의 주 갈등 상황을 유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바쁜 탓에 가족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서 그녀 스스로 안타까워하고, 분 단위로 쪼개지는 일정에 점점 예민해지는 그녀에겐 벤 휘태커라는 새로운 인턴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새로운 CEO를 어떻게 뽑을 지에 대한 고민과 남편과의 눈에 보이지 않는 벽뿐이지요.

사실 이 두 가지 고민 사이에는 큰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줄스가 직접 일구어낸 회사의 CEO 자리를 누군가에게 넘겨주면 남편과의 관계는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것은 그녀가 진정으로 바라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의 바쁜 생활 탓에 남편이 외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다른 CEO를 고용하는 일은 줄스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지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이 때 줄스에게 어른다운 태도로 심리적 안정을 주는 사람은 바로 다름 아닌 벤 휘태커입니다. 처음에는 아무 일도 시키지 않던 줄스는 점차 벤에게 정신적으로 많은 의지를 하게 되고,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그렇듯 인생에서 중요한 문제를 놓고 벤에게 진심으로 조언을 구합니다.

벤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다른 이들을 변화하게 만든 것처럼, 줄스는 조급해하던 성미가 점차 사라지고 벤을 통해 침착하게 상황을 돌파하는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CEO자리를 유지함으로써 다시 한 번 일과 가족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아보겠다는 도전을 하게 되지요.

이렇게 벤과 줄스는 각기 다른 의미로 challenge 하고 change하게 됩니다.

   
▲ ⓒ네이버 영화

30대 CEO와 70세 인턴의 만남이라는 것만 빼면 반전이 없는 영화입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반전은 노인이 젊은이에게 인생의 참된 노하우를 알려주며 조언을 늘어놓는 것이 아닌, 위태롭게 흔들리는 젊은이를 다독거려주는 역할을 다했다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흐름도 매끄럽고 세대 간의 갈등을 일부러 심화 시켜서 교훈을 주려는 느낌도 없어서 어딘가 어긋나는 듯한 불협화음도 없습니다. 큰 굴곡이 없어서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잔잔한 웃음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지루할 틈도 없지요. 스타트업,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 여성CEO, 워킹맘 등 트렌디한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고, 그러한 현실적인 부분들이 실감나게 그려지고 있어 영화의 배경과 디테일도 살려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연 배우 2명의 매력이 스크린을 꽉 채워주고 있는 것 또한 이 영화의 큰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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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미
marvelous00@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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