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김지은] 우리나라에 청담동이 있다면 일본에는 롯폰기가 있다. 일본에서 가장 화려하고 땅값 시세가 비싸기로 소문난 지역이다. 낮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기 위해 찾고, 밤이 되면 롯폰기의 유명한 술집과 클럽을 즐기기 위해 젊은이들로 붐비는 일본의 대표 유흥가이기도 하다. 롯폰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이 곳에 미군기지가 들어선 이후부터 발달되었다. 주변에 미군이 많다보니 이들을 상대로 한 서양 음식점이나 가게, 주점들이 하나 둘씩 들어서게 되었고, 그 결과 일본에서 유흥업이 가장 빨리 번성한 지역이 롯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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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리미술관 | ||
낮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이곳. 밤에는 반짝이는 네온사인과 불빛들로 낮보다 더 밝은 이곳. 이렇게 365일 24시간 사람들이 모여드는 번화가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고 하면 믿겠는가. 롯폰기에서는 도쿄 내에서도 유명한 미술관을 두 곳이나 만나 볼 수 있다. 롯폰기 힐즈 내에 있는 ‘모리미술관’과 롯폰기 역에서 10여분 정도 떨어진 ‘국립 신미술관’이 바로 그 곳이다. 항상 똑같은 관광지가 지겹다면 혹은 바쁘게 돌아다니는 일정에 이리저리 치인 당신이라면, 반드시 주목하길! 오늘 하루, 관광지를 재빨리 훑어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리고 롯폰기의 미술관을 산책하며 차분하고 한적한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
먼저 모리미술관부터 살펴볼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미술관으로, 롯폰기 모리타워의 53층에 위치하고 있어 ‘천국과 가장 가까운 미술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진, 조각,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등 매번 다양한 전시가 기획되지만 모던한 타워 디자인에 맞게 감각적인 현대 미술전이 주류를 이룬다. 요즘 진행되고 있는 전시회 중 특히 눈에 띄는 기획전이 있는데, 바로 우리나라의 설치미술가인 서도호 씨의 ‘EXISTENCE AND SPACE’ 기획전이다. 일본에서 열리는 한국작가의 전시회인 만큼 꼭 한번 관람하길 바란다. 모리미술관을 좀 더 즐길 수 있는 tip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자신이 서 있는 이 미술관이 53층의 높은 건물의 꼭대기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아마 미술관을 둘러보는 내내, 좀 더 짜릿한 전시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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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축물로서도 가치가 높은 도쿄국립신미술관 | ||
다음은 국립 신미술관으로 가보자. 일본 최대 규모의 미술관으로 도쿄의 미술관 중에서 건축물로서의 가치가 가장 높은 미술관이다. 그래서 그런지 입구에서부터 경비가 삼엄한 느낌이다. 지하 1층에서부터 3층까지 총 4층의 건물이 모두 전면 유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물결치는 파도를 닮은 외관은 일본 건축계의 거장 ‘구로가와 기쇼’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도시적이고 미래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신미술관에는 현재 다양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신예 작가들과 일본의 유명 작가들이 함께 콜라보한 전시회인 ‘아티스트 파일전’도 진행되고 있으므로, 두 나라의 작품을 비교해보는 쏠쏠한 재미도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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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에서 여유있는 한때를 보내는 사람들 | ||
도쿄의 미술관을 돌아다니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미술관에 오는 사람들이 평범한 시민들이라는 것이다. ‘미술관 관람’하면 문화생활이라는 우리나라의 사고방식과 다르게 일본에서는 퇴직 이후의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는 듯한 중년 남성,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온 어린아이들은 물론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조차 미술관을 찾아온다. 때로는 미술관이 일본 아줌마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그들은 미술관을 가까이 하고 있다. 일본 미술의 발전은 아마 이러한 시민들의 일상 속 관심으로 인해 더욱 발전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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