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
작 이와이 히데토
번역/드라마터그 이홍이
연출 박근형
출연 이남희 강지은 배수백 황정민 윤상화
최관일 김혜강 박주용 김동원 심재현
[디아티스트매거진=정인태] 두산 아트랩, 두산 인문극장의 마지막 공연인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를 보러 들어가니 사실적으로 꾸며진 무대가 있었다. 어쩐지 느낌이 낯설지 않아서 보니 작년에 <베키쇼>를 하셨던 박근형 연출님 이었다. 그때도 사실적으로 꾸며진 큰 무대를 벽을 세웠다가 이동했다가 하는 방식으로 방의 이동을 표현하셨는데 이번 연극 또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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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미오의 과거 회상 (사진제공_두산아트센터) | ||
주인공 ‘토미오’는 히키코모리 생활을 10년 하다가 밖으로 나와 히키코모리인 사람들을 밖으로 나올 수 있게끔 도와주는 출장 상담사가 된다. 그가 밖으로 나오게 된 건 참 쉽지 않은 일이었다. 프로레슬링이 좋아서 집안에서 프로레슬링 놀이만 하다가 출장상담사로 온 쿠로키의 도움으로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레슬링 가면과 잡지책을 사기 위해 나왔는데 고등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다시 집에 틀어박히게 되었다. 이후 프로레슬링 경기가 동네에서 하는 것을 동생을 통해 알게 되었고, 몇 번의 시도 끝에 겨우 동생과 함께 레슬링 경기를 보러 가게 되었다. 사실 토미오의 경우는 10년이나 되었긴 하지만 극에 나오는 또 다른 히키코모리인 타로와 카즈오에 비하면 나오기 쉬운 편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토미오는 동생이 끊임없이 도와주기도 했을 뿐더러, 자신이 좋아하는 게 있었기에 그쪽으로 유도를 해서 스스로 나올 결심을 하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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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로키가 타로 부모님을 설득해 타로를 혼자 살도록 하는데, 이에 반발하는 타로. (사진제공_두산아트센터) | ||
8년째인 타로는 그런 점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유형이다. 토미오처럼 세상에 대한 반감과 두려움을 가족이나 레슬링으로 풀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내고 폭력을 휘두르는 점에서 그렇다. 극에서는 집에 들어온 토미오를 경찰에게 신고했다가 자신이 끌려 나가 밖에 나가게 되었고, 히키코모리들을 위한 기숙사에 들어가서는 독립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취직을 통해 기숙사를 나오게 되는데 금방은 괜찮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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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즈오는 20년동안 세상과 하나되는 법을 혼자 연습하고 있었다. (사진제공_두산아트센터) | ||
마지막으로 20년째 히키코모리인 카즈오는 오히려 ‘완벽주의자’에 가깝다. 그는 언제나 세상과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밖에 나가서 대처해야할 수십, 수백 가지 상황들을 분석하고 탐구하며 매일 상황 연습을 한다. 집안에서도 밖에서 입는 옷을 입고 ‘평범’하게 보이도록 노력한다. 처음에는 쓰레기를 뒤집어쓰고 있으면서 세상과 하나가 되려고 했었는데 어떻게 멀쩡하게 옷을 입고 연습하게 되었는지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도 출장상담사인 쿠로키가 생각만 하기보다 구체적으로 하나가 될 방법을 가르쳐 준 것이 아닐까 싶다. 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은 카즈오는 일단 저지르고 보는(것 같다고 여겨지는) 토미오를 보고 신기해한다. 그는 매번 토미오에게 이런 말을 한다.
“그 정신으로 어떻게 세상에 나올 생각을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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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로와 카즈오는 회사에 취업하는데 카즈오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_두산아트센터) | ||
밖으로 나온 토미오도 아직 사람들을 대하는 게 낯선데, 카즈오는 웃으며 친절하게 사람들을 대한다. 그런데도 늘 부족하다 여기며 나오지 않는다. 그러다 기숙사에 흥미를 느껴 기숙사에서 사람들과 지내게 되고, 나중엔 도시락 가게에 취직을 해서 타로와 함께 첫 출근을 하러 가는 중에 돌연 그는 자살한다. 주위 사람들은 패닉에 빠진다. 자신을 탓하는 토미오에게 쿠로키는 상담사들은 그저 히키코모리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게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무엇이 카즈오를 죽음으로 이끌게 했을까? 작가는 카즈오를 죽음으로 이끈것이 무엇이었을까 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만큼 히키코모리를 겉으로만 보이는 변화로만 판단하지 말 것을 요구 하는 것 같다. 20년 째 히키코모리인 사람이 밖으로 나오고, 취직을 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라고 하는 것 같다. 출장 상담사들도 처음엔 그들의 내면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다가도 결국엔 외관상의 변화, 어떻게든 밖으로 나오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보이게 하는 것이 자신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니 말이다.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관계의 회복이 아닐까? 토미오는 늘 가족들이 친구가 되어주고 말동무가 되어주어 그 기반이 흔들리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타로는 늘 가족들에게 화를 내고 폭력을 휘두른 탓에 아빠에겐 없어져서 속 시원하단 얘기도 듣고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탓하는 어머니와의 관계도 회복되지 않았고 주변사람과도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런 타로가 세상에서 어떤 일을 겪었을 때 어떤 행동을 보일 지는 눈에 선하다. 카즈오 또한 어머니가 나이가 많이 드셨고, 오랜 기간 혼자 세상에 대해 고민해온 탓에 공부한 만큼 두려움만 커졌을 뿐 터놓고 말할 친구가 없었다. 늘 토미오와 대화하며 친해진 듯 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히키코모리는 단순히 방 안에 틀어박혀 있는 외관의 모습이 다가 아니다. 변질된 관계, 끊어진 관계가 그들로 방 안에 있게 만든 것이 아닐까? 좀 더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돌아보자. 집을 벗어나지 않는 게 히키코모리가 아니라 자기 마음을 꽁꽁 싸맨 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한 히키코모리임을 자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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