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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가, 이미지, 성공적 Choice 5

조재형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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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현대격투계는 서서히 다른 예능적 요소와의 결합을 시도해 지지층을 확산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이 자신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드려는 노력을 하며 자신만의 전매특허 기술을 개발하는 등, 물론 경기력이 최우선 돼야만 하는 프로 격투가들이지만 다른 요소들과의 결합을 꾀하고 있다. 격투 대회를 개최하는 주최 측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수가 등장하는 무대를 더 거대하게 꾸미거나 선수의 등장 장면을 좀 더 색깔 있게 꾸미는 등 프로 격투가들이 행하는 예능적 요소와의 결합을 동일하게 보이고 있다. 프로 격투와 예능적 예술의 결합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요소는 바로 격투가들의 등장음악이다. 격투가의 등장음악은 곧 선수의 경기력 다음으로 바로 선수의 색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아주 성공적으로 어우러져 격투가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사례들을 짚어보자.

 

 
▲ 추성훈
   
▲ ‘Time to Say Goodbye’가 실려있는 Andrea Bocelli의 ‘Romanza’

  추성훈의 등장음악 ‘Time to Say Goodbye’

  추성훈의 기본 무술은 유도다. 하지만 추성훈의 펀치 구사 수준은 전문 타격가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추성훈은 유도에 인생을 바쳤던 유도가였다는 것이다. 프로격투기에 데뷔한 이래로 경기에 승리하면 승리자 인터뷰에서 줄곧 “유도 최고!”를 외치며 항상 유도에 대한 진정성, 충성심 등을 표현해왔다. 추성훈의 경기, 추성훈의 인터뷰 등 이외에도 추성훈의 유도에 대한 진정성, 충성심 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추성훈의 등장음악이다. 사라 브라이트만과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른 ‘Time to Say Goodbye’은 잔잔한 분위기의 팝클래식 음악이다. 이 음악이 추성훈의 등장음악으로 계속 사용됐다. 정갈하게 도복을 입은 추성훈은 경기장 무대에 등장하곤 ‘Time to Say Goodbye’이 흐르는 공기 속에서 장엄하게 앞을 보고 절을 한 후 링 혹은 옥타곤을 향해 다시 걷는다. 추성훈이 무언가를 향해 진중한 분위기를 풍기는 모습은 마치 추성훈이 주연한 한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같은 느낌을 줘 결과적으로 추성훈의 유도를 향한 진정성, 충성심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속일 수 없는 유도가임을 추성훈의 등장음악 ‘Time to Say Goodbye’으로 모두가 느낄 수 있다.

   
▲ 아오키 신야
   
▲ ‘バカサバイバー’가 실려있는 Ulfuls의 ‘ベスイやねん’

  아오키 신야의 등장음악 ‘バカサバイバー’

  예술에서나 스포츠에서나 프로격투계에서나 자신만의 독특한 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게 한다. 격투시장의 무게추가 미국으로 기울어진 2015년의 현 시점에서 끝까지 아시아 격투단체에 몸을 담으며 현 대세 경기운영 방식인 타격에 기반을 둔 레슬링을 무시하고 철저하게 타격 없는 주짓수를 고집하는 선수가 아오키 신야다. 대세를 철저히 무시하는 아오키지만 그의 주짓수 기술은 동체급 모든 선수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다. 화려한 주짓수 기술로만 아오키를 설명하기 힘들다. 논리적인 연결을 밝히긴 힘들지만 아오키를 꾸미는 여러 요소들은 감각적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화려한 주짓수 기술을 고집하는 아오키, 아오키는 주싯수 기술을 더 잘 시현할 수 있게 화려한 형형색색의 타이즈 경기복을 고집한다. 화려한 주짓수 기술에 화려한 타이즈 경기복을 고집하는 아오키는 등장음악 마저도 화려했다. Ulfuls의 듣기만 해도 누구나 발랄해지는 음악 ‘バカサバイバー’를 선택해 등장음악만으로 자신의 화려함을 우선적으로 1차적으로 꾸며냈다. 다시 말하지만 논리적인 귀결은 없다. 하지만 ‘화려함’이라는 단어 아래 모든 것이 연결되는 아오키 신야다. 그 첫 요소에 아오키 신야의 등장음악으로 선택된 ‘バカサバイバー’가 자리 잡고 있다.

   
▲ 주니어 도스 산토스
   
▲ ‘Gonna Fly Now’가 실려있는 ‘Rocky’ OST 음반

  주니어 도스 산토스의 등장음악 ‘Gonna Fly Now’

