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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정인태] 무대 올리기도 전부터 전석 매진된 양손 프로젝트의 신작 연극 <여직공>을 보러 인디아트홀 공에 갔다. 예약을 하지 않았더라면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엔 박지혜 연출의 동생이자 후배인 박승혜가 여직공 빨간 도장과 팜플렛을 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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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해진 저녁, 공장의 기계소리, 노란 조명까지 음산한 분위기의 공연장이었다. 이번엔 1931년 유진오 작가의 단편 소설을 다루었다. 무려 80년 전 일제 강점기 시절의 소설인데 인디 아트홀 공은 그 시절의 공장을 떠올리게 하는 낡은 외관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이하 사진제공_ 양손 프로젝트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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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들은 가족을 위해 늘 같은 일을 하며 힘들게 살면서 삭감 당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한다. | ||
주인공 ‘옥순’은 공장에 다니는 여성이다. 다들 공장에서 간신히 돈을 벌어 가족을 먹여 살리고 있었다. 돈을 받고는 일본인 공장 감독의 권유(?)로 친구 근주의 집으로 놀러가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되고,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먹여 살려야 하는 가족, 불안정한 미래, 계속되는 위협과 압박을 이기지 못해 있었던 일을 말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강간을 당한다. 며칠을 쉬다가 다시 나갔을 때 근주가 감독에게서 폭행을 당하고 쫓겨난 이야기를 듣고 죄책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근주는 투쟁의 의지를 꺾지 않는다. “두고 봐” 라는 말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물론 결과는 그녀들이 직접 내딛어야 가능한 미래의 일이다. 80년이 지났지만 그때의 일본인 공장 감독의 병폐는 모습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우리 주위에 존재한다. 늘 우리를 괴롭게 한다. 불의를 보고서도 삭감에 몸을 사려 나서지 않았던 여직공을 보고 욕을 해야 하는데, 먹고 사는 일에 바빠 남이 어떻든 무슨 일이 생기든 그냥 뉴스로만 접하고 잠깐 분노하고 마는 내 자신을 보면 속담 속의 ‘똥 묻은 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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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순에게 근주가 무엇을 꾸미고 있는 건지 묻고 있는 공장 감독. | ||
악인도, 의인도 늘 소수이다. 하지만 악인은 힘이 있고 의인이 힘이 없는 것은 악인도, 의인도 아닌 중간의 무리들이 악인의 악행에 휘둘리거나 침묵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더라도 악인에게 치를 떠는 것보다 더 화나게 하는 것은 악인의 지배에 순응하는 무리들이다. 악인이 악인으로 살수 있게 하는 힘은 거기에서 나온다. 극에서 옥순이도 강간을 당했고, 감독이 얼마나 나쁜일을 해왔는지 알지만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길 두려워하여 차마 말하지 못한다. 실제로도 성폭행 당한 사람은 그 사실을 숨기려하기에 정작 성폭행을 한 사람은 늘 같은 일을 저지른다. 악한 일을 당했는데 악을 숨기려 한다는 것과, 주변 사람들조차 당한 사람을 나무랄 뿐 악을 행한 사람에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악한 일을 행한 사람은 그 일을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모두 모순이다. 우린 언제쯤 이 고리를 깨고 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걸까? 극에서 근주는 비록 쫓겨나 돈도 없고 힘도 없지만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있다.
“괜찮아 아직 거기(공장)에 나랑 같은 뜻을 가진 애들이 몇 명 있어 두고 봐!”
우린 두고 보아야 할 것이 아니라 함께 뜻을 모아 움직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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