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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역사를 관통하는 전쟁영화 Choice 5

조재형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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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영화에 있어 역사는 이제 그리 놀랍지 않은 소재다. 역사 안에서도 어떤 역사의 종류를 선택하여 영화화 만들지에 대한 고민은 영화를 접하는 관객들에게 단순 영화를 즐기는 미적 기능 이상의 교육적 기능까지 동반하게 하는 결과를 이끈다. 영화를 즐기는 아름다움과 영화의 소재가 된 역사의 정보까지 학습하게 하는 영화들은 앞서 말했듯이 놀랍지 않을 정도로 숱하게 존재했다. 하지만 특정 시기의 모든 역사를 영상으로 담는 것은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도 힘들뿐더러 영상의 미적인 영역을 절대 놓쳐선 안 되는 영화예술에겐 더욱이 힘들고 영화의 주목적 또한 아니다. 그렇기에 특정역사, 곧 전쟁이란 역사는 영화예술인들로 하여금 영화로 표현하고프게 하는 부분, 관객들의 흥미를 당길 역사 속 정치적인 부분까지 적절히 깔려있기에 영화의 아주 알맞은 역사소재가 아닐 수 없다. 한반도 역사에 있어 전쟁을 소재로 하여 호평을 받았고 차례로 접한다면 한반도 역사를 관통할 수 있는 영화 다섯 편을 선택해보았다.

   
▲ ‘황산벌’ 스틸컷

  황산벌

  백제 멸망의 시발이 됐던 전투, 황산벌 전투가 휴먼코미디의 거장 이준익 감독의 연출력으로 다시 태어났다. 분명히 말하자면 영화 ‘황산벌’은 전쟁영화다. 하지만 영화를 전부 다 보고나면 전쟁영화 특유의 무거움, 장엄함, 진중함 등의 분위기는 비교적 다른 전쟁영화들에 비해 덜하다. 즉, 이준익 감독은 다른 방식으로의 전쟁을 황산벌 전투를 표현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8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역마다 색이 강한 방언 또한 동시에 존재한다. ‘그 방언이 삼국시대에도 존재했을까?’라는 우리나라 역사를 배웠다면 누구나 했을 법한 상상을 이준익 감독은 그대로 영화화 시켰다. 분명의 나라의 존폐를 두고 벌어진 전쟁이었지만 각 나라 군대의 지휘부에서 말단까지 상하를 막론하고 모든 이들이 각 지역에 맞는 방언으로 서로 소통한다. 이 점만 봐도 이견 없을 대한민국 영화임이 확증된다. 방언을 중심으로 지휘부 간 병사 간 소통이 표현되면서 코미디적인 기운이 성공적으로 영화 초반에 설계 됐다면 서서히 영화는 흐를수록 황산벌 전투의 중요성, 황산벌 전투를 대하는 각 나라의 입장이 진지하고도 정치적으로 드러난다. 유쾌한 방언대화들을 듣고서 경계심을 풀고 웃던 관객들은 어느새 전투 사이에 오고가는 각 나라의 입장을 이해하며 전형적인 전쟁영화의 감상으로 빠져든다. 결국 영화 ‘황산벌’은 이준익 감독만의 휴머니즘으로 표현된 지극히 한국적인 전쟁영화라 아니할 수 없다. 휴먼 코미디의 추, 고대시대 한국적 색이 물씬 묻어나는 전쟁의 풍이 가지는 추,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은 한국전쟁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수작 ‘황산벌’ 이다.

   
▲ ‘신기전’ 스틸컷

  신기전

  한반도는 지리적 특성상 대륙과 해상으로부터 외부의 침략을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받아온 지역이다. 고로 한반도 역사를 이어온 나라들은 군사무기 발달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그 심혈의 결실은 고려시대 말 최무선의 화포 제조로써 크게 맺게 된다. 최무선으로 대표되는 고려시대의 화포 기술은 그대로 조선시대의 과학기술로도 연결되는데, 결국 조선 초기 신기전 완성에 기초와 바탕이 됐다. 조선 초기 세계적 과학기술과 군사무기 수준을 잘 표현한 영화가 ‘신기전’이다. ‘신기전’이 과연 전쟁영화가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분명히 들 것이다. 틀림없는 전쟁영화다. 물론 ‘신기전’이 뚜렷하게 명시될 수 있는 한반도 역사의 특정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신기전’은 조선 초기 아주 대표적인 군사무기 신기전을 중심소재로 한 영화인데다 세종 시기 조선의 대외적 국제관계까지 담겨 전쟁영화이자 역사영화가 표현해야하는 시대적 요소들을 빠짐없이 짚었다. 결정적으로, ‘신기전’은 영화 내내 끊임없이 신기전 발명에 대해 시도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불안정한 듯 한 완성도를 보이는 신기전의 위력은 영화 말미에 조선 초기 대표 군사무기이자 조선 초기 과학 기술의 결실, 신기전만이 보일 수 있는 격정적인 전투 장면, 영화 ‘신기전’이기에 표현될 수 있는 파괴적인 전투 장면으로 연출됐다. 특정 전쟁역사를 소재로 하지 않는다고 하여 영화 ‘신기전’이 전쟁영화라 분류되지 않을 수 없다. 과정이 쌓여가며 다가오는 전투를 향한 폭발적인 결말을 보여준 전쟁영화, 그리고 초강력적인 무기를 소재로 하여 현대사회를 향한 메시지까지 담고 있는 영화, 영화 ‘신기전’이다.

