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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의 아름다움을 선사한 윤종신의 음악 Choice 5

조재형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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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신 프로필 사진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가사는 음악의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그리고 가사는 가사만 놓고 본다면, 음악적 예술성에 더해 글자로 이루어지기에 언어적 예술성까지 더불어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의 요소다. 특히나 한글은 세계 다른 언어들에 비해서도 더 광활한 표현이 가능하기에, 한글을 통한 가사 표현은 감성에 더 깊게 와 닿는다. 이러한 가사의 아름다움을 대중적으로 가장 잘 선보인 음악인이 윤종신이 아닐까 싶다. 윤종신 특유의 감성과 독특한 설정 등이 가사의 예술로 승화되어 우리 기억에 굳게 스며든 명곡들이 여럿 있다. 그 명곡들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자.

   
▲ ‘환생’이 1번 트랙으로 실린 윤종신 5집 ‘愚’

  환생

  윤종신의 ‘환생’이라는 곡을 다 듣고 나면, 마치 바로 어제 새로이 연애를 시작한 한 남자가 직접 된 것 같다. 소위 ‘콩깍지가 씌었다.’, ‘연애를 하면 모든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와 같은 관용어들을 들을 법한 한 남자의 햇사랑을 윤종신만의 표현력만으로 재구성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연애를 왜 하는가? 무수히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연애를 막 시작하고 나서 드는 그 설레임, 이젠 혼자가 아닌 둘이라는 그 설레임을 느끼기 위함이 분명히 하나의 이유를 차지할 것이다. 연애경험이 있는 누구라면 얕은 미소가 지어질 풋풋한 기억을 윤종신은 ‘환생’이라는 곡의 가사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잘 표현했다.

   
▲ ‘팥빙수’가 3번 트랙으로 실린 윤종신 9집 ‘그늘’

  팥빙수

  갑자기 가장 먼저 딱 떠오르는 푸드송을 꼽으라면 무엇일까? 분명 ‘팥빙수’라는 곡이라고 대다수의 답변에서 나올 것이다. ‘팥빙수’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가장 대표적인 여름음악이며 가장 대표적인 푸드송이다. 선율도 경쾌하여 여름에 딱 어울리지만 보다 여름에 어울리게 했고 ‘팥빙수’라는 제목이 음악에 완벽히 어울리게끔 한 요소는 바로 가사에 있었다. ‘팥빙수’라는 곡만 들으면 단 한 번도 팥빙수를 직접 만들어보지 못 한 어느 누구든 쉽게 팥빙수를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윤종신은 팥빙수를 만드는 과정을 쉽게 음악에 맞게 작사해낸 것이다. 과정만을 나열한 것이 아닌 여름에 직접 만든 팥빙수를 접하고 맛보았을 때의 쾌감 또한 가사로 탁월하게 전달했다. 가사와 선율, 소재 모든 것이 적절하게 들어맞은 ‘팥빙수’는 대한민국 대중음악계의 대표 여름 음악, 대표 푸드송으로 각인되기에 충분했다.

   
▲ ‘이별택시’가 7번 트랙으로 실린 김연우 2집 ‘연인’

