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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서경, 현호, 민우 (사진제공_두산아트센터) | ||
[연극=디아티스트매거진] 이번 연극은 나의 청소년기를 떠올려보았던 시간이었다. 나는 성격이 조용한 탓에 겉으로는 별다른 일탈과 반항은 없었지만 속으로는 온갖 불안에 휩싸여 괴로워했었다. <복도에서>에서는 친구들이 말을 걸어도 영어단어만 외우던 민우의 모습과도 비슷했다. 민우는 자신이 설정한 목표가 있고 그 목표에 억지로 자신을 끼워 맞추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중간 단계의 목표들을 달성함으로 성취감을 느끼고, 반대로 달성하지 못했을 때 선생님과의 상담에서 울기도 한다.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어도 자신이 세운 큰 목표 안에 하나로만 생각하여 큰 목표를 위해서는 좋아하는 감정조차 스스로 거부하는 학생이다. 내가 그랬다. 미술을 한답시고 왜 그렇게 절실했던지 좋게 말하면 신념이 강했지만 고집불통, 외골수에 가까웠다. 십여 년을 넘게 친구로 지내온 애들과 노는 시간도 아까워서 친구들이 놀자고 하면 그 시간에 영단어를 외우고, 그림을 그리고, 가끔 내가 놀고 싶을 때만 연락해서 같이 놀았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내 계획 속에 하나인 도구로 이용하다보니 대인 관계가 원만할 리 없었다.
내가 사람을 도구로 이용하고 있었으면서 남들이 나를 도구로 대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면 굉장히 불쾌해했고, 상처를 받았다. 그런 부분만 눈에 보였던 것은 당연했다. 극 중에서 서경은 상담을 기다리면서 자신의 기분에 따라 지나가던 1학년을 붙잡아 (괜히 설레게 하면서) 기다리게 하고, 다시 보내기도 한다. 친하진 않지만 좀처럼 말을 하지 않는 민우에게 말을 걸고, 민우의 대답에 반가워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라던가, 학교에선 비밀로 하고 있는 남자친구 현호와 상담에서 사귀고 있는걸 알리니 마니하며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거나, 산에 있는 학교의 특성 상 1층이기도 하고 2층이기도 했다가 지하이기도 한 불분명한 층수를 확실하게 한답시고 낙서를 하는 행동들이 그녀의 불안을 표출하는 방식인 것 같았다. 극에서는 상담을 앞두고 학생들이 불안을 느끼지만 사실 그 불안은 자신의 미래, 주변 친구들과의 관계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불안은 당연하게도 남이 대신해주거나 양도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오직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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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픽 속에 빠져사는 시은 (사진제공_두산아트센터) | ||
두 번째 <美성년으로 간다>는 틱 장애인 시은은 부모님의 기대 속에 억눌려 팬픽을 하며 음악을 들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현실과 상상 사이에서 상상의 세계 속에 빠져 살려고 하는 아이의 이야기다. 부모의 과도한 기대는 아이가 감당하기엔 중압감이 컸고, 사라진? 오빠의 몫까지 감당해야 했던 탓에 부모님이 없었으면 하는 저주까지 하고, 정말 부모님이 갑작스레 돌아가셨을 때조차 현실을 부정하고, 오히려 잘됐다는 듯이 행동한다. 장례식장에서 오빠를 만나게 되고, 오빠 또한 자신과 같은 장애가 있었으며, 자신만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원망만 했던 오빠 또한 힘든 삶을 살았음을 인정하게 되고, 오빠의 여자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점점 현실을 마주하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사실 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별다른 게 아니라 나의 약함을 인정하고, 타인의 약함을 인정하고, 함께 견뎌내고, 서로 연대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未(아닐 미)성년이 美(아름다울 미)성년으로 가려면 반드시 어려운 과정을 겪게 된다. 어떤 어려운 과정일진 나도 모르겠다. 각자 다 다르고, 언제 찾아올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내 생각으론, 성년이 되어간다는 것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서 불안해하지만 불안 속에서 불안을 안고서 삶을 견디어 나가는 법을 배우고,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옆의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위로 삼으며 좀 더 삶을 긍정해보고 버텨보는 게 美성년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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