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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의 어디가 좋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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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디아티스트매거진=강수환] 하루마다 얼굴과 체형이 바뀌는 사람. 김우진. 그 해괴한 병에 걸린 그는 어느 날, 가구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이수를 만난다. 그는 그녀에게 한 눈에 반해버린다. 그러나 그는 누군가와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없다. 왜냐면 김우진의 모습은 하루하루 바뀌어버리고 말기 때문. 그런 그가 과연 한 사람과 온전한 사랑에 빠지는 것이 가능할까. 만약 당신이라면 어떨까. 당신이 김우진과 같은 병에 걸렸다면, 당신은 누군가와 진정한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 ⓒ영화<뷰티 인사이드> 포스터

미녀와 야수

 동화 ‘미녀와 야수’의 줄거리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노파의 저주에 걸려 야수로 변해버린 왕자. 그리고 야수의 성에 갇혀버린 미녀 벨. ‘여차저차 해서’ 그들의 진정한 사랑으로 저주를 풀어 야수는 왕자로 되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 둘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

뷰티인사이드도 동화?

 뷰티인사이드도 ‘미녀와 야수’와 같이 교훈적인 해피엔딩을 담은 동화가 아닐까? 희망과 사랑이 가득 담겨있는 아름답게 포장된 이야기. 비범한 사람이 아닌 이상에서야, 평범한 우리들이 매일 모습이 바뀌어 버리는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수(한효주)는 그를 사랑하는 과정에서 많은 아픔과 상처를 겪게 된다. 정신분열증 약까지 먹으며 그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는 이렇게 내뱉는다. ‘그와 보냈던 시간과 장소가 기억이 나는데, 정작 그의 얼굴은 기억이 안 난다.’

   
▲ ⓒ영화<뷰티 인사이드> 스틸이미지

그러면서도 실은 외모 지상주의

 제목에서 딱 드러나듯, 내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토로하는 영화.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연 그런가 싶다. 처음에 우진은 이수에게 잘생긴 모습(박서준)으로 다가간다. 만약 잘생긴 모습이 아니었다면 이수는 과연 우진에게 호감을 느꼈을까. 알 수 없다. 일단 여기서부터 우리의 씁쓸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반대 상황도 가정할 수 있다. 이수의 모습이 한효주처럼 예쁘지 않았다면, 과연 우진은 이수에게 빠지게 되었을까. 또한 가구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지는 파티에 우진은 또 다시 잘생긴 모습(이진욱)으로 등장하게 된다. 그러자 모든 이들이 그를 쳐다보고 이수를 부러워한다. 그리고 그날 밤 우진과 이수는 사랑을 나누게 된다.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정말 아름답게 묘사된다. 몽환적이면서도 에로틱하게. 두 사람의 뜨거운 사랑을 끈적끈적하게 잘 담아낸다. 그러나 무언가 찜찜하다. 과연 우진의 모습이 이진욱처럼 잘생기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 장면을 아름답게 바라보았을까. 의문이 생긴다. 비슷한 맥락으로 이수가 우진을 찾아 체코에 갔을 때, 우진의 모습은 왜 하필 잘생긴 유연석이었을까. 만약 우진이 할머니, 초등학생, 혹은 배가 나온 아저씨였으면 우린 그 장면을 ‘아름다운 사랑’의 장면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영화인 이상 어쩔 수 없이 ‘영상미’를 담아내기 위해 그랬다고 해도, 그 순간부터 과연 영화는 정말 ‘뷰티인사이드’라는 주제를 담아내고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들에게 친숙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었다고 해도, 알 수 없는 씁쓸함이 밀려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영화<뷰티 인사이드> 스틸이미지

‘김우진’이라는 인물을 마음속에 새겨 넣은 영화

 ‘김우진’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한다. 영화가 끝나고, ‘이수’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소신 있으면서도 청순했던 한효주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나 김우진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한다면 누구를 생각해야 할지 참 난감하다. 박서준? 천우희? 우에노 주리? 이범수? 이현우? ‘우진’은 수많은 우진의 모습이 존재했다. 하지만 차분히 생각을 해본다면 김우진의 모습은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다. 특정한 외모, 형태가 아닌 ‘김우진’이라는 살아있는, 역동적인 캐릭터의 느낌을 발견하게 된다. 에너지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이수가 사랑했던 김우진도 비슷한 맥락일지는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다). ‘김우진’이라는 캐릭터는 그만큼 영화에서 잘 살려진 것. 뷰티인사이드는 ‘김우진’을 관객들의 뇌리에 박아 넣는 것엔 성공했다 할 수 있다.

   
▲ ⓒ영화<뷰티 인사이드> 스틸이미지

왜 ‘이수’는 ‘우진’을 잊지 못하였는가

 누군가에게 물어본다. “넌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 이 질문에 명쾌히 속 시원하게 대답하는 사람은 아마 무한긍정주의자를 제외하고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대부분은 감정의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좋아하는 데 이유가 어디 있어.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거지. 우리는 이유도 모른 채 찾아왔다 떠나가는 사랑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들이다. 그렇다면 이수에게 물어보고 싶다. “너는 우진의 어떤 모습이 그렇게 좋아 또 다시 우진에게 돌아갔니?” 영화 속에서 우진과 이수는 연애를 하면서 둘만의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 간다. 알렉스 공장에서, 우진 어머니의 뜨개질 방에서, 수많은 거리에서, 또 우진의 방에서. 그런데 너희는 힘들었고, 결국 이별을 했잖아. ‘무엇’이 다시 우진에게 돌아가게 한 거야? 그것은 오로지 이수만이 알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 이수조차 알 수 없는 영역일 것이다. 그러나 일부 관객들은 이러한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쁘고, 성격도 좋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 이수가 왜? 왜 굳이 우진에게 돌아가는 거야? 너무 동화 같은 이야기잖아. 그들에게 이러이러해서 이수는 우진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거야. 라고 말해준다면, 영화가 그 원인과 결과는 뚜렷하게 담았다면. 그것 자체가 ‘비현실적’이게 되는 모순일 수도 있다. 사랑은 설명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마지막에 이수는 대답한다. “난 이안의 김우진을 사랑하는 거니까”

   
▲ ⓒ영화<뷰티 인사이드> 스틸이미지

다양한 배우, 아름다운 장면

 우에노 주리의 얼굴이 스크린에 등장했다. 우진의 역할로. 그런데 그 우진의 역할로 캐스팅 된 사람들이 꽤나 거물급 배우들이다. 이범수, 김희원, 김주혁, 이동욱, 조달환, 유연석, 이진욱, 박신혜, 고아성, 서강준, 이현우, 천우희 등의 배우가 다 ‘우진’ 역할을 위해 총 출동한 것. 사실 연기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배우도 있었다. 그래서 영화의 맥을 갑자기 뚝 끊어버릴 때도 있었다(배우들 각자의 ‘우진’에 대한 해석이 달라 그럴 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맛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영화에서 이렇게 수많은 배우들을 감상할 수 있을까. 그것도 한 명의 역할로 말이다. 그리고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는 영상미가 몽환적이고 아름답다는 것. 영화 전체적으로 환상적인 느낌이 드는 기법이 많았던 것 같다. 또한 가구를 다루는 우진과 이수의 작업으로 인해 원목 소재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데, 깔끔하면서도 정갈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외모 지상주의. 우리 세대는 그것이 만연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뷰티인사이드는 작품성을 떠나 그런 점에서 분명 의의가 존재하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느낄 수만 있는 내면의 어떠한 것. 영화를 보고 상대방 혹은 본인의 인사이드를 다시 한 번 바라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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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환
lamboccult@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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