  이별택시

  한 남자가 이별을 했다. 한 남자가 이별 후에 돌아가려 택시에 몸을 실었다. 한 남자가 택시 안에서 눈물을 흘린다. 이 가슴 찡한 이별의 전개를 윤종신만이 표현할 수 있는 표현법으로 탄생한 음악이 김연우가 부른 ‘이별택시’다. 신기한 감상법을 소개해주는 음악이다. 우선 귀로 이 음악을 들으면 흐르는 선율과는 괴리된 생소한 표현들과 단어들이 들려 가사만을 찾아 읽게끔 한다. 가사를 읽고 그 생소한 표현과 단어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다시 소리로 ‘이별택시’를 들으면, 그 생소한 표현들과 단어들이 사용된 이유를 알게 되고, 다시 두 번 째로 가사만을 읽게 된다면 ‘이별택시’ 안에서 사용된 표현과 단어들이 이제는 거리감 있게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별을 맞이하고 행동하는 가사 속 남자의 심정에 감정이입 된다. 대부분의 사랑노래들은 사랑의 당사자들의 감정을 대변하는 곡들이 많은데 ‘이별택시’는 감정의 대변보다는 이별 상황에서 보이는 사물들을 가사에 직접 등장시켜 그대로 상황을 상상케 한다. 상황자체가 그려질 때 쯤 이미 감정이입이 완료됐고 그 자체로 ‘이별택시’란 곡이 감성적으로 완성된다. 이 것이 곧 다른 누구에게도 없는 윤종신만이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윤종신만의 작사법이자 표현법이다. 다시 한 번 윤종신만의 음악관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별택시’가 윤종신이 작사한 음악 중에 가장 시적인 음악이라 말하고 싶다.

   
▲ ‘거리에서’가 1번 트랙으로 실린 성시경 5집 ‘The Ballads’

  거리에서

  작사가 윤종신에게 있어 윤종신의 작사 소재의 영역은 참으로 광활하다는 것이 성시경이 부른 ‘거리에서’로 입증됐다. 윤종신은 ‘이별택시’에서처럼 이별 그 자체의 상황도 시적으로 잘 묘사했지만 ‘거리에서’처럼 이별 후 오랜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의 감정도 가사로 잘 표현했다. ‘거리에서’는 이별 후 오랜 시간이 지나 추억이 깃든 거리를 걸으며 지난날을 노래하는 가사로 채워져 있다. 특히 가사 안에서 독특하게 다가오는 느낌은 이별 후에 추억의 거리를 거닌다고 하여 무조건 슬픈 느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음악을 다 듣고 나면 지난날이기에 추억의 거리마저도 그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미소 섞인 읊조림이 상상된다. 즉 윤종신은 이별을 무조건 슬프게만 표현한 것이 아닌 추억으로 남은 이별 그리고 거리를 얕은 긍정으로 표현했다. 이별 후 오랜 시간이 지난 감정의 표현, 슬픈 이별의 잔존이 아닌 미소 섞인 이별의 추억화, 이 두 표현의 상충으로 윤종신은 ‘거리에서’라는 곡의 정서를 완성시켰고 윤종신 자신의 대표 작사곡, 성시경의 대표곡으로 남게 했다.

   
▲ ‘영계백숙’이 6번 트랙으로 실린 ‘무한도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영계백숙

  2009년 윤종신은 정준하의 요청을 받아들여 ‘2009 무한도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에 참가하게 된다. 비록 당일에 무대에는 서지 못 했지만 ‘영계백숙’이라는 곡을 만들어 자신의 독보적인 작사영역을 다시 한 번 재확인, 구축시켰다. ‘2009 무한도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는 7월에 열렸다. 한여름에 맞는 소재를 음식에서 이번엔 팥빙수가 아닌 영계백숙에서 찾았다. 영계백숙, 메밀 간의 사랑이야기, 왠지 음악을 듣고 가사를 보고 있자니 감정이입이 되는 듯한 동화적인 가사를 ‘영계백숙’에 잘 녹여내어 윤종신만의 또 하나의 여름음악 또 하나의 푸드송이 탄생시켰다. 소재, 감성, 상황 등의 조건은 명가사를 창조해내는데 자신에게 걸림돌이 되지 못 한다는 것을 윤종신 자신이 자체적으로 ‘영계백숙’을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입증했다. 이후 2011년 연말 무한도전 ‘나름가수다’ 무대에서 보여준 정형돈의 ‘영계백숙’ 무대는 윤종신의 작사가 어떻게 현실화 될 수 있는지도 보여줬고 다시 한 번 비로소 윤종신만의 독보적인 작사력, 이야기구성력, 음악세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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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superjjhh@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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