   
▲ ‘명량’ 스틸컷

  명량

  이제 어떤 영화도 대체 불가할 것이다. 최대 관객 수를 동원한 영화는 ‘명량’이고 가장 대표적인 대한민국 전쟁영화 또한 ‘명량’이다. 이는 2014년 이후로 확정된 사실이다. 부정할 수가 없다. 한반도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자 그렇기에 함부로 소재로 하기도 민감한 인물인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영화화 한다는 것은 ‘명량’의 지휘자, 김한민 감독에게 큰 도전이자 승부수였을 것이다. 소위 말하는 ‘못 하면 욕먹고,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에 딱 들어맞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역시나 ‘명량’은 큰 흥행몰이나 강한 논란을 몰았다. ‘과연 ‘명량’이 관객 수 1700만 명을 넘길만한 완성도를 가진 영화인가?’, ‘‘명량’이 가지는 힘, 그저 이순신을 향한 현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기에서 비롯된 것뿐 아닌가?’ 등등 영화 ‘명량’은 숱한 논란을 일으켰다. 모든 논란에 명확한 해답은 없다. 논란을 둘러싼 찬반은 입장에 맞는 나름의 근거들이 있기에. 하지만 ‘명량’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단 한 가지만큼은 분명하다고 말하고 싶다. ‘명량’을 절반으로 나누었을 때 후반부를 차지하고 있는 전투장면, 이 전투장면의 연출만큼은 한국영화사에 기념비적으로 기억될 전투장면이었다. 1시간가량 진행되는 전투장면은 지루할 틈 없이 전쟁영화를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걸맞은 박진감과 웅장함을 선사했고, 이 ‘명량’ 안에서만 표현된 전투장면이 1700만 명이나 넘는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고 모은 요인 중에 하나였던 것이다. ‘명량’을 본 관객들이 명량해전의 전투가 연출된 1시간가량의 재생시간에 압도되고 젖어들었다면 그 점만으로 ‘명량’은 이미 한국전쟁영화사에 가장 굵은 기둥으로 자리 잡기에 타당하다.

   
▲ ‘최종병기 활’ 스틸컷

  최종병기 활

  전쟁영화의 일반적인 인상은 셀 수 없이 많은 병사들이 맞붙어 전투를 일으키는 엄청나게 큰 규모로 영상화 되는 연출이다. 하지만 영화 ‘최종병기 활’은 이 틀을 상당부분 벗어났다. ‘최종별기 활’에서 앞서 말한 일반적인 전쟁영화의 연출은 극히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영화만이 선사할 수 있는 박진감과 긴장감을 정확히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임진왜란에 이은 두 번 째 난, 병자호란을 일으키며 청나라는 조선에 침략한다. 청나라에 침략당한 조선의 최종병기, ‘최종병기 활’의 주인공 남이는 쥬신타가 이끄는 청나라 정예부대, 니루에 맞선다. 산 속에서 전개되는 쥬신타의 니루와 남이의 추격전은 어느 전쟁영화에서 대규모의 연출로 영상화한 전쟁장면에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을 나름의 박진감과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 점이 ‘최종병기 활’만의 전쟁영화적인 특색이다. 남이는 쥬신타의 부하들을 하나하나 제거해가며 자신의 가치, 활의 가치, 조선의 가치를 동시에 증명한다. 마지막으로 남이가 청나라의 명장 쥬신타를 부는 바람을 극복하며 자신의 활로써 제거하는 장면에서 이는 통쾌함은 마치 ‘최종병기 활’의 마침표를 짙게 붓으로 찍은 느낌을 준다. 소수의 인원으로 표현된 전쟁의 감정, 대량살상 무기가 아닌 활로써 표현된 속도감 있고 날카로운 전투의 연출 그리고 대중들에게 생소한 역사였던 병자호란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최종병기 활’은 도전적이고도 완성도 있는 또 하나의 한국전쟁영화사에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거듭났다.

   
▲ ‘태극기 휘날리며’ 스틸컷

  태극기 휘날리며

  대한민국은 여전히 분단국가다. 분단은 6.25 전쟁으로 인해 생겨났다. 여전히 휴전 중이다. 그렇기에 6.25 전쟁은 대한민국 국민에 있어 잊을 수도 깨끗이 씻을 수도 없는 비극의 역사다. 이런 수많은 사실과 감정을 내포한 역사, 6.25 전쟁이기에 영화예술에 있어 표현욕구를 충분히 당기는 소재 또한 6.25 전쟁이다. 6.25 전쟁을 소재로 한 한국영화는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대중의 선택과 지지를 받고 가장 대표적인 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다. 대한민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미남배우로 꼽히는 장동건과 원빈이 주연을 맡아 6.25 전쟁 속 직접적 비극을 표현했다. 장동건과 원빈은 연기력에 비해 외모가 더 주목받는 배우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태극기 휘날리며’에서의 장동건과 원빈의 외모는 그리 깊은 인상을 주지 않았다. 그저 장동건과 원빈은 6.25 전쟁에 휘말려 가족애, 형제애를 놓지 않는 진정한 형제가 돼버렸다. 장동건과 원빈이 표현하는 슬픈 가족애, 형제애 뒤에는 비극적인 전쟁의 과정과 실상이 실감나게 영화화 됐다. ‘태극기 휘날리며’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을 받쳐주는 사실적인 전쟁 상황에 대한 표현이 존재했기에 천만관객이 넘는 관객들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영화 감상 이상의 감정으로 ‘태극기 휘날리며’를 접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가 반드시 지녀야 하는 배우들 간의 드라마, 전쟁영화를 소재로 했다면 반드시 표현해야하는 전쟁의 실상, 역사를 소재로 했다면 최소한 역사를 흠집 내지 않아야 하는 역사를 대하는 진중함, 전쟁역사영화가 가져야 하는 대부분의 요소를 균형 있게 그리고 짙게 그려낸 영화가 ‘태극기 휘날리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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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superjjhh@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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