  주니어 도스 산토스라는 UFC 헤비급 격투가와 ‘Gonna Fly Now’라는 음악, 이 두 가지의 인지도를 비교해보면 ‘Gonna Fly Now’이 더 유명할 것이다. 왜? ‘Gonna Fly Now’는 희대의 권투영화 ‘록키’ 시리즈에 삽입돼 록키를 물론 권투 자체를 상징하는 음악으로 발돋움됐다. 즉 주니어 도스 산토스가 ‘Gonna Fly Now’을 등장음악으로 삼음으로써 ‘Gonna Fly Now’의 힘을 빌린 것이다. 그냥 주니어 도스 산토스가 ‘Gonna Fly Now’의 선택했다는 것만으로 성공적인 이미지 매칭이라곤 말할 수 없다. 주니어 도스 산토스의 경기력을 보면 ‘Gonna Fly Now’가 얼마나 주니어 도스 산토스에게 잘 어울리는지 알 수 있다. 일개 브라질 헤비급 격투가가 서서히 UFC 헤비급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자신보다 높은 랭킹에 위치한 격투가들을 하나하나 꺾어 결국 UFC 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둘러 정상에 오른 격투가가 주니어 도스 산토스다. 역경을 딛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주니어 도스 산토스, 현대 격투계에서 주된 경기 운영인 타격 기반 레슬링에서 이탈해 권투만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수준급 타격을 고집하여 정상에 오른 주니어 도스 산토스, 등장음악으로까지 ‘Gonna Fly Now’으로 선택하여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했다. UFC 헤비급 또 한 명의 록키 발보아는 주니어 도스 산토스다.

   
▲ 반더레이 실바
   
 ▲ ‘Sandstorm’가 실려있는 Darude의 ‘Sandstorm’

  반더레이 실바의 등장음악 ‘Sandstorm’

  격투기가 대중화되면서 각 단체들을 상징하는 격투가 아니 격투역사를 상징하는 타격가들이 몇몇 존재했다. K-1에서 하이킥으로 숱한 경쟁자들을 쓰러트린 피터 아츠, 차디 찬 타격으로 UFC의 암흑기를 지탱한 척 리델 등. 그리고 한국대중들의 기억 속에 강한 인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과거 일류 격투 단체가 프라이드 FC(이하 프라이드)이고 프라이드를 상징한 타격가가 바로 브라질리안 무에타이 니킥을 주무기로 하여 ‘도끼 살인마’라는 잔인한 별명이 붙은 자가 바로 반더레이 실바다. 실바는 비록 프라이드가 개최된 일본의 자국선수는 아니었지만 직접 외국인으로 프라이드 흥행가도 중심에 진입해 프라이드의 전성기는 이끈 선수다. 실바의 승리가 있을 때마다 빛을 발한 그의 브라질리안 무에타이 니킥은 가히 파괴적이었다. 실바의 잔인무도한 타격에 그의 등장음악 ‘Sandstorm’은 실바의 스타성 이미지를 더해주었다. 비록 실바가 잔인무도한 타격으로 정상에 오르긴 했지만 실바는 일본 격투 시장을 사랑했다. 그렇기에 일본 문화에 순응적이었고 자신이 뛰고 있는 프라이드 격투 무대를 축제로 만들고 싶었다. 그런 일환으로 실바의 등장음악은 마치 클럽에서나 들릴만한 하우스 풍의 음악 ‘Sandstorm’으로 정해졌고 빠른 비트의 ‘Sandstorm’은 실바의 리드미컬한 타격을 연상시키는 동시 실바가 등장하는 순간을 축제의 장, 열광의 도가니로 바꿔버렸다. 비록 현재 은퇴한 반더레이 실바지만 ‘Sandstorm’이 어디에서든 들리면 격투팬들은 반더레이 실바가 경기 전 양손을 맞잡고 손목을 푸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이 상징적인 이미지를 제공했다면 반더레이 실바는 격투계 분명한 전설이고 반더레이 실바를 전설로 각인시키는데 ‘Sandstorm’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 미르코 ‘크로캅’ 필리포비치
   
▲ ‘The Wild Boys’가 실려있는 Duran Duran의 ‘Arena’

  미르코 ‘크로캅’ 필리포비치의 등장음악 ‘The Wild Boys’

  앞서 말했듯이 격투역사에서 일류 격투단체라고 꼽을 수 있는 단체들은 프라이드, K-1 그리고 현재까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UFC 뿐이다. 앞에서는 세 단체의 대표적인 타격가를 잠시 꼽아봤다면 세 단체를 모두 관통하며 격투역사의 가장 상징적인 타격가로 남아 있는 격투가가 미르코 ‘크로캅’ 필리포비치다. 크로캅은 격투팬이 아닌 대중들에게도 친숙할 만큼 격투스포츠 스타를 넘어선 대중적 스타다. 크로캅하면 떠오르는 형용어는 ‘고독함’이다. 크로캅은 여러 일류 격투 단체들을 다녔는데 그 목적은 오로지 챔피언이 되겠단 하나의 목표뿐이었다. 항상 단체를 옮길 때 밝히는 목표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챔피언이 되겠단 목표를 이루려는 과정 중에서 폭발하는 그의 전매특허 하이킥은 전율을 돋게 한다. 크로캅의 하이킥이 적중될 때만 크로캅의 고독한 심정을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크로캅이 경기장에 등장할 때부터 고독함의 기운은 발산된다. 크로캅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것, 크로캅의 등장음악 ‘The Wild Boys’는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걷는 크로캅의 모습에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추성훈의 유도를 향한 진정성이나 충성심, 아오키 신야의 화려함 등 등장음악만으로 선수의 이미지를 엿볼 수 있는데 크로캅의 등장음악 ‘The Wild Boys’을 듣고 크로캅이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 왜 그렇게 크로캅이 전성기의 나이가 지났음에도 동시대 이름을 날린 다른 영웅들과 달리 은퇴를 하지 못 하는지 정상을 향한 크로캅의 고독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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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superjjhh@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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